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는 속타는데…제약업계·약사회, 해열제⋅변비약 품귀 책임공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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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제약사 입장을 대변하는 한국제약바이오협회와 약사들의 목소리를 내는 대한약사회가 최근 약국에서 품귀현상을 빚는 감기약, 변비약, 항생제와 같은 의약품 부족 원인을 두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약사회는 제약사가 수요에 맞춰 생산하지 않은데 따른 것이라고 주장하는 가운데, 제약업계는 생산을 꾸준히 늘려왔다며 반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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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국 유통 문제” vs “마진 많이 남는 약만 생산”
양측 책임공방에 소비자는 발만 동동
정부, 대체 약품 홍보하지만, 효과는 ‘글쎄’
국내 제약사 입장을 대변하는 한국제약바이오협회와 약사들의 목소리를 내는 대한약사회가 최근 약국에서 품귀현상을 빚는 감기약, 변비약, 항생제와 같은 의약품 부족 원인을 두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약사회는 제약사가 수요에 맞춰 생산하지 않은데 따른 것이라고 주장하는 가운데, 제약업계는 생산을 꾸준히 늘려왔다며 반박하고 있다. 정부는 마땅한 중재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약을 구하지 못하는 소비자들만 애를 먹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7일 한국제약바이오협회와 대한약사회에 따르면 양측은 최근 수급 불안정을 빚는 의약품 원인을 두고 팽팽히 맞서고 있다.
양측의 갈등은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여파로 불거진 ‘아세트아미노펜’ 부족 상황부터 시작됐다. 아세트아미노펜은 타이레놀로 잘 알려진 감기약의 주성분이다. 당시 코로나19 감염을 우려해 감기약을 미리 사두려는 수요가 급증하면서 일부 약국들에서는 감기약 품절 현상이 발생했다.
감기약 품절 현상은 지난해 11월 정부가 아세트아미노펜 약제 가격 인상을 결정하며 일부 해소됐다. 감기약 약가를 인상하면 국내외 제약사들이 생산량을 늘리기로 약속한 데 따른 것이다.
그러나 감기약 생산 문제를 풀자 품절 현상은 다른 의약품으로 번졌다. 이번에는 변비약으로 잘 알려진 ‘마그밀’이 품절된 것이다. 여기에 지난 6월 대한아동병원협회가 항생제, 독감 치료제, 콧물약, 해열제와 같은 소아청소년 필수약 총 141종이 부족하다고 발표하면서 제약업계와 약사회의 갈등은 극에 달했다.
보건복지부는 현 상황을 중재하기 위해 지난 11일 박민수 제2차관 주재로 ‘수급불안정 의약품 개선을 위한 간담회’를 열었지만, 제약업계와 약사회 간 입장차만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약사회는 의약품에 적용하는 건강보험 급여 중지까지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약사회 관계자는 “제약사가 생산할 수 있는 의약품이 한정적인 상황에서 특정 의약품 생산을 늘리면 이를 제외한 다른 의약품 생산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며 “의약품 품절 문제는 제약사가 수요에 맞춘 생산을 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제약사가 마진이 많이 남는 의약품 위주로 생산하고 있다는 취지다.
반면 제약업계는 수요에 맞춰 생산량을 최대한 끌어 올리고 있다고 반박한다. 제약바이오협회 관계자는 “제약사들은 수요를 참고해서 생산을 꾸준히 늘리고 있으며 이에 맞춰 생산을 지속했는데 수요가 갑작스레 많이 늘어난 것”이라며 “일부 약국에서는 품절이라고 하고 있지만, 조사 결과 소형 약국에서만 발생하는 현상으로 품절이 발생하지 않은 약국들도 여럿 있었다”고 말했다.
정부는 품절 현상을 빚는 의약품의 대체 품목을 알리며 중재에 나서고 있다. 예컨대 1년 넘게 생산 중단된 것으로 알려진 어린이용 타이레놀 80㎎과 타이레놀정 160㎎의 경우 어린이 부루펜시럽과 타이레놀 현탁액을 활용하는 식이다.
다만 이미 특정 상표명으로 잘 알려진 의약품의 경우 소비자가 쉽사리 대체 품목을 택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식약처 관계자는 “지난해 아세트아미노펜 공급 부족 당시 대체 품목들이 많았다”며 “일본 등 해외에서는 대체 품목들로 수요에 대응했지만, 한국의 경우 위기 대응 의료제품으로 지정하고 긴급 생산·수입명령까지 조치했다”고 말했다. 긴급 생산·수입 명령을 받은 제약사는 생산·수입 계획, 월별 예정량 생산·수입 현황, 생산·수입 결과를 식약처에 보고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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