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한 호우' 퍼부었지만 충청·전북 '재난문자' 안 왔다

황덕현 기후환경전문기자 2023. 7. 17.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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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강남 침수 후속조치로 긴급재난문자가 도입됐지만 수도권에 한정돼 시범운영되면서 이번 충청·호남 지방의 '극한 호우'에는 무용지물이었다.

기상청은 인력 부족으로 당장 지방으로 긴급재난문자를 확대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시범지역이 수도권으로 정해진 것은 긴급재난문자가 지난해 서울 지역 폭우를 계기로 도입됐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기상청은 올해 수도권 재난문자 시범 운영을 위해 각 지방기상청의 예보분석관을 수원 소재 수도권 기상청에 한시적으로 파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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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강남 폭우' 뒤 수도권 시범운영…전국 운영은 내년 5월쯤
'예보관 인력난'…수도권 문자도 지방청 예보관 파견받아 운영
16일 오후 충북 괴산 불정면에 위치한 폭우 피해 농가에서 농민이 피해를 입은 시설물을 바라보고 있다. 2023.7.16/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서울=뉴스1) 황덕현 기후환경전문기자 = 지난해 강남 침수 후속조치로 긴급재난문자가 도입됐지만 수도권에 한정돼 시범운영되면서 이번 충청·호남 지방의 '극한 호우'에는 무용지물이었다.

기상청은 인력 부족으로 당장 지방으로 긴급재난문자를 확대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기후변화 등으로 기상·기후 재난 상황이 확대되면서 예보분석관의 확대 필요성이 대두되는 이유다.

17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 14일 전북 익산에는 '극한 호우'에 준하는 상황이 나타났다.

이날 오후 3시45분 전북 익산(함라면)에서는 1시간 강수량이 51.0㎜, 3시간 당수량은 89.5㎜에 달했으나 기상청이나 전북 관할 전주기상지청은 긴급재난문자를 보내지 못했다.

기상청은 지난 6월15일부터 행정안전부나 지자체를 거치지 않고 직접 재난문자를 발송 중이다. 다만 내년 5월까지 '시범기간'으로 서울과 인천, 경기 등 수도권에서 1시간 50㎜ 이상, 3시간 90㎜ 이상 매우 강한 비가 내릴 경우에만 문자를 발송하고 있다.

시범지역이 수도권으로 정해진 것은 긴급재난문자가 지난해 서울 지역 폭우를 계기로 도입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8월8일 서울 동작구 신대방동에는 시간당 141.5㎜의 비가 내리면서 역대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3시간 90㎜, 12시간 180㎜'의 호우경보 기준을 크게 뛰어넘는 탓에 기상청은 '집중 호우'를 뛰어넘는 '극한 호우' 기준을 마련했다.

다만 전국에서 '극한 호우'를 판별하고, 지역에 긴급재난 문자 발송을 결정하는 데는 예보분석관의 추가 투입이 불가피하다.

이 때문에 기상청은 올해 수도권 재난문자 시범 운영을 위해 각 지방기상청의 예보분석관을 수원 소재 수도권 기상청에 한시적으로 파견했다.

현재 기상청 본부와 전국 기상청에서는 예보관 132명을 4개조로 편성해 12시간씩 2교대로 근무하고 있기 때문에 내년 전국 긴급 재난문자가 전국으로 확대될 경우 예보 공백은 불가피하다.

기상청은 예보분석관 증원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극한 호우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전국 지방청 9곳에 최소 4명씩, 36명가량 필요하다.

다만 예보분석관 확대는 내부적으로도, 외부적으로도 어려움이 있다.

윤석열 정부가 '작은 정부'를 지향하면서 공무원과 공공기관 직원 수를 최대한 늘리지 않는 것을 기본 방침으로 세웠기 때문이다.

아울러 예보분석관은 기본적으로 정년 때까지 교대 근무를 해야 하는 고충에 '비선호 부서'가 된 지 오래다.

기상청은 지난 2016년 중장기 날씨예보개선 대책으로 '예보분석관 100명 육성'을 목표로 세웠지만 내외부적 요인으로 예보분석관 확대는 한계에 봉착했다.

ac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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