넓게 오래 퍼부은 '폭우'가 피해 키워…"경남권 제외 전국 누적 강수량 300mm 이상"

박정연 기자 2023. 7. 17.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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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부터 시작된 올해 장마는 전국적으로 예년보다 많은 비가 쏟아졌다.

누적 강수량은 많았지만 주요 호우 사례와 비교하면 강한 비가 내리진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번 장마 호우는 최근 주요 호우사례와 비교했을 때 전국적으로 많은 양의 비가 내린 것이 특징이다.

박정민 예보분석관은 "천둥번개의 발생 빈도가 낮은 것을 보면 장맛비의 원인이 될 수 있는 대기의 불안정성도 앞선 호우사례보다 덜 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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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오후 전날 밤부터 배수장 인근 지천 제방 붕괴로 물이 범람하며 충남 청양군 청남면 일대가 물에 잠긴 모습. 연합뉴스 제공

13일부터 시작된 올해 장마는 전국적으로 예년보다 많은 비가 쏟아졌다. 누적 강수량은 많았지만 주요 호우 사례와 비교하면 강한 비가 내리진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폭우의 주요 원인은 저기압이나 대기불안정이 아닌 정체전선을 따라 형성된 비구름에 많은 비가 누적됐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17일 기상청은 수시브리핑을 열고 13일부터 시작된 올해 장맛비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번 장마 호우는 최근 주요 호우사례와 비교했을 때 전국적으로 많은 양의 비가 내린 것이 특징이다. 2011년 7월 우면산 산사태, 2022년 8월 수도권 집중호우, 2022년 9월 태풍 힌남노 호우 사례 때는 일부 지역에서만 누적 강수량이 300mm 이상을 기록했다. 반면 올해 장마호우는 경남권을 제외한 전국에서 누적 강수량이 300mm 이상을 넘어섰다.

광범위한 지역에 많은 양의 비가 내린 가운데 특정 지역에 시간당 내린 비의 양은 상대적으로 적었다. 짧은 시간에 강한 비가 집중되진 않았다는 것이다. 이번 장마호우의 시간당 최다 강우량은 광양시의 73.6mm로 집계됐다. 태풍 힌남노 등 과거 3개 호우사례 당시 시간당 최대 강우량은 111.0~141.5mm로 단시간에 훨씬 많은 양의 비가 쏟아졌었다.

기상청은 이같은 호우 양상을 미뤄봤을 때 올해 장맛비의 원인은 정체전선을 따라 형성된 비구름에 누적된 다량의 비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박정민 예보분석관은 “천둥번개의 발생 빈도가 낮은 것을 보면 장맛비의 원인이 될 수 있는 대기의 불안정성도 앞선 호우사례보다 덜 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번 장맛비를 내리게 한 정체전선은 북쪽 티벳고기압(cT)의 건조공기와 남쪽 북태평양고기압(mT)의 습윤공기가 충돌하면서 활성화된 것으로 분석됐다.  

정체전선의 영향에 따른 비는 19일까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됐다. 17일에는 충청권, 경북권, 전분권에 강수가 집중될 전망이다. 18일부터는 정체전선과 저기압의 영향이 함께 미치면서 전남권, 경남권, 충청권, 경북권, 전북, 제주도에 강수가 집중될 것으로 예상됐다. 19일부터는 정체전선이 일시적으로 남하하면서 장맛비가 소강상태에 접어들 것으로 예보됐다.

17~19일 예상강수량은 충청권과 남부지방, 제주도가 100~200mm로 이 지역에 특히 많은 비가 예상됐다. 남해안, 지리산 부군, 제주도중산간 등 일부 지역에선 300mm이상의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예측됐다. 이번 장마호우는 20~21일 정체전선이 남하하면서 소강상태에 접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기상청은 “18일 남서쪽에서 접근하는 저기압의 위상과 강도에 따라 강수집중구역과 시점에 대한 변동성이 클 수 있다”며 “저기압의 발달 양상에 따라 강수 집중구역이 남부 혹은 북부로 변동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강하고 많은 비에 따라 계곡이나 하천의 하류에서 갑자기 물이 불어날 수 있으며 저지대 침수에 유의해야 한다"며 "또 누적된 비로 인한 토사 유출 및 산사태에 유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반도 주변 기압계. 기상청 제공

[박정연 기자 hess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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