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풍’ 일으켰던 태국 전진당, 운명의 한 주···‘탁신 당’에 총리 넘길까
피타 림짜른랏 전진당(MFP) 대표가 태국 총리가 되기 위해 추가로 확보해야 하는 표는 모두 51표. 두달 전 총선에서 압승한 전진당이 총리 배출이라는 마지막 관문을 맞아 분투하고 있다.
17일 방콕포스트에 따르면, 오는 19일로 예정된 2차 총리 투표를 앞두고 전진당과 제2당인 프아타이당을 필두로 한 야권 8개 정당이 추가 논의에 돌입했다. 운명의 한 주를 마주한 피타 대표는 “2차 투표에서도 실패해 전진당이 연립정부의 리더가 될 기회가 없다는 것이 분명해지면, (총리 후보 배출권을) 프아타이당에 기회를 넘기겠다”고 밝혔다.
전진당은 지난 5월 총선에서 하원 500석 중 151석을 얻어 제1당이 됐으며 탁신 친나왓 전 총리 계열인 프아타이당은 141석으로 제2당에 올랐다. 이 둘을 포함한 야권 8개 당이 연합을 구성해 지난 13일 피타 대표를 단독 총리 후보로 냈으나, 상원 250석과 하원 500석을 합한 의회 투표에서 과반(375석) 이상을 얻는 데 실패했다. 피타 대표는 이날 324표 획득에 그쳤다. 친군부 성향인 상원이 진보적인 전진당 후보를 외면한 결과였다. 상원에서 나온 찬성표는 13표에 불과했다.
피타 대표가 최종적으로 낙마한다면 프아타이당이 차기 총리 후보 자리를 넘겨받을 가능성이 높다. 총선 당시 프아타이당은 ‘탁신 막내딸’ 패통탄 친나왓과 부동산 개발업체 회장 출신 스레타 타위신 등을 총리 후보로 낸 바 있다. 대중적인 인지도는 패통탄이 높으나 보수층까지 아우르기엔 스레타 전 회장이 유리하다는 평가도 있다.
프아타이당이 과반을 넘길 수 있을지 불투명한 건 마찬가지지만, 도시·진보·청년층을 주 지지기반으로 하는 전진당보다는 운신의 폭이 넓다. 한 관계자는 “전진당이 피타를 총리 후보로 계속 내세우려면 2차 투표까지 이틀 밖에 안 남은 상황에서 상원을 어떻게 설득할지를 내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민심은 피타 대표와 전진당에 지지를 보내는 모양새다. 태국 여론조사기관 NIDA가 첫 의회 투표를 앞둔 지난 11~12일 시행한 조사에서, 응답자의 43.21%는 피타 대표가 당선될 때까지 총리 후보로 계속 지명돼야 한다고 답했다. 20.69%는 피타 대표가 한두차례 출마해야 한다고 봤다. 프아타이당이 즉시 정부 구성을 주도해야 한다는 응답은 7.94%에 불과했다.
지난 16일 방콕 중심가에서는 피타 대표의 지지자 700여명이 자동차와 오토바이 500대를 동원해 항의 시위를 열었다. 시위대는 전진당에 반대하는 상원의원들의 사임을 촉구하며 민주기념탑에 집결한 뒤, 육군 및 경찰 본부로 행진했다. 이들은 “(신임 총리로서) 정치적으로 가장 타당한 사람은 선거에서 승리한 전진당의 피타 대표”라며 “다음 투표에 참여할 상원의원들은 찬성표를 던짐으로써 국민의 선택을 존중하라”고 요구했다.
김서영 기자 westzer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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