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뢰감 잃는 기쿠치, 피곤한 가우스먼...RYU가 때마침 돌아오네

노재형 2023. 7. 17.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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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토 블루제이스 류현진은 앞으로 한 번 더 마이너리그 재활 등판을 하고 그 결과에 따라 메이저리그 합류 시점을 잡을 계획이다. AP연합】

[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올시즌 내내 비교적 안정감을 띤 토론토 블루제이스 선발 로테이션에 변화의 조짐이 감지되고 있다.

토론토는 17일(이하 한국시각) 로저스센터에서 열린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홈경기에서 7대5로 승리했다. 후반기 3연승을 포함, 최근 4연승을 질주한 토론토는 53승41패를 마크, 아메리칸리그(AL) 동부지구 3위, 와일드카드 2위를 유지했다. 동부지구 선두 탬파베이 레이스와는 6경기차라 추격이 버겁지만, 3위까지 플레이오프행 티켓이 주어지는 와일드카드 경쟁에서는 여유가 있는 편이다.

토론토는 후반기 초반에 탄 상승세를 잇기 위해 로테이션을 좀더 탄탄하게 다질 필요가 있다.

그런데 두 가지 변수가 나타났다. 하나는 에이스 케빈 가우스먼의 몸 상태다. 가우스먼은 지난 16일 애리조나전에 선발로 나설 예정이었지만, 경기를 앞두고 왼쪽 옆구리 통증을 호소해 등판이 취소됐다. 가우스먼은 하루가 지난 이날 로저스센터에서 캐치볼을 해봤는데, 상태가 호전되기는 했다. 그러나 19~21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홈 3연전에는 나서지 않기로 했다. 그러니까 후반기 첫 등판이 22일 시작되는 원정 6연전으로 넘어간다는 얘기다.

가우스먼의 이번 부상은 피로 누적이 원인이라는 분석이다. 많이 던지기는 했다. 전반기 19경기에서 115⅔이닝을 투구했다. 전반기 투구이닝 부문 AL 4위, 팀내 1위였다.

토론토 케빈 가우스먼이 옆구리 통증으로 후반기 첫 등판을 미루고 있다. AP연합뉴스

다른 변수 하나는 기쿠치 유세이다. 전반기 막판 시작된 불안감을 이날 후반기 첫 등판서도 떨쳐내지 못했다. 4⅔이닝 동안 2안타와 3볼넷, 2사구를 내주며 2실점(1자책점)했다. 5회를 채우지 못한 것이다. 기쿠치가 2-2 동점이던 5회초 2사후 엠마뉴엘 리베라를 풀카운트에서 7구째 볼넷을 허용하자 존 슈나이더 감독이 직접 나가 공을 건네받았다.

다소 의외의 투수 교체였다. 그러나 슈나이더 감독은 기쿠치의 6,7구 슬라이더가 파울과 몸쪽 볼로 빠지는 등 제구가 흔들리자 컨디션이 다 됐다고 판단했다. 이어 등판한 제이 잭슨이 루어데스 구리엘 주니어를 3루수 땅볼로 처리했으니 성공적인 교체였다.

MLB.com에 따르면 기쿠치는 이날 첫 2이닝 동안 스트라이크보다 볼을 많았고, 포수 대니 잰슨이 요구하는 코스로 좀처럼 던지지 못했다. 기쿠치는 시애틀 매리너스 시절까지 포함해 올시즌이 가장 안정적이다. 지금과 같은 페이스라면 빅리그 처음으로 규정이닝을 넘을 공산이 크다.

하지만 이날 경기까지 최근 3경기에서 합계 14이닝 동안 17안타와 5볼넷을 내주고 11실점을 했다. 슈나이더 감독은 "슬라이더를 조정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있었다. 앞으로 얼마나 효율적으로 구사하느냐가 관건"이라며 "난 투구수를 중시한다. 투구수 계획대로 해야 한다. 상대는 기쿠치에게 주로 오른손 타자들을 대기시킨다. 우리는 그에 따라 불펜을 준비시킨다. 오늘과 같은 후크가 있을 수 있다. 그가 효과적일 때는 아웃카운트를 빨리 잡고 모든 구종이 잘 구사된다. 그러면 경기 후반까지 던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신뢰감이 살짝 흔들리고 있다는 소리다.

토론토 기쿠치 유세이가 17일(한국시각) 애리조나전에서 2회초 투구 때 2사 1,3루서 폭투를 범한 뒤 홈 커버를 들어가고 있다. AFP연합뉴스

두 투수가 관리 대상으로 떠오른 가운데 알렉 마노아가 복귀해 첫 경기서 호투했고, 베테랑 류현진이 마이너리그 재활 등판서 순조로운 '빌드업'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류현진은 지난 16일 트리플A 경기에 등판해 5이닝 동안 66개의 공을 던지며 5탈삼진 3안타 1실점의 호투를 펼쳤다. 직구 평균 구속도 87.9마일을 찍어 수술 이전 89.3마일에 매우 가까워졌다.

류현진의 복귀 시점은 이달 말이다. 앞으로 한 번 더 트리플A 재활 등판을 하면 정확한 복귀전 날짜가 잡힌다. 현재로서는 이달 말이 유력하다.

류현진까지 가세하면 토론토는 6명의 선발투수를 보유하게 된다. 6인 로테이션이 언급되는 이유다. 이에 대해 슈나이더 감독은 "6명의 건강한 선발들이 잘 던진다면 로테이션을 한 두 번 6인으로 돌릴 수 있다. 그러면 그들에게 좀더 휴식을 줄 수 있다"고 했다.

토론토는 오는 29일부터 8월 14일까지 17일 연속 휴식없는 강행군을 펼친다. 이 기간에 6인 로테이션을 가동할 수 있다는 얘기다. 류현진이 복귀하는 시점과 일치한다. 하지만 이후에도 6인 로테이션을 유지할 이유는 딱히 없다. 결국 선발투수 한 명이 불펜으로 이동해야 하는데, 최근 불안감을 보이고 있는 기쿠치가 지목되는 상황이다.

류현진이 팀이 필요할 때를 맞춰 돌아오는 셈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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