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플레이션 우려 커지고, 청년 실업 심화하는 중국
“지속적인 경제 회복을 촉진할 수 있는 강력한 조처를 해야 한다.”
중국 경제를 책임지고 있는 리창(李强) 국무원 총리는 지난달 회의에서 코로나19 이후에도 회복되지 않고 있는 경제 활성화를 위한 조처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중국의 저명 경제학자들은 지속적으로 “중국 경제가 분명히 모멘텀을 상실하고 위험 증가에 직면해 있다”며 목소리를 높인데 대한 화답이다. 하지만 중국의 2분기 경제 성적표를 보면 디플레이션(물가 하락) 우려가 현실화하고, 청년들의 일자리 부족이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3연임을 확정한 후 들어선 뒤 나온 새 지도부의 경제 전문성 부족 우려가 현실화하는 모습이다. 세계의 공장을 자처하던 중국의 경기 회복세 둔화로 한국 등 세계 경제에도 악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된다.
1분기 경제성장률 4.5% 보다는 증가폭이 컸지만, 지난해 2분기 상하이 봉쇄 등 강력한 제로코로나 정책으로 0.4% 증가에 그친 기저효과로 착시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실제 1분기 대비 2분기 성장률은 0.8%에 그쳐 경기 회복이 둔화된 점이 뚜렷이 보였다. 1분기에 기록했던 2.2%보다 1.4%포인트 낮아진 것이다.
경기가 둔화하는 상황에서 물가는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중국의 6월 물가지수 상승률은 소비자물가(CPI)가 0%, 생산자물가가 -5.4%로 나타났다. 가계·기업이 물가가 떨어질 것으로 보고 소비·투자를 계속 미룰 경우 물가 하락이 이어지고 경제 상황이 나빠지는 악순환에 빠질 가능성이 커진 셈이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의 데이비드 취 이코노미스트는 “제로코로나 해제 이후의 경기 반등 열기가 식었음을 시사한다”면서 “성장 전망을 어둡게 하는 수요 약화 신호”라고 봤다.
이런 상황에서 청년들의 일자리도 크게 위협받고 있다.
6월의 실업률은 5.2%로 전달과 같았다. 하지만 16∼24세 청년 실업률은 21.3%로 기존 최고 기록이던 5월 실업률 20.8%보다 0.5%포인트 올라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지난해 12월 16.7%에서 올해 들어 계속 상승해 4월에 20.4%를 기록, 사상 처음 20%를 돌파한 데 이어 청년 실업률이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더구나 7∼8월 사상 최대 규모인 1158만명의 신규 대졸자들이 취업 시장에 가세하면 더 오를 것이란 비관적인 관측이 지배적이다. 특히 기업들이 대면 수업과 인턴십을 거의 해보지 않은 일명 ‘코로나 학번’이라는 이유로 신규 대졸자 채용을 꺼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민대는 최근 청년 실업률에 대해 “청년 실업 문제가 10년 이상 갈 수 있고 단기적으로 심화할 수 있다고 본다”며 “적절히 대응하지 않으면 경제 분야 외의 다른 사회적 문제를 야기하고 심지어 정치적 문제의 도화선이 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해관총서(관세청)가 지난 13일 발표한 6월 수출 역시 3년 4개월 만에 가장 낮은 -12.4%로 급락해 내수 보다 더 좋지 않은 상황이다.
다만 중국은 올해 목표인 5% 안팎은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하반기 경기부양책으로 4.5% 이상 성장률을 끌어올리면 가능한 수치다. 국가통계국은 “상반기에 경제사회가 전면적으로 정상화되고 거시정책이 효과를 발휘하면서 국민경제가 회복되고 고품질 발전이 꾸준히 추진됐다”면서도 “세계 정치 및 경제 상황이 복잡하게 얽혀 있고 국내 경제의 지속적인 회복과 발전의 기반이 여전히 불안정하다는 점도 인식해야 한다”고 평가했다.
베이징=이귀전 특파원 frei5922@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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