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성현‧이정현 쌍포, 소노에서 제대로 터질까?

김종수 2023. 7. 17.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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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시점 KBL에서 가장 뜨거운 관심을 받는 팀을 꼽으라면 단연 소노인터내셔널을 들 수 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데이원 스포츠를 인수해 남자프로농구단을 창단하기 때문이다. KBL은 7일 이사간담회를 통해 소노인터내셔널을 10구단 후보 기업으로 공표한 바있으며 사실상 승인절차만 남겨둔 상태다.


9구단 체제, 해체 드래프트 등 우려스러운 얘기가 나돌던 상황에서 소노의 등장은 가뭄속 단비 그 자체다. 앞으로 산적해있는 문제들이 적지않지만 기존 데이원선수들에 김승기 감독까지 그대로 한팀으로 함께 갈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팬들은 박수를 보내고있는 분위기다. 어려운 상황도 뼈저리게 겪어봤고 그로인해 간절함도 컸던만큼 그 어떤 팀보다도 높은 기세로 다음 시즌을 준비할듯 하다.


지난시즌 플레이오프에서 보여준 데이원의 투혼은 ‘감동’이라는 말을 듣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플레이오프 진출 참가 여부마저 불투명할 정도로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이었지만 당시 선수단은 최선을 다했다. 얇은 선수층, 아쉬운 밸런스에도 불구하고 김감독의 지휘아래 극한의 스몰볼을 보여줬고 4강 플레이오프까지 진출하는 쾌거를 이뤘다.


어려운 팀사정과 맞물려 투혼을 발휘하는 선수단의 모습에 아낌없는 박수가 쏟아졌다. 한호빈(31‧180cm), 전성현(32‧188.6cm), 이정현(23‧187cm)이 중심을 잡아주는 가운데 김강선(36‧190cm), 김진유(28‧188cm) 등이 몸을 사리지않는 허슬플레이를 보여주는 등 팀 전체가 하나가 되어 투혼을 발휘했다. 외국인선수 디드릭 로슨(25‧201cm) 또한 재평가가 이뤄졌을 정도로 예상치를 뛰어넘는 맹활약을 펼쳤다.


때문에 다음 시즌 성적 또한 기대되고 있다. 타이밍이 안맞아 로슨과의 재계약에는 실패했지만 전성현, 이정현이라는 검증된 리그 최고 앞선 듀오가 있는지라 둘을 중심으로 기존선수들의 조직력을 갈고닦는다면 김감독이 공헌한 ‘양궁농구의 반란’도 충분히 가능해보인다. 외곽슛 위주의 플레이를 펼치는 팀컬러를 감안했을 때 리바운드와 몸싸움 등 포스트 지배력을 갖춘 외국인선수와 좋은 궁합이 예상된다는 의견이 많다.


지난시즌 전성현과 이정현은 둘다 잘하기는 했지만 이른바 최고점이 서로 겹치지 못했다. 전성현이 미친 퍼포먼스를 과시했을 당시 이정현은 좋은 조력자 정도의 플레이로 뒤를 받쳐주고있었다. 그러다가 이런저런 일로 전성현이 제대로 경기를 뛰지못하게되자 책임감을 느낀 이정현이 에이스 모드로 빙의했다. ‘둘이 동시에 잘하면 어떤 시너지 효과가 발생할지 궁금하다’는 의견이 쏟아지는 이유다.


정규시즌에서 팀을 이끌었던 토종 에이스는 전성현이었다. 안양 KGC시절부터 최고 슈터로 급부상했던 그는 새로운 팀으로 둥지를 옮기고나서는 더더욱 높은 수준의 경기력을 뽐냈다. 50경기에서 평균 17.62득점(전체 7위, 국내 2위), 2.62어시스트, 1.94리바운드, 1.06스틸을 기록했다. 리그에서 유일하게 경기당 3점슛 3개 이상(3.42개)을 성공시켰으며 성공률 역시 37.50%에 달했다.


달팽이관 이상에 따른 돌발성 난청으로 인해 후반기 페이스가 급락하지 않았다면 더 나은 성적도 가능했을 것이 분명하다. 정규시즌 MVP 역시 중반기까지는 전성현이 가장 유력했다. 무엇보다 놀라웠던 것은 자신에게 온통 수비가 집중된 상황에서 역대급 3점 퍼레이드를 이어나갔다는 점이다.


모든 상대팀이 대놓고 자신을 막는 상황에서도 더블팀, 트리플팀을 뚫고 터프샷을 던질 때가 많았다는 점에서 더 높은 점수를 줄 수 있다. 어지간히 3점슛을 잘 던져도 소환되지않던 문경은, 조성원이 계속해서 언급됐던 이유다. 한때 외국인선수 포함 득점 2위까지 치고올라간 적도 있다.


전성현은 지난 시즌 경험을 통해 몸 관리의 중요성 및 장기 레이스에서의 컨디션 조절 등을 절실히 깨달았을 것이 분명하다. 팀 입장에서도 전성현 활용법에 대한 다양한 전력이 추가될 것이다. 이는 엄청난 자산이다. 좋았을 때의 전성현은 어지간한 외국인선수 이상의 영향력을 가지고있는지라 양궁농구가 제대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그의 역할이 가장 중요하다.

 


지난 시즌 이정현은 정규리그 52경기에서 평균 15.02득점, 4.23어시스트, 2.60리바운드, 1.69스틸을 기록하며 차세대 최고 기대주중 한명임을 입증했다. 특히 플레이오프 들어서는 천재로서의 재능을 하나 더 터트렸다는 극찬까지 받았다. 전성현이 제대로 가동되지 못하는 가운데 토종 에이스로서 빈자리를 완벽하게 메워주었다.


김감독은 ‘전성현이 없어도 이정현이 있다’며 무한신뢰를 드러냈고 이정현은 거기에 제대로 화답했다. 정상적인 전력이 아닌 상태에서의 플레이오프 전술은 단순했다. 이정현과 외국인선수 로슨에게 대부분의 공격이 집중되는 가운데 남은 선수들은 수비 등 궂은 일에 집중하면서 외곽에서 찬스가 나면 3점슛을 던졌다.


특별할 것 없는 수였지만 6강전에서 현대모비스는 알면서도 당했다. KGC 또한 단단히 준비했음에도 한경기를 내준 바 있다. ​팀 성적으로 인해 갈렸을 뿐 플레이오프 모드 이정현은 SK 김선형 못지않았다. 틈만나면 돌파를 시도하며 수비를 찢었고 자신과 사이즈가 비슷한 선수와 매치업이 되면 탄탄한 몸을 앞세운 포스트업으로 밀어붙였다.


조금의 빈틈만 보이면 망설이지않고 미드레인지, 3점슛을 꽃아넣었으며 그 과정에서 동료들에게 질좋은 패스까지 뿌려주었다. ‘양동근, 김선형 등의 뒤를 이을 듀얼가드가 탄생했다’는 말이 나오고있는 이유다. 플레이오프에서 보여준 이정현은 일대일로는 막아내기 힘든 수준이었다. 그런 상황에서 전성현이 정상적인 컨디션이라면 더블팀도 쉽지않다.


이는 반대로봐도 마찬가지다. 이정현이 내외곽을 오가며 대놓고 수비진을 흔들어대고 전성현의 고감도 3점슛이 터진다면 소노의 화력을 제어하기는 매우 어려워진다. 외국인선수 또한 평균 이상의 기량을 보여줄 경우 더욱 무서워질 것이다. 다른 국내 선수들에게도 더욱 많은 오픈찬스가 가는 등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 다음 시즌 소노의 성적이 궁금해지는 이유다.

#글_김종수 칼럼니스트​​​​​​​ ​​

#사진_문복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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