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선 12위가 결선 1위...세계선수권 아티스틱 스위밍 이변 속출

성진혁 기자 2023. 7. 17.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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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히가-야스나가, 듀엣 테크니컬에서 대역전극
새 채점제 도입되면서 ‘점수 널뛰기’ 현상 벌어져
히가 모에(왼쪽)와 야스나가 마시로가 아티스틱 스위밍 여자 듀엣 테크니컬 금메달을 들고 포즈를 취한 모습. /로이터 연합뉴스
히가(오른쪽)-야스나가 조의 수중 연기 모습. /로이터 연합뉴스
아티스틱 스위밍 듀엣 테크니컬 종목에선 이런 아크로바틱 연기가 필수적으로 포함되어야 한다. /로이터 연합뉴스

예선 12등이 결선에선 1등. 2023 후쿠오카 세계수영선수권대회 아티스틱 스위밍의 여자 듀엣 테크니컬 종목에서 일어난 이변이다.

개최국 일본의 히가 모에(16)-야스나가 마시로(24)조는 16일 열린 결선에서 273.9500점을 얻어 우승했다. 예술점수 101.9000점, 수행점수 172.0500점을 받았다.

둘은 14일 열렸던 예선에선 215.2700점을 받아 참가 38조 중 12위에 그쳤다. 12조가 겨루는 결선에 턱걸이했다. 13위(204.8133점)로 아깝게 탈락한 한국의 허윤서(18·압구정고)-이리영(23·부산수영연맹)조와 비교하면 10점쯤을 더 받았을 뿐이다.

평소 기량을 무난히 발휘했다고 생각한 히가-야스나가는 당황했다. 이들은 지난 5월 열렸던 세계수영연맹 월드컵 2차 대회(프랑스 몽펠리에)에서도 270점대로 2위를 했다. 그런데 세계선수권 예선에선 60점 가량 낮은 점수로 12위에 그친 것이다.

뜻밖의 결과가 나온 이유는 뭘까. 이번 시즌부터 아티스틱 스위밍의 채점 규정이 종전(100점 만점제)과 완전히 달라졌기 때문이다. 우선 개별 기술 요소와 그 난도에 대한 중요성이 커졌다. 경기 전에 심판진에 제출한 프로그램의 기술 요소를 인정받지 못하면 ‘베이스 마크(최저점)’가 주어진다. 히가-야스나가는 8가지 요소 중 2가지에서 베이스 마크를 받았다. 두 선수의 동작 일치성이 떨어질수록 감점 폭도 커진다.

히가-야스나가는 무엇이 잘못됐는지 이해하지 못했다. 그런데 기술요소를 채점하는 심판이 “수면 위로 다리를 올리는 연기를 할 때 정확도가 부족했다”는 지적을 했다고 한다. 둘은 결선을 앞두고 연기의 난도(難度)는 유지하되, 새로운 프로그램으로 보일 정도로 구성을 크게 바꿨다. 수중 동작부터 기술 하나하나를 확실하게 소화하는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작전을 세웠다. 결선까지 여유 시간이 하루 밖에 없었지만 포기하지 않겠다는 마음으로 맹연습을 했고, 결국 대역전극을 썼다. 9월에 만 16세가 되는 히가는 일본 선수로는 역대 최연소 아티스틱 스위밍 금메달리스트가 됐다.

히가-야스나가의 ‘뒤집기’ 외에도 결선에선 예선 순위와는 다른 결과가 많이 나왔다. 작년 세계선수권(헝가리 부다페스트) 우승자였던 중국의 쌍둥이 자매 왕류이-왕첸이(26)조는 예선 1위(280.3334점)에서 결선 4위(249.4099점)로 떨어지며 2연패(連覇)에 실패했다. 예선 8위였던 이탈리아가 결선 2위를 했고, 예선 9위였던 스페인이 결선에선 3위로 올라섰다.

지난 20여년 간 아티스틱 스위밍(종전 싱크로나이즈드 스위밍)의 세계 최강국으로 군림했던 러시아는 2022 세계선수권부터 출전하지 못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국제 스포츠계의 제재에 따른 것이다.

허윤서가 17일 열린 아티스틱 스위밍 여자 솔로 프리 예선에서 연기하고 있다. 허윤서는 4위로 결선에 올랐다. /EPA 연합뉴스

한국의 허윤서는 17일 열린 여자 솔로 프리 예선에서 4위(185.9500점)를 하며 12명이 겨루는 결선에 올랐다. 1위인 일본의 이누이 유키코(33·253.1853점)와는 격차가 크지만 3위인 그리스의 에반젤리아 플라타니오티(199.4834점)엔 13점 가량 뒤진다. 현 채점제에 변수가 많아 19일 결선에선 또 순위가 요동칠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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