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들 “한국 호우 피해, 당국 대응 있었더라면 사망 막았을 것”
“기후변화로 아시아 홍수” 해석도
주요 외신들도 한국의 집중호우 피해 규모와 구조 상황을 16일(현지시간)부터 주요 기사로 전하고 있다. 외신들은 한국 장마철엔 많은 비가 내리지만 올해 유독 인명 피해가 많았다며 “당국 대응이 있었더라면 사망을 막을 수 있었다”는 지적도 전했다. 일부 외신은 기후변화로 인해 좁은 지역에 많은 비가 집중되면서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지역에 홍수 피해가 커지고 있다고 해석했다.
BBC는 한국에서 홍수와 산사태 등으로 30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다며 일부는 침수된 터널에 갇힌 차량에서 사망했다고 전했다. 지하도로 순식간에 물이 쏟아져 승객들과 운전자들이 미처 빠져나오지 못한 채 차 안에 갇혀 피해가 커졌고 아직 터널에 얼마나 더 많은 사람들이 갇혀 있는지 불분명해 희생자가 더 늘어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BBC는 이번 피해가 당국의 안일한 대응 때문일 수 있다고 전했다. BBC는 “비극이 발생하기 몇 시간 전 하천 통제 사무소가 위험 경고를 당국에 보고했지만 사고 지역 교통이 통제되지 않았다는 한국 언론 보도가 이어졌다”며 “피해자 가족들도 현지 당국이 효과적으로 대응했다면 사망자가 발생하지 않았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가디언은 “한국에는 여름에 집중적으로 비가 쏟아지지만 비교적 홍수 대비가 잘 돼 있고 사망자 수도 다른 아시아 지역에 비해 낮은 편이었다”며 올해 유독 피해가 컸다고 보도했다. 현재 구조대원들이 터널 안에 있는 피해자들을 수색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고, 해외 순방 중인 윤석열 대통령은 정부 대응을 위해 참모들과 긴급회의를 열었다고 전했다.
가디언은 “과학자들은 기후 변화가 전 세계 기상 현상을 더 극단적으로 만들었다고 지적한다”며 지난해 서울에는 115년 만에 가장 많은 비가 내렸다고 전했다. 지난해 폭우 피해 사망자 중에는 오스카상을 수상한 영화 <기생충>에 나왔던 반지하 주택에 갇혀 목숨을 잃은 사람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여름 장마는 한국의 특징적인 날씨로, 산악 지형이 많아 산사태에 취약하다”면서도 “올해는 예년보다 사상자 수가 크게 늘었다”고 짚었다. NYT는 2011년, 2020년, 2022년을 제외하고 한국의 연간 홍수 관련 사망자는 한 자릿수를 기록해 왔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국립재난안전연구원의 정태성 팀장은 NYT에 “최근 기후 변화로 한국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비가 오랜 기간 천천히 내리기보다, 단시간에 좁은 지역에 강하게 내리면서 홍수 대비가 더 어려워졌다”고 분석했다.
CNN도 한국에서 산사태와 홍수를 일으킨 집중호우로 수십명이 사망했다고 전하면서 원인이 ‘기후변화’에 있다고 지적했다. CNN은 “과학자들은 인간이 초래한 기후 위기가 극한의 기상 현상을 가속하고 있다고 지적한다”면서 “이로 인해 동아시아 전역에서 폭우의 빈도와 강도가 증가했다”고 전했다. 한국에서 홍수 피해가 일어나기 불과 며칠 전 일본에서도 폭우로 최소 6명이 사망하고 19명이 다쳤다고 덧붙였다.
블룸버그통신은 윤 대통령이 우크라이나를 방문한 동안 한국에서 호우 피해가 이어졌다며 윤 대통령이 화상으로 관계자들과 이야기를 나눴다고 전했다. 이어 한국은 매년 여름 폭우로 수십 명이 생명을 잃고 있다며 지난해에도 수도권을 중심으로 최소 570명이 집을 잃고 수천 채의 건물이 침수됐다고 덧붙였다.
이윤정 기자 yyj@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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