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케일업] 팀워크 [1] 디지털 도면 협업 도구로 건설을 이롭게

차주경 2023. 7. 17.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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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케일업 x SBA] 스케일업코리아는 서울경제진흥원(SBA)과 함께 ‘2023년 스케일업 프로그램’을 진행합니다. 스케일업코리아는 이번 프로그램에 참여한 각각의 스타트업이 지금 진행 중인 사업 전반을 소개하고, 다음 단계로 나아가기 위해 도전 중인 문제를 조명합니다. 이를 해결하도록 여러 전문 영역에서 활동하는 전문가를 연결해 도움을 주고자 합니다.

[IT동아 차주경 기자] 오늘날은 '협업의 시대'다. 1+1은 2지만, 사람과 사람이 협업해서 만든 성과는 사람 두 명이 각자 만든 그것보다 훨씬 더 좋다. 수십 년 전부터 산업계에서 위력을 발휘한 협업은 정보통신·디지털 기술을 만나 온라인 협업 도구로 발전했다. 온라인 협업 도구는 업무의 시공간 제약을 없애고, 많은 구성원들이 한 몸처럼 기민하게 움직이도록 돕는다.

그 덕분에 지금은 거의 모든 산업 부문이 협업 도구를 활발히 쓴다. 하지만, 건설 현장은 그렇지 않다. 작업 전반이 사람의 개개인의 힘, 아날로그로 이뤄지는 탓에 협업할 여지를 만들기 어렵다. 건설에서 가장 중요한 절차인 '도면 분석과 적용'을 예로 들자.

디지털 도면 협업 도구 팀뷰를 사용하는 건설 담당자들. 출처 = 팀워크

디지털 시대지만, 건설 현장에서는 여전히 사람이 종이 도면을 가지고 곳곳을 뛰어다닌다. 도면이 도중에 바뀌거나 다른 요소가 들어가도 작업자들이 이를 제대로 전달 받지 못하기 일쑤다. 건설 현장 곳곳에 그 도면을 가진 사람만 수십 명에 달하는 까닭이다. 그렇게 작업을 하다가 각자 가진 도면이 다르다는 것을 깨달으면, 작업자들은 일을 멈추고 한데 모여 도면을 비교 분석하느라 시간을 낭비한다.

게다가, 건물이나 시설이 도면대로 세워지지 않으면 내구성 문제를 낳는다. 작업 도중 붕괴 사고가 일어나기도 한다. 이런 점에서 건설의 기본이자 뼈대가 되는 도면 분석과 적용에 디지털 기술을 더하는 것은 필수다. 디지털 기술이 산업계의 효율을 높일뿐만 아니라 안전도 강화하는 까닭이다.

이 점을 간파한 한 건설사 직원은 건설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한, 기존의 불편을 해결하고 새로운 협업 유형을 만들 디지털 도면 협업 도구를 만든다. 정욱찬 대표가 세운 스타트업 ‘팀워크’의 ‘팀뷰’가 태어난 순간이다.

세계 최초 건설 도면 협업 툴 ‘팀뷰’ 탄생

건축 설계 전공 후 건설사에 입사한 정욱찬 대표는, 디지털 기술로 현장의 불편을 줄이고 업무 효율은 높이는 '스마트 건설'에 관심을 가졌다. 당시 스마트 건설의 수단으로 알려진 디지털 기술과 소프트웨어를 다루던 그는 곧 한계에 부딪힌다. 그 때까지의 스마트 건설 기술은 보기에는 화려했지만, 정작 현장의 불편을 줄이지는 못했다.

도면 협업 도구 팀뷰를 소개하는 정욱찬 팀워크 대표. 출처 = IT동아

그는 건설 현장의 특성을 잘 아는 사람이 스마트 건설 기술을 만들어야 이 문제를 해결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자신처럼 건설과 건축설계를 배운 후, 현장의 불편을 개선할 스마트 건설 기술 개발을 꿈꾸는 이들과 함께 스타트업 팀워크를 세웠다. 그리고, 가장 먼저 건설의 기본인 '도면'을 쉽게 보고 공유하면서 수정 사항과 멘트도 실시간 처리하는 협업 기술을 고안한다. 팀워크의 첫 서비스 ‘팀뷰’가 태어난 동기다.

팀워크 팀뷰는 도면을 '디지털 지도'로 바꿔 작업자의 스마트폰이나 PC로 전송한다. 종이 도면은 부피가 커서 늘 가지고 다니면서 보기 불편하다. 팀뷰로 도면을 보면, 사람이 지도를 주머니에서 꺼내서 보듯 언제 어디서나 도면을 펼쳐 확인하며 작업 상황과 대조 가능하다. 물론, 디지털화된 도면이기에 확대/축소도 자유롭다. 도면의 정보, 도면 안에 있는 각종 시설이나 설비의 위치도 손쉽게 확인 가능하다. 도면을 헤집을 필요 없이, 도면 속 특정 정보나 어느 한 부분만 확인하는 것도 손쉽다.

도면 협업 도구 팀뷰의 도면 검색 기능. 출처 = 팀워크

도면 검색도 팀뷰의 강력한 기능이다. 지금까지는 건설 현장에서 어떤 도면을 찾으려면, 종이 도면 수백에서 수천 장을 하나하나 뒤져야 했다. 25층에 라인이 6개인 아파트 10동을 건설 중인 현장의 도면에서 ‘401동 3층 301호 안방 드레스룸의 도면’을 찾는다고 가정해보자. 반면, 팀뷰를 쓰면 수많은 도면을 뒤질 필요 없이 검색 한 번만으로 즉시 찾는다. 물론, 디지털 환경의 장점을 살려 한 화면에 도면 여러 장을 띄우고 비교 분석도 가능하다. 도면의 차이를 컬러 펜으로 수정하는 것도 된다.

팀워크 팀뷰의 가장 큰 장점은, 작업자들이 디지털 지도화된 도면을 함께 보며 수정 사항을 반영하고 의견을 남기는 ‘협업’ 기능을 지원하는 점이다. 오늘날 인기를 끄는 협업 툴처럼, 팀워크 팀뷰는 도면을 공유하며 작업자들이 협업하도록 돕는다.

도면 협업 도구 팀뷰의 도면 리비전(수정 사항) 기능. 출처 = 팀워크

지금까지는 도면을 고친 다음 현장에 있는 모든 작업자에게 수정 사항을 알리기 어려웠다. 작업자마다 각기 다른 도면을 가지고 있기도 하고, 작업자들 사이 거리가 멀어 수정 사항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 경우가 있어서다. 같은 건설 현장에 도면 두 개가 생기는 셈이다. 그러면 자연스레 건설 과정에서 마찰이 일어난다. 심지어 도면대로 지었음에도 결과물이 원래 도면의 그것과 달라지는 경우도 생긴다.

팀워크 팀뷰는 이런 문제를 해결한다. 작업자가 언제 어디에 있든, 팀뷰만 켜면 도면에 어떤 곳이 어떻게 고쳐졌는지 확인 가능하다. 수정 사항을 멘트로 남겨 다른 작업자를 돕는 것도 된다. 건설 현장의 작업자 모두가 같은 도면을 보며 일하고, 수정 사항도 모두 함께 확인하고 반영한다. 얼핏 보면 당연한 일이지만, 팀워크 팀뷰가 등장하기 전까지는 당연한 일이 아니었다.

팀워크 팀뷰, 건설의 완성도를 높이다

팀워크는 팀뷰의 성능을 꾸준히 고도화했다. 도면은 건설의 기본이자 설계도다. 도면을 있는 그대로 시공해야 건축물의 완성도를 높이고 건설 기간을 줄인다. 그래서 팀워크는 팀뷰를 도면 디지털 지도화, 수정과 공유, 협업을 지원하는 도구에서 한 발 더 나아가 '건설의 양상을 개선하고 완성도를 높일 기술'로 만들기로 결심한다.

건설 현장에서 도면 협업 도구 팀뷰를 소개하는 팀워크. 출처 = 팀워크

이들은 기둥이나 보 등 도면 속 특정 건설 요소에 자재가 얼마나 들어갔는지 파악하는 기능을 팀뷰에 넣었다. 예를 들어 특정 장소에 세워진 기둥에 어떤 종류의 철근이 몇 개나 들어있는지 작업자가 한 눈에 알도록 돕는 것이다. 나아가 건설 현장에서 갑자기 생긴 건설 요소, 건설 공정별 진행 상황까지 도면에 기록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건설 과정 전반을 세세하게 기록하는 블랙박스 역할을 하는 것이다.

정욱찬 대표는 이 기술을 ‘계획된 설계 의도 그대로, 실수 없이 건설하도록 돕는 기술’로 소개한다. 이 말에는 많은 의미가 포함됐다. 먼저, 도면 그대로 건설하도록 이끌어 건축물의 품질을 높인다. 자재를 덜 사용하는 일, 도면상 수치가 틀려 건축물의 하자가 생기는 일을 줄인다.

이어 공정별 진행 상황과 작업 진척도를 관리해 건설 현장 관리자, 일용직 근로자들의 수고를 줄인다. 그러면 이들이 작업 시간에 쫓기며 과중한 업무를 하다가 다치는 일을 줄인다. 현장의 변수를 제어하고 작업 효율과 능률을 높이는 효과도 낸다. 건설 과정 전반과 건설 요소별 자재 사용량을 기록해두는 덕분에, 이후 건축물의 유지 보수를 할 때 정확한 정보를 주는 장점도 발휘한다.

도면 수정 사항, 메모를 남겨 다른 작업자와 공유하는 기능. 출처 = 팀워크

정욱찬 대표는 건설의 효율과 완성도를 함께 확보해 좋은 건축물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한다. 그래야 우리가 발 딛고 몸을 누이는 건축물의 완성도가 좋아진다고 강조한다. 팀워크 팀뷰는 이런 좋은 건축물을 만들도록 돕는 협업 도구라고 설명한다.

건설의 완성도를 높인 공로를 인정 받아, 팀워크는 이 부문 스타트업 가운데 드물게 소셜 임팩트 투자금을 유지했다. K 스타트업 왕중왕전 우수상과 디캠프 IP 비즈니스 우승, 신한그룹과 롯데그룹의 대기업 밋업 대회 수상 등 성과도 쌓았다. 건설 기업도 이들을 주목했다. GS건설과 롯데건설, 호반건설과 국보디자인 등 우리나라의 내로라하는 건설 기업이 전국 25개 현장에서 팀워크의 팀뷰를 활용 중이다.

도전 과제는 서비스 확장·홍보와 더 많은 도면 확보

두드러진 성과를 토대로 팀워크는 건설 현장 관리자들에게 팀뷰를 알린다. 건설 현장을 자주 옮기며 일하는 이들에게 디지털 전환의 위력을 알리면, 쓰기 쉬운 협업 도구 하나만 도입하면 건설 효율을 높이고 안전까지 확보한다고 알리면 자연스레 건설 업계 전반으로 긍정 영향이 퍼질 것이라는 계산도 마쳤다. 그래서 가능한 많은 건설 기업과 현장 관리자에게 팀워크와 팀뷰를 알리려 한다.

건설 현장 관리자들에게 팀뷰의 성능을 소개하는 팀워크. 출처 = 팀워크

하지만, 이는 실제로는 아주 하기 어려운 일이다. 건설 현장 관리자들은 그 곳의 책임자이기에 일하느라 바쁘다. 새로운 디지털 기술을 배우기도, 현장에 적용하기도 어려워한다. 건설 업계는 손과 발, 아날로그로 모든 일을 하는 특성을 가진데다가 이전부터 오래 이어진 아날로그 관행도 많다. 새로운 기술이 파고들 여지가 적다. 건설 업계의 디지털 전환 속도가 더딘 이유다.

게다가 팀워크가 다루는 도면은 저작물이다. 한 건설 현장에서 쓰던 도면을 다른 곳으로 공유, 열람할 수 없다. 그래서 건설 업계 관계자들에게 팀워크 팀뷰의 장점을 알릴 방법이 극히 제한된다. 도면을 보여주면 안되는 까닭이다. 게다가, 지금까지 도면을 널찍한 종이에 인쇄해 보던 작업자들은 작은 스마트 기기의 화면으로 도면을 보는 것을 꺼리기도 한다.

2021 K-스타트업 왕중왕전에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상을 받는 정욱찬 대표(오른쪽). 출처 = 팀워크

팀워크는 이 문제를 해결하려고 대기업 건설사와의 협업, 건설 효율 증대 사례를 더 많이 확보할 계획이다. 이를 토대로 건설 현장의 디지털 전환의 필요성을 알리고 차근차근 업계 양상을 바꾸려고 한다. 그러려면 팀워크는 또 하나의 도전 과제를 풀어야 한다. 도면을 더 많이 확보하는 것이다.

팀워크는 8만 장 이상의 도면을 연구, 분석해서 팀뷰를 만들었다. 정욱찬 대표는 나아가 도면 100만 장을 확보, 서비스를 고도화할 계획이다. 도면의 기계학습 분석을 자동화 환경으로 만들고, 팀뷰의 장점과 효용을 적확하게 알려 보수적인 건설 현장의 작업 양상을 바꿀 목표도 세웠다.

팀뷰의 발전형, 스마트 건설 협업 플랫폼 ‘씽크’로 디지털 전환 가속

팀워크는 팀뷰를 ‘씽크(Cink)’로 고도화한다. 이전의 기능을 유지한채 업무일지, 현장 사진의 촬영과 사진대지 만들기, 업무 보안 등 건설 현장의 업무 전반을 돕는 기능까지 품은 종합 협업 도구다. 팀뷰와 같은 도면 협업 툴은 지금까지 없었다. 팀워크는 세계 최초로 고안한 이 기술의 완성도를 더욱 높이고 더 많은 기능을 넣어 건설 업계의 디지털 전환을 도울 각오다.

팀뷰의 발전형, 도면 협업뿐만 아니라 건설 현장의 업무 전반을 돕는 도구 씽크. 출처 = 팀워크

물론, 기술의 활용 범위도 넓힌다. 팀워크의 솔루션은 도면을 다루기에, 도면을 사용하는 건설 현장 전반에 대입 가능하다. 건설 현장의 규모가 클 수록, 도면이 많을수록 팀워크 씽크의 위력은 강해진다. 물론, 도면만 있으면 되니 건설 현장의 종류도 가리지 않는다. 아파트와 주택, 공장과 산업 시설, 국가 주요 기관 등 어느 부문에서든 건설의 완성도와 안정성을 높이도록 도울 능력을 갖췄다.

팀워크는 이 장점을 활용해 해외 진출도 시도한다. 이미 롯데건설과 베트남 건설 시장에 도면 협업 도구를 소개하고 공급 여부를 타진 중이다. 도면에는 언어가 없다. 세계 공통이다. 이 장점을 살려 팀워크는 자신들의 솔루션을 세계 시장에 소개하려 차근차근 준비 중이다.

건설 현장 관리자들에게 팀뷰의 성능을 소개하는 팀워크. 출처 = 팀워크

정욱찬 팀워크 대표는 “우리나라 건설 업계의 실력은 세계 일류 수준이다. 도면 협업 도구 팀뷰와 씽크를 공급해 건설 인력의 수고를 줄이고 업무 전반의 효율을 높이겠다. 건설 업계의 디지털화를 이끌고 건설 기업들의 경쟁력을 높이는 최고의 도우미로 발전하겠다.”고 밝혔다.

글 / IT동아 차주경(racingcar@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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