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찢어진 크림대교 폭발음…“14세 등 일가족 3명 사상” [포착]

권윤희 2023. 7. 17.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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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림대교 ‘비상상황’ 발생…통행 긴급중단
“14세 소녀 등 벨고로드주 일가족 3명 사상”
크림 당국 “키이우 테러” 우크라 배후 지목
우크라이나 크림반도와 러시아 본토를 잇는 크림대교에서 발생한 ‘비상 상황’에 따라 17일(현지시간) 통행이 긴급 중단됐다. 2023.7.17 텔레그램 매쉬
우크라이나 크림반도와 러시아 본토를 잇는 크림대교에서 발생한 ‘비상 상황’에 따라 17일(현지시간) 통행이 긴급 중단됐다. 2023.7.17 텔레그램 샷

우크라이나 크림반도와 러시아 본토를 잇는 크림대교에서 비상 상황’이 발생해 통행이 긴급 중단됐다고 타스 통신이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러시아가 임명한 크림자치공화국 수반 세르게이 악쇼노프는 이날 오전 4시 21분 텔레그램 채널을 통해 크림대교에서 발생한 비상상황 때문에 다리 통행이 중단됐다고 전했다.

악쇼노프는 “크림대교의 통행이 중단됐다. 크라스노다르로부터 145번째 교각 구역에서 비상 상황이 발생했다. 사법당국과 모든 담당 기관이 활동에 나섰다”고 했다.

악쇼노프는 비탈리 사벨리에프 러시아 교통부 장관과 대화를 하고 상황 복구를 위한 조처를 했다고 덧붙였으나, 구체적으로 어떤 상황이 발생했는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그는 이후 추가로 올린 글을 통해 주민들에게 크림대교 방면 이동을 자제해달라고 촉구했다.

우크라이나 크림반도와 러시아 본토를 잇는 크림대교에서 발생한 ‘비상 상황’에 따라 17일(현지시간) 통행이 긴급 중단됐다. 2023.7.17 텔레그램
우크라이나 크림반도와 러시아 본토를 잇는 크림대교에서 발생한 ‘비상 상황’에 따라 17일(현지시간) 통행이 긴급 중단됐다. 2023.7.17 텔레그램

이와 관련해 우크라이나 매체 RBC-우크라이나 통신은 크림대교 방면에서 폭음이 들렸다고 보도했다. 러시아 용병기업 바그너 그룹과 연계된 텔레그램 채널 ‘그레이 존’은 이날 오전 3시 4분과 3시 20분에 각각 한 차례씩 크림대교를 겨냥해 두 번의 타격이 이뤄졌다고 전했다.

이후 텔레그램에는 어두운 새벽 크림대교 일부 구간이 조명이 꺼진 모습과 연기가 피어오르는 모습이 실시간으로 올라왔다.

텔레그램 채널인 ‘샷’은 사고 현장으로 구급차 1대가 진입하고 있는 영상을 전하며, 이번 비상상황 원인은 이날 오전 4시쯤 벌어진 우크라이나군의 공격에 따른 것이라고 보도했다.

러시아 일간 코메르산트는 현지 인터넷 매체 ‘바자’를 인용해 대교 일부가 폭발로 붕괴해 최소 2명이 사망하고 또 다른 1명이 부상했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 크림반도와 러시아 본토를 잇는 크림대교에서 발생한 ‘비상 상황’에 따라 17일(현지시간) 통행이 긴급 중단됐다. 이후 뱌체슬라프 글라드코프 벨고로드 주지사는 함께 차를 타고 여행하던 해당 지역 일가족 3명이 크림대교 비상상황으로 인해 사망했다고 확인했다. 부모는 사고 현장에서 즉사했으며, 14세 어린 딸은 골절과 뇌진탕 등 부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023.7.17 텔레그램 바자
우크라이나 크림반도와 러시아 본토를 잇는 크림대교에서 발생한 ‘비상 상황’에 따라 17일(현지시간) 통행이 긴급 중단됐다. 이후 뱌체슬라프 글라드코프 벨고로드 주지사는 함께 차를 타고 여행하던 해당 지역 일가족 3명이 크림대교 비상상황으로 인해 사망했다고 확인했다. 부모는 사고 현장에서 즉사했으며, 14세 어린 딸은 골절과 뇌진탕 등 부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023.7.17 텔레그램 리도프카

이후 뱌체슬라프 글라드코프 벨고로드 주지사는 함께 차를 타고 여행하던 해당 지역 일가족 3명이 크림대교 비상상황으로 인해 사망했다고 확인했다.

부모는 사고 현장에서 즉사했으며, 14세 어린 딸은 골절과 뇌진탕 등 부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텔레그램에는 피해 차량 앞유리를 뚫고 몸이 반쯤 나간 소녀가 고통스러워 하는 모습과 소녀의 부모가 차량 안에 뒤엉킨 채 숨져 있는 모습이 확산하고 있다.

이날 사고로 현재 크림반도에 인접한 크라스노다르주 타만에서 크림대교로 이어지는 도로에는 차량 960대가 줄을 지어 대기 중에 있다고 인테르팍스 통신은 전했다.

사고 발생 후 올레그 크류츠코프 크림 자치공화국 수반 고문은 자신의 텔레그램 계정에 “크림대교 비상사태와 관련해 관광객들에게 필요한 모든 지원이 제공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고르 미카일리첸코 크림공화국 각료회의 부의장이 조사위원회를 꾸려 현장으로 떠났다.

크림자치공화국 당국은 “크림대교에 대한 공격은 키이우 테러리스트 정권에 의해 수행됐다”고 주장했다.

러시아 “수중드론 2대 공격”
“우크라 특수기관의 테러 행위”

러시아 반테러위원회(NAC)도 이번 사태를 우크라이나의 테러 공격으로 규정했다.

NAC는 17일 성명에서 이번 공격에 대해 “우크라이나 특수기관이 이번 공격을 수행했다”며 이번 공격을 테러 공격으로 규정했다.

또 “크림대교가 2대의 우크라이나 수중 드론에 공격당했다”면서 “다리 도로면이 테러 공격으로 손상됐다”고 밝혔다.

아울러 NAC는 이번 사건에 관련한 수사에 착수했다고 전했다.

러시아 연방 수사위원회는 “크림대교 공격 조직에 책임이 있는 우크라이나 특수기관 요원을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입장은

우크라이나 크림반도와 러시아 본토를 잇는 크림대교에서 발생한 ‘비상 상황’에 따라 17일(현지시간) 통행이 긴급 중단됐다. 2023.7.17 텔레그램 바자
우크라이나 크림반도와 러시아 본토를 잇는 크림대교에서 발생한 ‘비상 상황’에 따라 17일(현지시간) 통행이 긴급 중단됐다. 2023.7.17 텔레그램 바자
우크라이나 크림반도와 러시아 본토를 잇는 크림대교에서 발생한 ‘비상 상황’에 따라 17일(현지시간) 통행이 긴급 중단됐다. 2023.7.17 텔레그램 바자

이와 관련해 안드리 유소프 우크라이나군 군사정보국(GUR) 대변인은 GUR국장 키릴로 부다노우 말을 인용, “크림대교는 불필요한 구조물”이라고 언급했다.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우크라이나가 사실상 배후임을 인정한 것이라고 해석하고 있으나 이번 사태와 관련한 우크라이나의 공식 입장은 아니다.

유소프 대변인은 17일 우크라이나 공영방송 수스필네와의 인터뷰에서 “전 세계는 수 킬로미터의 교통체증과 교량 구조 위반을 목격하고 있다”며 “크림대교는 불필요한 구조물”이라고 말했다.

이어 크림대교 일부 구간 파괴로 러시아에 물류 혼란이 생길 것이라고 했다.

유소프 대변인은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영토 깊숙히 군 병력 및 물자를 이동시키기 위한 대규모 물류 허브로 크림반도를 사용하고 있다”면서 “물류 혼란은 점령군에게 추가적인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밝혔따.

나타리야 후메뉴크 우크라이나 남부 방위군 대변인은 조금 다른 의견을 내놨다.

후메뉴크 대변인은 수스필네에 “크림대교 폭발은 흑해 곡물 협정 만료를 하루 앞두고 전개된 러시아의 시나리오일 수 있다”고 언급했다. 러시아가 벌인 파괴공작일 수 있다는 주장이다.

CNN에 따르면 이 협정은 튀르키예 이스탄불 시간으로 7월17일 자정(한국시간 18일 오전 6시)에 만료된다.

러시아는 자국 곡물·비료 수출을 제약하는 제재 완화 등을 요구하면서 마지막까지 애를 태우고 있다.

타스통신은 16일 소식통을 인용해 “흑해 곡물 협정 당사자들이 아직 유엔에 연장을 통보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소식통은 “연장은 확정되지 않았다”면서 “유엔은 7월17일을 마지막 날로 간주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른 소식통도 “아직 협정은 갱신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앞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지난 14일 기지들에게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곡물 협정 연장에 동의했다고 밝혔으나, 이후 크렘린궁은 사실무근이라고 부인한 바 있다.

협정이 종료되면 글로벌 식량난과 곡물 가격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푸틴 자존심’ 크림대교는 무엇

우크라이나 크림반도와 러시아 본토를 잇는 크림대교에서 발생한 ‘비상 상황’에 따라 17일(현지시간) 통행이 긴급 중단됐다. 크림반도와 러시아 본토를 직접 연결하는 유일한 통로인 크림대교는 유럽에서 가장 긴 19㎞ 길이로, 준공에는 약 2279억 루블(약 5조 2000억원)이 투입됐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2018년 5월 크림대교 개통식 때 카마즈 트럭을 몰고 직접 다리를 건넜다. 크림대교가 ‘푸틴의 자존심’이라 불리는 이유다. 2023.7.17 텔레그램
70세 생일에 ‘푸틴의 자존심’ 불타 - 8일(현지시간) 러시아 본토와 ‘푸틴 성지’로 불리는 크림반도를 잇는 케르치 해협 위 크림대교가 차량 폭발의 여파로 일부 무너진 가운데 검은 연기를 내뿜고 있다. 지난 2018년 5월 18일 개통된 이후 정치적 업적으로 선전해 온 크림대교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70세 생일 다음날 폭발하면서 우크라이나 침공 8개월째로 접어든 러시아의 자존심도 크게 구겨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2022.10.8 케르치 UPI 연합뉴스

한편 크림반도와 러시아 본토를 직접 연결하는 유일한 통로인 크림대교는 유럽에서 가장 긴 19㎞ 길이로, 준공에는 약 2279억 루블(약 5조 2000억원)이 투입됐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2018년 5월 크림대교 개통식 때 카마즈 트럭을 몰고 직접 다리를 건넜다. 크림대교가 ‘푸틴의 자존심’이라 불리는 이유다.

작년 2월 24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크림대교는 러시아군의 핵심 보급로 역할을 해 왔다.

크림반도를 포함한 영토 완전성 회복을 종전 조건으로 내건 우크라이나는 개전 후 크림대교를 꾸준히 두드렸다.

푸틴 대통령의 70세 생일 하루 뒤인 작년 10월 8일에는 폭발물을 싣고 달리던 트럭이 폭발하면서 4명이 사망했고, 크림대교 차량용 교량 2개 구간이 붕괴했다.

이때 폭발로 한때 통행이 중단됐던 크림대교는 개전 1주년을 앞둔 올해 2월 완전 복구됐다.

당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정보기관을 사건의 배후로 지목하고 대규모 미사일 보복 공습을 단행했다.

한나 말랴르 우크라이나 국방부 차관은 전쟁 500일이었던 지난 8일 텔레그램에 “러시아 물류 중단을 위해 크림대교에 첫 타격을 가한지 273일”이라며 크림대교 폭발 사건의 배후가 우크라이나임을 사실상 인정했다.

권윤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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