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탁신 가문, 정권 다시 잡을까…유리한 고지 눈앞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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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정권이 돌고 돌아 다시 탁신 친나왓 전 총리 쪽으로 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지난 5월 총선에서 제1당에 오른 전진당(MFP)의 피타 림짜른랏 대표가 의회 총리 선출 투표에서 '쓴 잔'을 마시면서 탁신 전 총리 계열의 제2당 프아타이당이 정부 구성의 주도권을 잡을 기회를 눈앞에 두게 됐다.
전진당은 프아타이당 등 야권 7개 정당과 연립정부를 구성하기로 했고, 피타 대표가 총리 후보로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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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콕=연합뉴스) 강종훈 특파원 = 태국 정권이 돌고 돌아 다시 탁신 친나왓 전 총리 쪽으로 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지난 5월 총선에서 제1당에 오른 전진당(MFP)의 피타 림짜른랏 대표가 의회 총리 선출 투표에서 '쓴 잔'을 마시면서 탁신 전 총리 계열의 제2당 프아타이당이 정부 구성의 주도권을 잡을 기회를 눈앞에 두게 됐다.
피타 대표는 오는 19일 2차 의회 투표를 통과하지 못하면 총리 후보에서 물러나 프아타이당 후보를 지지하겠다고 밝혔다.
13일 1차 투표에서 51표가 부족했던 피타 후보가 2차 투표에서도 통과되기 어렵다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프아타이당 총리 후보로는 탁신의 막내딸인 패통탄 친나왓과 부동산 개발업체 산시리의 전 회장인 스레타 타위신 등이 있다.
정치신인인 패통탄은 아버지 탁신의 후광에 힘입어 단숨에 유력한 총리 후보 중 한 명이 됐다.
탁신 전 총리는 2006년 쿠데타로 실각한 후 해외 도피 생활을 하고 있지만, 태국 정치에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해왔다. 탁신계 정당이 선거에서 1당 자리를 내준 것은 2000년대 들어 지난 총선이 처음이다.
지지층에게는 탁신의 분신 격인 패통탄의 인기가 더 높지만, 보수 세력의 반감이 덜한 기업가 출신 스레타 전 회장이 총리 후보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프아타이당은 총선에서 전진당(151석) 다음으로 많은 141석을 얻었다. 선거 전에는 프아타이당의 승리가 점쳐졌지만, 개혁적인 정책으로 젊은 층의 지지를 받은 전진당이 이변을 연출했다.
전진당은 프아타이당 등 야권 7개 정당과 연립정부를 구성하기로 했고, 피타 대표가 총리 후보로 나섰다.
그러나 군부가 임명한 상원 의원들은 대부분 왕실모독죄 개정을 공약으로 내세운 피타 대표를 반대하거나 기권했다.
3차 투표가 이뤄지면 야권은 연대를 유지하면서 프아타이당 총리 후보를 낼 것으로 보인다.
프아타이당은 왕실모독죄 개정에 반대하기 때문에 피타 후보보다는 더 많은 찬성표를 얻을 수 있으나, 과반 득표는 불확실하다.
3차 투표에서도 총리가 선출되지 않으면 정국은 더욱 안개 속으로 빠져들게 되지만, 여전히 프아타이당에 기회가 있다.
올란 틴방띠아오 부라파대 교수는 "계속 전진당과 같이 간다면 프아타이당 후보도 상원에서 충분한 표를 받지 못할 수 있다"며 "프아타이당이 야권 연합 밖의 정당과 함께 할 수도 있다"고 방콕포스트에 말했다.
프아타이당과 전진당은 큰 틀에서 군부와 대립하는 범민주 세력으로 분류되지만, 두 정당이 운명공동체는 아니다.
연정 구성 과정에서도 두 당은 줄곧 신경전을 벌여왔다. 하원의장 자리를 놓고 진통을 거듭한 끝에 제삼자에게 의장을 맡겼다. 두 당이 계속 존속한다면 차기 총선에서도 경쟁해야 한다.
프아타이당이 친군부정당인 팔랑쁘라차랏당(PPRP)이나 현 군부 진영 연립정부에 참여했던 품짜이타이당과 손잡을 것이라는 소문도 끊이지 않았다.
프아타이당으로서는 상원의 지지가 보장된 군부 진영과 협력하면 손쉽게 정권을 잡을 수 있다.
그러나 국민의 선택을 받은 전진당과 등지는 부담을 감수해야 한다. 전진당이 야당이 되면 민심이 들끓을 가능성이 크다.
프아타이당이 선택을 내려야 할 시간이 다가온다.
doubl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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