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해외 은행 살수 있다… 여전사는 현지 렌터카 인수 가능

국내 금융사가 해외에서 렌터카 업체 등 비금융 자회사를 인수할 수 있게 된다. 해외 자회사에 대한 자금지원 규제를 완화해 해외에서의 자금조달 어려움도 해소할 방침이다.

금융위원회는 1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제8차 금융규제혁신회의'를 열고 이같은 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우선 '금융사 해외진출 활성화를 위한 규제개선 방안'으로 금융회사의 해외 자회사 소유 범위를 대폭 확대하기로 했다. 해외에서 현지 법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은행, 보험, 여신전문금융사 및 핀테크사의 해외 금융회사 및 비금융회사 출자 제한을 완화한다는 방침이다. 예를 들어 자동차 금융을 영위하는 국내 여전사가 해외에서 렌터카 업체를 인수해 영업 채널을 확대할 수 있게 된다. 보험사가 해외 은행을 소유하는 것을 전향적으로 허용하며, 금융지주회사의 자회사인 핀테크사가 해외에서 투자자문업·투자일임업을 영위하는 자회사를 인수하는 것도 가능해진다.

해외 자회사에 대한 자금지원 규제도 완화된다. 해외 현지법인의 경우 신용도 미흡, 담보 부족 등으로 진출 초기에 현지 자금조달이 어려운데 금융지주회사법령상 자회사등간 신용공여 한도 규제로 인해 국내 계열사로부터의 자금조달에도 제약이 있었다. 하지만 향후 금융지주회사감독규정 개정을 통해 일정기간 신용공여한도를 추가 부여해 자금조달 어려움을 해소할 방침이다.

또한 보험사의 자회사에 대한 담보제공을 허용할 계획이다. 현재는 자회사에 대한 채무보증만 가능하다. 이를 통해 국내 보험사가 현지 은행에 국공채 등을 담보로 제공하고 현지 은행이 해외 자회사에 대해 채무보증을 하는 방식(신용장 제도)으로 영업기금을 대체할 수 있게 된다.

이와 함께 국내 적용을 전제로 마련돼 해외 점포에 적용하기에 부적절한 규제 등은 예외를 마련하거나 적용을 배제하는 방안을 포함했다. 국내 법령상 해외지사는 영업활동이 가능한 '해외지점'과 조사·연락업무를 담당하는 '해외사무소'로 구분하고 있다. 앞으로 현지법이 허용하는 범위에서 사무소도 영업활동이 가능해진다.

이날 회의에서는 저축은행 인수합병(M&A) 규제 완화도 논의됐다. 금융위는 저축은행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대주주변경·합병 등 인가기준' 개정을 추진할 예정이다.

현재 동일 대주주는 2개 저축은행 소유·지배는 제한없이 가능하며 영업구역 확대를 초래하지 않는 경우 3개 이상 저축은행 소유·지배도 가능하다. 저축은행 영업구역은 수도권 2개, 비수도권 4개 등 총 6개로 구성된다.

앞으로 비수도권 저축은행에 대해서는 영업구역이 확대되는 저축은행을 최대 4개까지 소유·지배할 수 있도록 한다. 또한 그동안 영업구역이 확대되는 합병은 원칙적으로 불허됐지만 앞으로 비수도권 저축은행간 영업구역이 확대되는 합병도 최대 4개까지 허용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동일 대주주는 최대 4개 권역에서 저축은행을 소유·지배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비수도권 저축은행의 효율성을 제고하고 서민금융기관으로서의 역할 확대를 도모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강길홍기자 slize@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