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 마음은 선수가 안다"…생애 첫 올스타 출전→동료 향한 배려심 뽐낸 남자가 있다 [SC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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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NC 다이노스의 창단 첫 우승을 이끈 주역이다.
올스타전 본경기에 앞서 주요 선수들의 사인회가 열렸다.
팬들의 발걸음은 비단 응원팀 선수만을 향하지 않았다.
선수 마음은 선수가 가장 잘 아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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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그 마음 너무 알 것 같아서…"
2020년 NC 다이노스의 창단 첫 우승을 이끈 주역이다. 이해 20홈런을 쏘아올리며 '거포 유격수'의 면모도 뽐냈다. 하지만 야구팬들의 시선은 좀처럼 그를 향하지 않았다.
롯데 자이언츠 노진혁(34)은 올해 비로소 첫 KBO 올스타전에 출전했다. 그것도 팬투표를 통해 당당히 선발 라인업에 입성했다. 6년만의 가을야구를 꿈꾸는 롯데팬들의 마음이 그에게 집중됐다. 이미 지난 겨울 프로 데뷔 이래 최대의 관심을 한몸에 받았던 그다.
올스타전 본경기에 앞서 주요 선수들의 사인회가 열렸다. 지난해 타격 5관왕, 시즌 MVP에 빛나는 이정후부터 최고 포수 양의지, 롯데를 대표하는 '안경에이스' 박세웅까지 총 30명의 선수들이 교대로 팬들과 만남을 가졌다.
팬들의 발걸음은 비단 응원팀 선수만을 향하지 않았다. 타 선수, 타 팀 유니폼을 들고와 사인을 요청하는가 하면, '그 팀 팬은 아니지만 함께 사진을 찍고 싶다'는 팬들도 부지기수였다. 선수들 중에는 타 팀 유니폼의 경우 정중히 사인을 거절하는 경우도 있다. 한 선수는 전 소속팀 유니폼을 들고 온 팬에게 "아직도 절 이렇게 사랑해주셔서 감사하다"며 울컥하기도 했다.
노진혁에게도 많은 팬들이 몰렸다. 사직의 내야사령관이자 최근 구단 유튜브를 통해 '노검사' 이미지와는 다른 매력을 뽐내면서 급속도로 롯데팬들의 마음에 침투한 그다. 여기에 왕년의 프랜차이즈 스타를 찾는 NC 팬들의 발길도 이어졌다.
하지만 그렇지 못한 선수도 있기 마련. 사인을 요청하는 팬의 발길이 끊어져 아쉬워하는 선수의 모습도 매년 볼 수 있다. 아직 떠오른지 얼마 안된 신예 선수거나, 고정 팬층이 두텁지 않은 외국인 선수들인 경우가 많다.
한창 사인에 전념하던 노진혁에게도 잠시 짬이 생겼다. 잠시 주위를 둘러보는가 싶던 그는 갑자기 사인지를 한웅큼 들고 옆자리로 달려갔다. "사인 한장 해주세요!"라는 뜨거운 외침과 함께였다.
쉬고 있던 피렐라(삼성 라이온즈)를 향한 발걸음이었다. 피렐라는 유쾌하게 웃으며 노진혁과 사인을 교환했다. 노진혁은 전 소속팀 후배이자 포지션 경쟁자였던 김주원(NC)도 찾아 사인을 받았다.
노진혁은 "재미있었나요?"라며 웃은 뒤 "그 마음 너무 알 것 같아서 그랬습니다"라고 진지하게 덧붙였다.
이날 노진혁은 검사복을 입고 등장하는가 하면, 안타를 친 뒤 '영장 발급' 종이를 펼치는 등 다양한 팬서비스로 많은 야구팬들을 즐겁게 했다. 그의 배려심은 팬들뿐 아니라 동료들에게도 향했다. 선수 마음은 선수가 가장 잘 아는 법이다.
부산=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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