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비 엇갈리는 'G2' 경제, 이대로면 격차 더 벌어질 듯

정지우 2023. 7. 17.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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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DP 성장률·청년실업률·소매판매·수출 등 각종 지표 추락하는 중국
- CPI·PPI 자신감 회복해 가는 미국


【베이징·실리콘밸리=정지우 홍창기 특파원】 세계 경제를 양분하는 'G2'인 미국과 중국 경제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미국은 각종 지표 호조로 경기침체를 피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나오는 반면, 중국은 대부분 수치가 경기둔화를 향하는 상황이다. 미국이 중국과 소통·교류 재개와는 별도로 견제를 계속하겠다는 점을 분명히 했고, 중국이 자랑하는 14억 내수도 살아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양국의 격차는 더 벌어질 가능성이 있다.

‘늪’에 빠져가는 中 경제

17일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2·4분기 GDP 성장률은 전년동기대비 6.3%로 집계됐다. 전 분기 4.5%를 웃돌기는 했지만 전망치 7.3%보다는 1.2%p나 낮은 수준이다.

6.3%도 인구 2500만명의 경제수도 상하이를 65일 동안 봉쇄했던 지난해 같은 기간의 기저효과 덕을 봤다. 이를 제외한 전분기 대비 성장률은 0.8%에 불과했다. 전분기는 2.2%였다.

중국의 분기별 GDP 성장률은 코로나19 첫해의 기저효과 작용했던 2021년 1·4분기 18.3%로 정점을 찍은 뒤 2022년 2·4분기 0.4%까지 낮아졌다. 이후 방역 완화 기대감과 제로코로나 폐기로 올해 1·4분기 4.5%까지 올라갔다.

중국은 올해 초 제로코로나 정책을 버리고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으로 부활을 꿈꿨다. 그러나 효과는 오래가지 못했다. 부동산 냉각, 소비 부진, 정부 신뢰 하락, 글로벌 수요 부족, 미국 견제 등이 겹치면서 각종 경제 지표는 갈수록 둔화되고 있다.

국가통계국이 같은 날 발표한 청년실업률은 21.3%로 전월 20.8%를 넘어섰다. 이로써 중국의 월간 청년실업률은 작년 5월(18.4%)에서 9월(19.9%), 올해 4월(20.4%) 등을 포함해 1년 사이에 5차례나 최고치를 경신했다. 중국에서 청년들의 일자리 난은 ‘발등의 불’로 인식된다. 백약이 무효라는 비판이 중국 내에서도 나온다.

6월 소매판매는 전년동월대비 3.1% 증가하면서 올해 3월(10.6%) 이후 4개월 만에 다시 한 자릿수로 떨어졌다. 전월 12.7%, 시장 전망치 3.2%도 모두 밑돌았다. 소비지출은 중국 GDP 기여율이 66.6%(2023년 1·4분기 기준)에 달할 정도로 경제의 핵심이다.

중국 정부 기초체력 자신, 지표는 다른 얘기

농촌을 제외한 공장, 도로, 전력망, 부동산 등 자본 투자에 대한 변화를 보여주는 고정자산투자(1~6월) 3.8%였다. 전망치 3.5%를 소폭 웃돌았다. 그러나 이마저도 국유기업 투자가 8.1% 늘면서 전체 지표를 끌어올렸다. 민간분야는 0.2% 감소했다. 중국 정부의 경기 부양 정책이 여전히 국유기업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 정부는 자국 경제의 기초체력이 튼튼하다고 자평하지만 실제 지표는 그렇지 못하다. 앞서 발표한 6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9로 3개월째 경기수축 국면에 머물렀다.

또 소비자물가지수(CPI)는 28개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90개월 만에 최저인 각각 0.0%와 -5.4%로 집계됐다. 외신들과 중국 일부 전문가들은 물가가 하락하고 경제활동도 침체되는 디플레이션 우려가 심화됐다고 평가했다.

수출은 3년 4개월 만에 가장 낮은 -12.4%로 급락했다. 수입도 -6.8%로 전망치와 전월을 모두 밑돌았다.

상황이 이렇지만 중국은 올해 목표인 5% 안팎은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낙관했다. 국가통계국은 “상반기에 경제사회가 전면적으로 정상화되고 거시정책이 효과를 발휘하면서 국민경제가 회복되고 고품질 발전이 꾸준히 추진됐다”고 주장했다.

[웨스트컬럼비아=AP/뉴시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6일(현지시각)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웨스트컬럼비아의 플렉스 LTD에서 경제 의제에 대해 말하고 있다. 사진=AP 뉴시스

“인플레 잡을 것” 美 경제

미국은 지난주 발표된 6월 CPI와 PPI가 2∼3년 만에 최소폭 상승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경기침체를 피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확산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6일(현지시간)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경제를 침체에 빠뜨리지 않고도 인플레이션을 잡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면서 이같은 진단을 내렸다.

뉴욕증시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지난주 2.4% 올라 한 달 만에 가장 큰 주간 상승률을 기록, 연초 대비 상승폭을 17%로 늘렸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올해 들어 35%나 급등했다.

시장금리의 벤치마크인 10년물 미 국채 금리는 지난 14일(현지시간) 3.818%에서 마감, 일주일 전(4.047%)과 비교해 뚜렷한 진정세를 보였다.

JP모건체이스와 웰스파고 등 대형 은행들이 나란히 시장 컨센서스를 상회한 실적을 발표한 점도 경기침체가 없을 것이라는 예상을 뒷받침한다. 대형 은행들의 호실적은 개인과 기업들이 계속해서 돈을 빌리고 지출하고 있는 것을 뜻하기 때문이다.

WSJ은 최근 경제학자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향후 12개월간 경기침체 확률이 54%로 집계됐다고 전했다. 직전 두 차례 조사(61%)보다는 훨씬 나아졌다. 올해 2·4분기 GDP 증가율 전망치는 0.2%에서 1.5%로 개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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