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 염증 환자 우울증 취약해”…세계 첫 확인

염현아 기자 2023. 7. 17.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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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증 환자가 보통 사람보다 몸에서 염증을 유발하는 유전자의 발현 수준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함병주 교수는 "이번 연구는 염증 관련 유전자의 발현이 우울증뿐 아니라 뇌의 구조적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을 밝혀낸 연구"라며 "염증 유전자의 발현이 개인의 우울증 발병 취약성을 평가하는 바이오마커(생체지표자)로 활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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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병주·한규만 고려대 안암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연구팀 연구
함병주, 한규만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우울증 환자가 보통 사람보다 몸에서 염증을 유발하는 유전자의 발현 수준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유전자 검사를 통해 우울증 발병 위험도를 측정하면 조기에 발견해 예방과 치료에 도움이 될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고려대 안암병원은 함병주, 한규만 정신건강의학과 교수가 건국대 의대 신찬영 교수, 한동대 생명과학과 안태진 교수 연구팀과의 공동 연구를 통해 우울증과 염증 유전자의 상관 관계를 세계 최초로 규명했다고 17일 밝혔다.

우울증에는 다양한 생물학적 원인이 있지만, 최근 만성적인 염증이 뇌의 기능적 이상을 일으켜 우울증을 발병시킬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연구팀은 앞서 동물실험을 통해 우울증과 유사한 행동 패턴을 보이는 동물에서 염증 발현과 증식을 억제하는 물질인 인터페론 관련 유전자의 발현이 늘어났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19~64세 성인 중 우울증 환자 350명과 정상 대조군 161명의 유전체 데이터로 유전자의 변화를 분석했다. 그 결과 우울증 환자군은 정상 대조군보다 염증 조절에 관련된 유전자의 DNA 메틸화에 더 많은 변화가 있었다. DNA에 일어나는 화학적 변형인 DNA 메틸화는 유전자 발현을 억제하고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우울증 환자의 DNA 메틸화에 변화가 생기면 염증 유전자의 발현이 증가할 수 있다. 염증 유전자가 발현되면 뇌와 체내 염증 상태를 증가시킬 수 있고, 감정 조절과 관련된 뇌의 전두엽 부위에 구조적 이상을 일으켜 우울증을 발병시킬 수 있다.

연구팀은 또 우울증 환자와 정상 대조군의 뇌 자기공명영상(MRI)을 이용해 대뇌 피질 두께의 차이를 비교했다. 그 결과 우울증 환자에서는 염증 관련 유전자들의 DNA 메틸화 정도가 클수록 전두엽 부위의 대뇌 피질 두께가 줄어든 것을 확인했다.

함병주 교수는 “이번 연구는 염증 관련 유전자의 발현이 우울증뿐 아니라 뇌의 구조적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을 밝혀낸 연구”라며 “염증 유전자의 발현이 개인의 우울증 발병 취약성을 평가하는 바이오마커(생체지표자)로 활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규만 교수는 “유전자 검사로 우울증 발병 위험도가 높은 사람을 조기에 발견해 예방적인 치료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인 ‘뇌, 행동, 염증 학회지(Brain, Behavior, and Immunity)’에 실렸다.

참고 자료

Brain, Behavior, and Immunity(2023), DOI: https://doi.org/10.1016/j.bbi.2023.06.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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