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실종자 차는 찾았지만…" 바닥 드러낸 오송 터널엔 토사만[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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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방이라도 비가 올듯 먹구름이 짙게 낀 17일 오전 충북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 궁평제2지하차도(이하 오송지하차도) 사고 현장.
내부 차량은 모두 인양됐고 터널 밖으로 차량을 견인하는 작업만 남았다.
사고 현장의 한 소방 관계자는 "CC(폐쇄회로)TV 화면이 흐릿해 확실하진 않지만 실종자가 차량에서 탈출한 것으로 보고 있다"며 "실종자를 찾기 위해 터널 내부 수색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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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방이라도 비가 올듯 먹구름이 짙게 낀 17일 오전 충북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 궁평제2지하차도(이하 오송지하차도) 사고 현장. 어두운 터널 밖으로 지친 기색이 역력한 소방관 2명이 걸어나왔다. 가슴 밑으로는 흙범벅이었다. 소방관 하면 떠오르는 제복의 주황빛은 가슴 위쪽으로만 찾아볼 수 있었다.
지난 15일 오전 8시40분쯤 미호강 제방이 터지면서 궁평제2지하차도가 침수된 지 3일째. 이날 오후 2시 기준 사망 13명, 경상 9명 등 22명의 사상자가 나왔다. 사고 직후 경찰에 실종신고된 12명 중 11명의 시신이 수습됐다. 소방·경찰 등 인력 486명이 마지막 1명의 실종자를 찾기 위해 진흙 속에서 분투하고 있다. 신고가 안된 사망자가 추가로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문제는 터널 안 가득 쌓인 토사다. 사고 수습에 가장 큰 장애물이다. 사고 직전 강하게 내린 비로 인해 미호강 바닥의 흙이 다량 떠오른 상태에서 사고가 발생해 일반적인 범람 때보다 훨씬 더 많은 양의 토사가 터널 안으로 유입됐다. 내부가 공개된 이날 오전 0시쯤까지도 터널의 가장 낮은 지점에는 1m 가까이 펄이 쌓여 있었다. 피해자들의 차량 외에도 각종 소지품 등이 펄 안에 묻혀 있다.
당초 당국은 전날 밤 배수와 수색 작업이 마무리 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예상보다 더 많은 양의 펄 때문에 배수 작업이 난항을 겪으면서 이날까지 작업이 연장됐다. 이날 수습이 마무리될 수 있을지도 여전히 미지수다.
물에 진흙이 많이 섞여 있으면 양수기 성능이 현저하게 저하된다. 배수 작업에는 양수기 20여대가 동원됐지만 들이치는 토사를 감당하지 못해 양수기 작동이 멈추는 등 작업이 계속 지연돼 왔다.
또 한 걸음을 뻗기도 힘든 진흙으로 인해 투입된 인력의 작업 속도도 더디다. 터널 안 쌓인 진흙의 양은 작업 인력들의 옷에 흔적을 남긴다. 보트를 타고 수색에 나섰던 해경 특수구조대의 잠수복은 말 그대로 진흙 투성이다. 배수 작업에 참여한 소방 인력의 옷과 장화에도 진흙이 낮게는 무릎, 높게는 가슴 높이까지 덮여 있었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쯤 차량 수습 작업은 사실상 마무리됐다. 전날까지 4대를 견인한 소방 당국은 이날 터널 내 차량이 17대인 것으로 최종 확인했다. 계속된 배수 작업으로 터널 내 수위를 낮추고 육안으로 최종 식별 작업을 마쳤다. 내부 차량은 모두 인양됐고 터널 밖으로 차량을 견인하는 작업만 남았다.
당국은 마지막 실종자가 소유한 차량을 수색했지만 오후 2시 현재 실종자를 찾지는 못한 상태다. 사고 현장의 한 소방 관계자는 "CC(폐쇄회로)TV 화면이 흐릿해 확실하진 않지만 실종자가 차량에서 탈출한 것으로 보고 있다"며 "실종자를 찾기 위해 터널 내부 수색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소방 관계자는 수색 종료 시점에 대해 "현재로서는 단언할 수 없다며 "내일(18일)이 될지 모레(19일)가 될지 모른다"고 말했다. 이어 "충청도와 남부 지방에 많은 비가 예보돼 있는 만큼 서둘러 진흙과 물을 제거하고 실종자 구조와 수색 작업을 마무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오는 19일까지 충청권에는 100∼200㎜의 비가 예보돼 있다. 지역에 따라서는 300㎜가 넘는 비가 내리는 곳도 있을 전망이다.
청주(충북)=김도균 기자 dkki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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