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 풀려고 복싱 시작...한국챔피언 된 대학병원 의사

순천향대학교 부속 천안병원 서려경 교수
"선생님 말씀 안 들으면..." 재치있는 반응도

순천향대병원 서려경 교수. 연합뉴스

병원에서 받는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복싱을 시작한 지 4년 만에 국내 챔피언에 오른 한 대학병원 의사가 화제다.

순천향대 부속 천안병원은 17일 이 병원 서려경(31) 소아청소년과 교수가 프로복싱 여자 라이트플라이급 한국챔피언에 올랐다고 밝혔다. 서 교수는 지난 14일 서울 섬유센터 이벤트홀에서 열린 'KBM 3대 한국 타이틀매치'에 출전해 임찬미 선수를 8라운드 38초 만에 TKO로 꺾고 챔피언 벨트를 획득했다. TKO(테크니컬 녹아웃·Technical Knockout)는 심판 재량 하에 경기진행이 불가능하다고 판단될 때 선언된다.

이날 승리로 서 교수는 통산 전적 7전 6승(4KO) 1무를 기록, 무패 행진을 이어갔다.

서 교수는 신생아 중환자실 근무를 오래 하며 쌓인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해 2019년 복싱을 시작한 것으로 전해졌다. 2020년 프로무대에 데뷔했으며, 데뷔한 지 3년 만에 한국챔피언이 됐다. 서 교수는 "바쁜 시간을 쪼개 땀 흘려 훈련해 온 시간이 떠오른다"며 "응원해 준 모든 분께 감사드리고, 의사와 프로복서 역할 모두에서 항상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말했다.

이 소식에 누리꾼들은 "의사선생님 말씀 안 들으면 맞는거다", "병 주고 약 주고 가능하신 분이다" 등의 재치있는 댓글을 달았다. 한 누리꾼은 "소아청소년과 인기가 없어서 지원자가 심각하게 줄어들었다는 다큐를 최근에 봤는데, 스트레스를 건강한 방법으로 풀고 계신 것 같아 더 응원하고 싶다. 아기 키우는 아빠 입장에서 너무 감사드린다"는 댓글을 남겼다.

남보라 기자 rarara@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