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 나앉으면 어쩌려고…벌써 100조, 빚내서 급등株 올라탄 4050
1월 21조에서 4월 42조로
4050세대 비중이 61%로 높아
신용잔고도 20조원에 근접
신용 ‘사고 팔고’에 주가 상승
약세장선 반대매매 공포로
에코프로 등 올해 국내 증시를 뒤흔든 인기 주식들의 끝없는 상승세는 이 같은 빚투 증가 추이와 무관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다만 향후 증시 약세장이 찾아오게 되면 반대매매로 인해 주가가 급락하는 후폭풍이 발생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17일 더불어민주당 오기형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4월 증권사를 통한 개인투자자 신용거래융자 신규취급액은 42조4620억원으로 연초(21조5205억원) 대비 97% 급증했다. 신용거래융자 신규취급액은 2월 31조2602억원, 3월 39조3208억원으로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신용잔고도 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달 13일 기준 신용거래융자 규모는 19조2769억원으로 지난 4월에 이어 재차 20조원대에 근접했다. 이는 지난해 말 수치(16조5186억원) 대비 16.7% 증가한 것이다. 특히 기술, 성장주들이 많은 코스닥시장의 신용잔고가 10조4744억원으로 코스피(9조7663억원)를 넘어섰다.
신용거래융자 신규취급액은 개인투자자들이 신용대출을 통해 증권사로부터 주식자금을 빌린 후 주식을 매수할 때마다 사용된 금액의 합산을 의미한다. 보통 개인투자자들은 주식을 자주 ‘사고 팔고’를 하는 경향이 있어 신규취급액이 신용공여 잔고액보다 많은 수치를 보인다.
증시 상승장에선 신용대출을 활용한 매수세 유입이 추가로 주가를 끌어올리는 역할을 한다. 올해 에코프로, 에코프로비엠을 비롯한 주요 인기 주식의 주가가 끝없이 오르는 덴 이 같은 신용거래 신규취급액이 늘어난 영향이라는 분석이다. 다만 향후 증시가 약세장으로 접어들게 되면 막대한 신용거래는 반대매매의 공포로 되돌아오게 될 수 있다.
다만 5월 증권사별 신용거래융자 신규취급액은 27조2676억원으로 줄었는데 이는 SG증권발 차액결제거래(CFD) 사태로 인해 증권사들이 증거금률을 높이고 신용대출을 중단하는 등 신용거래 투심이 위축된 영향이란 분석이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SG증권발 하한가 사태가 진정된 후 증권사들이 다시 신용거래를 재개한 바 있다”며 “신용잔고가 이후 증가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신규취급액 또한 크게 늘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중·장년층인 4050세대가 주식 투자 과정에서 빚투를 가장 많이 활용하고 있다. 연령대별 증권사 신용거래 비중을 보면 40대가 27%, 50대가 34%인 것으로 드러났다. 금액 규모로 보면 40대가 43조8761억원, 50대가 54조2463억원이다. 20대는 5조2832억원, 30대는 23조5409억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올 1~5월 5대 시중은행 마이너스통장 신규개설건수, 잔액도 40대가 각각 3만400좌, 1조4000억원으로 가장 높았다.
신용거래가 늘면서 이자 부담이 덩달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증권사들은 시중금리를 기본금리로 삼고, 가산금리를 더해 신용융자 금리를 책정한다. 많은 증권사들이 기본금리의 기준으로 삼는 양도성예금증서(CD)의 91일물 금리는 지난해 초 1%대에서 지난해 말 4%까지 올랐다. 현재는 3.75% 수준에서 거래 중이다.
지난해 말 기준 증권사별 개인투자자 신용거래융자 신규취급액 규모가 가장 많은 곳은 키움증권으로 81조9401억원에 달했다. 그 뒤로 미래에셋증권(38조1910억원), KB증권(35조8781억원), 삼성증권(31조5270억원), NH투자증권(31조3870억원), 한국투자증권(16조6009억원) 순이다. 자본시장법상 종합금융투자사업자들은 자기자본의 100%까지 신용공여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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