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크름반도 연결 다리서 '폭발음'…"우크라 공격 가능성"

지난해 10월8일(현지시간) 러시아 점령지 크름반도와 러시아 본토를 잇는 케르치해협대교(크름대교)에서 트럭이 폭발로 화재가 발생해 검은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2022.10.08/뉴스1 /AFPBBNews=뉴스1

러시아 본토와 러시아가 2014년 강제병합한 우크라이나의 크름반도(크림반도)를 이어주는 '크름 대교(Crimean Bridge)'에서 17일(현지시간) 폭발로 2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하면서 한동안 교통이 통제됐다. 일부 외신에서는 우크라이나의 공격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 CNN 방송과 로이터 및 AFP 통신, 그리고 영국 가디언지 등 외신을 종합하면 이날 새벽 3시쯤 크름 대교에서 거대한 폭발음이 들리며 사고가 발생했다. 크름반도의 러시아측 행정기구인 크림공화국 세르게이 악쇼노프 주지사는 텔레그램 메시지로 "긴급 상황으로 인해 크름반도와 러시아 크라스노다르 지역을 잇는 크름 대교 통행이 중단됐다"며 "크름 대교 145번째 기둥에서 '비상사태'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통신사인 RBC는 러시아로 향하는 방향에서 폭발음이 들렸다고 보도했다. 바그너그룹과 제휴한 텔레그램 채널인 '그레이존'은 이날 새벽 3시 4분, 3시 20분에 크름 대교에서 두 차례 공격이 있었다고 전했다.

로이터는 러시아 측 인사를 인용해 이번 사고로 차량을 타고 있던 부부가 사망하고 이들의 딸이 부상을 입었다고 보도했다.

17일(현지시간) 오전 로이터통신이 촬영한 크름대교 모습. 교통이 통제된 상태라 지나다니는 차량이 한 대도 보이지 않는다//로이터=뉴스1

뉴욕타임스(NYT)는 우크라이나의 공격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우크라이나가 크름반도와 러시아 본토를 연결하는 다리를 공격해 강제로 폐쇄를 유도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다리는 크름반도에 본부를 두고있는 (러시아의) 흑해 함대뿐만 아니라 우크라이나에 주둔하고 있는 러시아군에 군수물자를 공급하는 주요 경로다며 "교통을 막으면, 러시아는 크름반도가 아닌, 우크라이나 남부를 가로질러 군대와 접촉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사고는 작년 10월 '트럭 폭발' 사태가 발생한 지 9개월 만에 또 터졌다. 당시 폭발물을 실은 트럭이 다리를 건너다 폭발했다. 크름대교 차도뿐만 아니라 붙어있던 철로까지 불에 타면서 폐쇄됐다가 지난 5월 완전 재개통됐다.(차로는 2월)

러시아 교통부는 "크름대교의 기둥부분이 손상됐다"며 "관리들이 살펴보고 있는데, 이날 오전 9시를 기점으로 교통이 재개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국토부는 교량의 피해 정도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김하늬 기자 honey@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