올 상반기 집주인에 떼인 보증금 1.9조 육박 [집슐랭]

1~6월 보증사고 8156건···전년 연간사고 대비 49.8%↑
보증사고 금액 1조8525억원···지난달에만 4000억원
수도권에 보증사고 집중···6월 서울서 1382억원 떼어

[서울경제]

전국에서 전세 사기와 역전세 문제가 커지면서 올해 상반기 임차인이 제때 돌려받지 못한 보증금 피해액은 1조 900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증사고가 크게 늘며 올해 들어 반년 만에 연간 기준 역대 최대를 기록했던 지난해 1년치 피해액을 훨씬 넘어선 것이다.

17일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올해 1~6월 전국에서 발생한 전세보증사고 건수는 8156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전체 사고 건수인 5443건과 비교해도 49.8% 높은 수치다. 올해 1월 968건에 그치던 보증사고는 2월(1121건) 1000건 대에 접어든 뒤 증가세를 보이다 지난달에는 1965건에 육박했다.

이에 따라 올 상반기 보증사고 금액은 총 1조 8525억 원에 달했다. 올해 들어 6개월 만에 전년 연간 사고 금액(1조 1726억 원)을 크게 웃도는 등 보증사고가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 보증사고 금액은 1월 2232억 원에서 3월(3199억 원) 처음으로 3000억 원 대를 돌파한 이후 지난 달(4443억 원) 4000억 원 대에 진입했다.

보증사고는 세입자가 전세계약 해지 또는 종료 후 1개월 내에 정당한 사유 없이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거나 전세계약 기간 중 해당 주택에 대해 경매 또는 공매가 실시돼 배당 후 보증금을 받지 못한 경우를 의미한다.

보증사고는 수도권 지역을 중심으로 발생하고 있다. 지난달 보증사고 1965건 중 1806건은 수도권에서. 나머지 159건은 지방에서 발생한 사고다. 보증사고 금액은 수도권 4130억 원, 지방 313억 원이다.

서울에서는 지난달 519건(1382억 원)의 보증사고가 있었다. 자치구별로 보면 △강서구 149건(369억 원) △양천구 61건(156억 원) △금천구 50건(131억 원) △은평구 43건(111억 원) △구로구 37건(101억 원)순으로 사고가 많았다. 경기에서는 645건(1547억 원), 인천에서는 642건(1201억 원)의 보증사고가 발생했다.

HUG가 집주인을 대신해 세입자에게 돌려준 보증금도 증가세다. 지난달 보증금 대위변제액은 2782억 원으로 전월(2421억 원)보다 14.9% 늘었다. 올 상반기 대위변제액은 총 1조 3349억 원으로 지난해 전체 금액(9241억 원)을 넘어섰다. 올 들어 대위변제를 받은 임차인은 5991가구다.

보증금 미반환 우려가 커지자 지난달에만 2만 7389가구가 보증보험에 신규 가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 들어 신규 가입자 수는 16만 3222가구로, 지난해 전체 신규 가입자 수(23만 7797가구)의 절반에 육박했다.

노해철 기자 su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