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포 플랫폼P 긴급 좌담회..."마포구, 출판 특화지역? 퇴행? 갈림길"

[서울=뉴시스] 신재우 기자 =17일 플랫폼P(마포출판문화진흥센터) 입주사 협의회가 서울시 마포구 플랫폼P에서 긴급 공개 간담회를 열고 패널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2023.07.17. shin2roo@newsis.com

[서울=뉴시스]신재우 기자 = "마포구 책 문화를 지켜 주세요."

서울시 마포구에 위치한 플랫폼P(마포출판문화진흥센터)를 지키기 위해 입주사와 출판 관계자, 작가가 모였다.

17일 플랫폼P 입주사 협의회는 센터에서 공개 간담회를 열고 최근 플랫폼P를 비롯해 와우 북페스테벌, 경의선책거리 등 마포구청에서 축소하고 있는 출판 사업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조현익 플랫폼P 입주사협의회장은 "마포구의 작은 도서관의 경우에는 그 지역 어린이들이 모이는 커뮤니티 역할을 하는 공간이었고 경의선책거리와 플랫폼P 또한 출판인과 문화예술인이 함께 느끼고 행사에 참여할 수 있는 공간이었다. 플랫폼P는 특히 출판인과 문화예술인의 접점 역할을 해왔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플랫폼P는 지난 2020년 서울시와 마포구가 출판 산업 증진 및 1인 출판업자와 작가·창작자 지원을 위해 설립한 공간이다. 현재는 30여개 입주사가 시설을 이용하고 있다. 서울 마포구 홍대입구역 인근 코-스테이션(CO-STATION) 2, 3층에 위치했다.

이들 입주사가 지적하는 주요 쟁점은 최근 갑작스럽게 추가된 입주 조건이다. 협의회에 따르면 마포구청은 올해 입주사의 연장 계약 심사에 앞서 '시설을 사업자 대표가 1년 이상 마포구로 주민등록된 회사만 이용하도록 한다'는 조항을 추가했다.

이에 대해 조 회장은 "마포 구민만 시설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조항을 추가해 입주사들을 줄이고 결국은 박강수 마포구청장의 공약 사업인 청년창업지원센터로 바꾸기 위한 시도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해당 조항을 바탕으로 입주 연장이 필요했던 입주사 14개사 가운데 12개사는 연장 신청을 하지 못했다. 조건을 충족하는 입주사 2곳 또한 운영위원회가 "조례에 없는 마포구 거주 요건을 소급해서 적용하는 것은 절차적 문제가 있다"며 이를 바로잡을 것을 지시했으나 마포구청은 이를 거부해 2기 입주사 14개사는 지난 12일부로 퇴거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이에 대해 간담회에 참가한 차해영 마포구의원은 "마포구민에 한해서 시설을 이용하게 하는 규정은 결국 마포구민이 피해를 볼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차 의원은 "지역의 시설을 다른 구민에게 개방하는 이유는 다른 지방자치단체나 지역구에서 마포구민 또한 배제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 때문"이라며 "이런 배제하는 정책은 우리 구민을 지킬 수 없는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마포의 책 문화를 지지하는 작가와 출판계 관계자도 힘을 더했다.

이날 간담회 패널로 나선 이슬아 작가는 "마포구에서는 많은 출판사와 많은 독립서점, 그리고 여러 책 관련 행사가 활발하게 열리고 있다"며 "많은 출판인과 작가들이 활동을 하고 탁월한 작업물이 나오는 곳인 만큼 마포구는 여전히 중요한 무대"라며 지지를 표했다. 이어 그는 "이런 상황이 개선됐으면 하고 그러기 위해선 독자들의 지지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백원근 책과사회연구소 대표는 "한국의 출판문화에 있어서 그 숫자나 산업적 역동성을 보자면 마포가 가진 힘은 대한민국에서 1등이라고 생각한다. 자연적으로 이 지역에서 출판의 상당히 큰 부분이 만들어졌고 그중 하나가 플랫폼P라고 생각한다"며 "대구나 부산 등 타 지자체에서는 오히려 출판 산업을 육성하려고 노력하는데 마포에서는 오히려 배척하려고 한다. (마포구가) 출판특화지역으로 갈 것이냐 퇴행적으로 멈출 것이냐 하는 갈림길에 서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플랫폼P 입주사협의회는 마포구청과의 대화 기회 또한 열어두겠다는 입장이다.

협의회 측은 "박 구청장이 앞으로 센터를 어떻게 쓸지에 대해 생각하고 있는 게 있다면 당사자들과 지역주민과 함께 이야기해서 마포의 100년을 어떻게 만들어 나갈지 이야기 나누면 좋겠다"며 "같이 토의할 수 있다면 함께 좋은 대안을 만들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이날 협의회는 박강수 마포구청장 또한 패널로 섭외 요청했지만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간담회는 박 구청장의 자리를 공석으로 둔 채 간담회를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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