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SK하이닉스 “차에서 보자”…반도체 기업의 車전쟁 왜?

방영덕 매경닷컴 기자(byd@mk.co.kr) 2023. 7. 17.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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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똑똑해질수록 메모리 수요 ‘쑥’
인포테인먼트용 반도체 개발 경쟁
[사진출처 = 연합뉴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차량용 반도체 시장에서 주도권 확보를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서버와 모바일에 이어 빠르게 성장하는 전기차와 자율주행차 시장에서 하반기 매출 회복을 노리고 있어서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차량용 인포테인먼트(인포메이션+엔터테인먼트)에 적합한 유니버설 플래시 스토리지(UFS) 3.1 메모리 솔루션을 양산에 돌입했다.

국제 반도체 표준화 기구 제덱(JEDEC)의 내장 메모리 규격인 ‘UFS 인터페이스’를 적용한 차세대 초고속 낸드플래시 메모리다.

새 제품은 256기가바이트(GB) 기준으로 이전에 내놓았던 UFS 제품 대비 전력 소비량이 약 33% 낮다. 최대 읽기 속도는 초당 2000메가바이트(MB), 쓰기 속도는 700MB 수준이다.

앞서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용으로 UFS 3.1 메모리 솔루션을 내놓은 삼성전자는 이번에는 제품 응용처를 인포테인먼트로 바꿔 최적화했다.

삼성전자는 2015년 차량용 메모리 시장에 처음 진입한 뒤 2017년 업계 최초로 차량용 UFS를 선보이는 등 다양한 메모리 솔루션을 출시해왔다.

삼성전자 측은 “최근 차량용 인포테인먼트에서도 3차원 그래픽을 활용한 주행 정보를 선보이는 등 필요한 처리량이 급격히 늘고 있다”면서 “차량 한 대에 들어가는 메모리 반도체의 수도 많아지고 성능도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에 따르면 기존 내연기관 자동차 한 대에 장착되는 반도체 수가 200~300개라면, 자율주행차에는 1000~2000개의 반도체가 들어간다. 자동차 한 대에 포함된 반도체 가격도 평균 500달러에서 1000달러, 나아가 1500달러까지 증가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서버, 모바일과 함께 자동차를 3대 메모리 응용처로 보고 있는 삼성전자는 오는 2025년 차량용 메모리 시장에서 1위가 되겠다는 목표를 내놓았다.

앞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지난 5월 삼성전자 북미 반도체연구소에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 만나 차량용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 양사간 포괄적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지난 2월에는 미국 인공지능(AI) 반도체 전문 기업 ‘암바렐라(Ambarella)’의 자율주행 차량용 반도체 생산하기로 했다.

[사진출처 = SK하이닉스]
적자 늪에 빠진 SK하이닉스 역시 차량용 반도체를 매출 반등의 동력으로 삼고 있다.

이미 올해 초 신년사를 통해 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은 “자동차 고객을 추가해 새로운 성장을 만들어 갈 것”이라고 밝히며 차량용 반도체에 드라이브를 걸어왔다.

현재 SK하이닉스는 차량용 메모리 전담 조직을 D램·낸드 조직 산하로 세분화해 배치하는 한편, 관련 인력 규모 역시 늘리고 있다.

최근에는 깐깐한 유럽의 자동차 소프트웨어 개발 표준 인증을 통과했다. ‘오토모티브 스파이스(ASPICE)’ 레벨2 인증을 획득한 것으로 국내 반도체 기업 중에서는 처음이다.

ASPICE는 자동차용 부품 생산업체의 소프트웨어 개발 프로세스 신뢰도와 역량을 평가하기 위해 유럽 완성차 업계가 제정한 자동차 소프트웨어 개발 표준이다.

SK하이닉스 측은 “자동차 부품 공급업체들로서는 유럽 시장에서 공인하는 ASPICE 레벨2 이상의 인증을 꼭 받아야 하는 상황인데 우리가 이를 획득해 경쟁력을 확보했다”고 말했다.

시장조사업체인 옴디아에 따르면 세계 차량용 반도체 시장 규모는 지난해 635억6300만달러(약 80조7300억원)에서 2026년 962억3100만달러(약 122조2100억원)로 급증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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