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도 끊긴 산사태 현장…尹대통령 "다 복구해 드릴 테니 걱정 마시라"
윤석열 대통령이 17일 경북 예천군 감천면 산사태 피해 현장과 이재민 임시주거시설을 찾아 "정부에서 다 복구해 드릴 테니 너무 걱정하지 마시라"고 위무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집중호우 대처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를 주재한 뒤 곧장 산사태 피해 현장을 찾았다. 이철우 경북도지사와 김학동 예천군수, 한창섭 행전안전부 차관, 남화영 소방청장, 남성현 산림청장 등이 동행했다.
윤 대통령이 현장에 도착하자 마을 초입부터 산사태로 떠내려온 암석과 토사물이 쌓여 있었다. 길가 양쪽의 민가와 창고 등은 떠밀려온 암석과 토사물로 무너져 있고, 포클레인 4대가 흩어져서 복구 작업 중이었다. 상공엔 드론 1대가 떠다니며 수색 작업 중이었다. 경찰과 군 병력이 민가에 덮친 토사물을 퍼내고 있었다.
윤 대통령은 초록색 민방위복을 입고 김 군수와 이 지사 등에게 산사태 피해 현황 설명을 들으며 마을 초입으로 걸어왔다. 이어 김 군수와 이영팔 경북소방본부장이 13~15일 집중호우 피해 상황과 호우 관련 인명구조 및 합동 수색 계획을 브리핑했다.
윤 대통령은 어두운 표정으로 브리핑을 들었다. 김 군수가 "143명이 83가구에 살고 계셨는데 이번 산사태로 30호가 쓸려가거나 파손이 돼 주민들 중 안타깝게도 두 분이 실종된 상황"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산에서 쓸려서 내려온 거구나"라고 말하고, 지도를 가리키며 "그러면 이것은 어디에 있나"라고 물었다.
김 군수는 "이것은 그 주변에 하류에 내려와서 강 주변에 있는 도로 농경지가 전체 침수돼서 경계 구분도 없이 전체가 바다처럼 이렇게 묻혀 버렸다"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상황판을 응시하며 "여기가 지금 어디죠"라며 "아, 여기 (하)천이 이렇게 있구나"라고 관심을 드러냈다.
윤 대통령은 브리핑을 다 들은 후 길을 따라 올라가 민가에 도착했다. 윤 대통령은 토사물을 퍼내고 있는 주민들에게 "수고 많으십니다"라고 말했다. 한 주민이 "집이 다 날아갔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이동하며 길가 양 옆 암석과 토사물을 가리키고 "쏟아져 내려온 거고만. 저 위에서 이런 것들도 쏟아 내려온 거죠?"라고 물었다.
윤 대통령은 차량 한 대가 산사태에 쓸려 거꾸로 뒤집혀져 놓여 있는 곳에 도착했다. 차량 주변엔 출입금지 테이프가 둘러져 있었다. 윤 대통령은 "나만 (사진)찍지 말고 주변을 모두 찍어 놓으라"고 참모들에게 지시했다.
현장엔 암석이 켜켜이 쌓여 있는 등 아수라장이었다. 마을 안쪽 길은 진흙으로 뒤덮여 걸어가기도 힘들 정도였다. 휴대전화와 인터넷도 끊겼다.
윤 대통령은 마을 이장에게 설명을 듣고 복구 현장을 둘러봤다. 복구 작업 중인 경찰과 군 장변들에게 "수고 많으시다"라고 격려했다.
이어 윤 대통령은 이재민 임시거주시설로 쓰고 있는 벌방리 노인복지회관을 방문했다. 노인회관엔 40여명 정도가 앉아있고, 안방엔 80~90대 할머니 20여명이 윤 대통령을 기다리고 있었다.
윤 대통령은 안방으로 들어오면서 할머니들에게 "아이고 아이고 얼마나 놀라셨나"라고 인사했다. 한 할머니는 윤 대통령이 바닥에 앉자 다가가 손을 잡으며 울먹였다.
윤 대통령은 "저도 어이가 없다. 저는 해외에서 산사태 소식을 듣고 그냥 주택 뒤에 있는 그런 산들이 무너져 갖고 민가를 덮친 모양이다라고 생각했지, 몇백 톤 바위가 산에서 굴러 내려올 정도로 이런 것은 저도 지금까지 살면서 처음 봐 가지고"라며 "얼마나 놀라셨겠나"라고 위로했다.
윤 대통령은 "여기서 좁고 불편하시겠지만 조금만 참고 계시라. 식사 좀 잘하시고. 정부에서 다 복구해 드리고 할 테니까 너무 걱정하지 마시라"고 약속했다. 이어 "제가 올라가서 잘 챙겨서 마을 복구할 수 있게 다 조치를 하겠다"고 말했다. 한 할머니가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하자 윤 대통령은 "정부에서 다 해야 할 일이니까 기다려 달라"고 했다.
박소연 기자 soyunp@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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