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보전자’에 개인 투자자, 16개월간 1700억 넘게 청산 당했다…4050 최다
카카오 687억·에코프로비엠 196억 시장서 강제로 팔려
세 차례 금리 동결에 ‘빚투’ 증가세 돌아서나
‘9만전자’의 영광을 뒤로 하고 주가가 등락을 반복하자 삼성전자는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강제 청산당한 종목으로 올랐다.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개인 투자자들이 반대 매도 당한 삼성전자의 규모는 1800억원 수준이다. 반대 매도란 고객이 증권사의 돈을 빌려 투자했으나 보증금 격인 최저 증거금률을 유지하지 못 했을 때, 투자자의 의사와 상관없이 증권사가 해당 주식을 시장에 내다 팔아 처분하는 것이다. 연령대별로는 만 40세 이상~만 50세 미만이 반대 매도를 가장 많이 당했다.
17일 금융감독원이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지난해 1월 1일~올해 4월 12일 중 증권사의 개인 투자자 반대 매도 금액 상위 종목’에 따르면 10개 증권사(KB·NH투자·대신·미래에셋·유안타·삼성·신한투자·키움·하나·한국투자증권) 중 삼성전자는 7개 증권사에서 신용융자거래 반대 매도1위에 올랐다. 미수거래에 따른 반대 매도도 7개, 주식담보대출에 따른 반대 매도는 6개 증권사에서 삼성전자가 1위를 차지했다. 이에 따른 10개 증권사에서 지난 16개월간 개인 투자자가 삼성전자로 반대매도 당한 금액은 1725억원 수준이다.
유독 삼성전자가 강제 처분당한 규모가 많은 이유는 거래량 자체가 워낙 많은 데다가 주가가 소폭 하락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주가가 하락하면 돈을 빌려서 산 주식이 담보 비율 밑으로 떨어져 부족한 돈을 채워 넣지 못할 경우 증권사는 해당 주식을 처분하는 이유에서다. 증권사마다 다르지만 통상 반대 매매의 기준이 되는 담보 비율은 140%다.
예를 들어 가진 돈 40만원과 증권사에서 빌린 돈 60만원으로 삼성전자 주식 100만원어치를 샀는데, 주가가 16% 이상 빠진다면 담보 비율 140%(84만원/60만원)을 지킬 수 없어 강제 청산되는 것이다.
지난해 1월 삼성전자는 7만9400원으로 장을 시작했지만, 두 달 만에 6만전자로 내려왔다. 그해 6월에는 5만전자까지 후퇴했으나 올해 들어서도 이렇다할 회복은 보이지 않고 있다. 특히 미수거래는 이틀 안에 갚아야 하기 때문에 주가 하락에 더 치명적이다.
한때 국민주였던 카카오도 상황은 비슷하다. 지난해 1월 대비 올해 4월 주가가 반토막 나면서다. 같은 기간 카카오의 반대매도 금액은 687억원 수준이다. 카카오는 NH투자증권의 신용융자거래·주식담보대출, 키움증권의 주식담보대출에서 삼성전자에 이어 2위에 올랐다. 개인 투자자들이 폭발적 관심을 보이는 에코프로비엠의 반대매도 금액은 196억원 수준이다.
한편 신용융자거래·주식담보대출·미수채권의 반대매도 금액은 지난해 9월 정점을 찍은 후 내리막을 걷다가 올해 초 들어 또 다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9월 기준 세 거래의 반대매도 금액은 차례로 2983억원, 204억원, 1857억원이었다. 신용융자거래의 금리가 10%에 육박할 정도로 이자가 급격히 뛰면서 빚투(빚내서 투자)가 잠잠해지자 반대매도 금액도 함께 후퇴했다.
하지만 올해 들어 또다시 반대매도가 증가하는 모양새다. 2월 신용융자거래 반대매도 금액은 660억원이었으나 지난 3월 1011억원으로 늘었다. 주식담보대출 역시 같은 기간 75억원에서 92억원, 미수거래는 971억원에서 1463억원으로 증가했다.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3월까지 신용융자거래·주식담보대출·미수채권으로 강제 청산 당한 연령대는 만 40세 이상~만 50세 미만이 3조3539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만 50세 이상~만 60세 미만(3조3118억원), 만 30세 이상~만 40세 미만(1조5657억원)이 뒤를 이었다. 청년층인 만 20세 이상~만 30세 미만은 3543억원으로 그 규모가 비교적 크지 않았다.
특히 지난 13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4차례 동결하면서 빚투가 고개를 들 가능성은 커졌다. 실제 올해 초 16조원 수준이던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13일 기준 19조2769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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