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사, 해외 진출 규제 완화...자회사 소유 범위 확대

금융당국이 1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제8차 금융규제혁신회의를 열었다.

앞으로 국내 금융사의 해외 자회사 소유 범위가 확대된다. 국내 카드사가 해외에서 렌터카 업체를 인수하는 게 가능해지고, 보험회사도 해외 은행을 소유할 수 있게 된다.

금융위원회는 1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제8차 금융규제혁신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논의했다.

금융당국은 해외 자회사 소유 범위를 대폭 확대한다. 해외에서 현지 법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은행, 보험, 여전사 및 핀테크사의 해외 금융회사 및 비금융회사 출자 제한을 완화한다.

이에 따라 자동차 금융을 영위하는 국내 여신금융회사가 해외에서 렌터카 업체를 인수해 영업 채널을 확대할 수 있게 된다. 또 보험회사가 해외 은행을 소유하는 것도 전향적으로 허용된다. 금융지주회사의 자회사인 핀테크사가 해외에서 투자자문업·투자일임업을 영위하는 자회사를 인수하는 것도 가능해진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국내 금융회사들의 신규 해외진출을 촉진하고, 금융회사들이 창의성과 역량을 최대로 발휘해 국제 무대에서 활약할 수 있도록 하는 밑바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해외 자회사에 대한 자금지원 규제도 완화한다. 그간 해외 현지법인의 경우 진출 초기에 현지 자금조달이 어렵지만 금융지주회사법령상 자회사등간 신용공여 한도 규제로 국내 계열사로부터의 자금조달에 제약이 있었다.

현재 자회사 등의 다른 개별 자회사등에 대한 신용공여 한도는 자기자본의 10%, 모든 자회사 등에 대한 모든 신용공여 합계는 자기자본의 20%로 제한돼 있다. 여기에 더해 3년간 10%p이내로 추가로 신용공여 한도를 부여할 계획이다.

보험회사의 자회사에 대한 담보제공도 허용할 계획이다. 국내 보험회사가 현지 은행에 국공채 등을 담보로 제공하고 현지 은행이 해외 자회사에 채무보증을 하는 방식으로 영업기금을 대체할 수 있게 된다.

이외에도 해외 점포에 적용하기에 부적절한 규제 등은 예외를 마련하거나 적용을 배제한다. 규정이 개정되면 현지법이 허용하는 범위에서 사무소도 영업활동이 가능해진다.

이날 회의에서는 저축은행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대주주변경·합병 등 인가기준 개정을 추진하는 내용도 논의됐다. 당국은 비수도권 저축은행 등을 중심으로 영업구역 확대를 수반하는 동일 대주주의 소유·지배, 합병에 대한 허용기준을 완화한다. 현재 영업구역이 확대되는 저축은행의 합병은 원칙적으로 허용하지 않고 있다.

정예린 기자 yesl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