룰 적용 착각한 리디아 고, 벌타로만 7오버파…'프리퍼드 라이' 악몽

악천후로 1·10번홀 '공 옮기기' 적용됐으나 전체 코스 오인
최종 순위 65위, 최하위권 머물러

(서울=뉴스1) 권혁준 기자 = 지난 시즌 반등했지만 올해 다시 주춤하고 있는 세계랭킹 3위 리디아 고(뉴질랜드)가 이번엔 '프리퍼드 라이'(Preferred Lies) 악몽에 시달렸다. 벌타로만 무려 7타를 잃었다.

리디아 고는 17일(한국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실베이니아의 하일랜드 메도우스 골프클럽(파71·6555야드)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다나 오픈(총상금 175만달러)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한 개에 보기 한 개, 더블 보기 2개, 트리플 보기 한 개를 묶어 7오버파 78타를 적어냈다.

최악의 스코어를 기록한 리디아 고는 이날 이븐파를 적어낼 수도 있었다. 그러나 룰 적용을 착각해 벌타로만 7타를 잃어 고개를 숙였다.

이날 경기장에는 폭우가 쏟아지며 45분 가량 경기가 지연됐다. 조직 위원회는 4라운드를 시작하면서 1번홀(파4)과 10번홀(파4)에 '프리퍼드 라이'를 적용했다.

프리퍼드 라이는 악천후 등으로 코스 상태가 좋지 않을 때 적용되는 예외 규칙이다. 골프는 기본적으로 코스와 공을 건드리지 않은 상태로 경기를 치러야하지만, 불가항력으로 인해 도저히 경기가 어려울 때는 볼을 집어올리고 닦은 뒤 옮겨 놓은 뒤 칠 수 있게 해준다.

LPGA투어의 경우 통상 프리퍼드 라이를 적용할 때 1클럽 길이 이내에 공을 옮겨 놓은 뒤 칠 수 있게 한다.

그런데 리디아 고는 이 규칙이 코스 전체에 적용되는 것으로 착각했다. 이에 1번홀 뿐 아니라 3번홀(파4)과 7번홀(파5), 9번홀(파4)에서도 공을 옮긴 뒤 플레이했다.

뭔가 잘못된 것을 알게 된 것은 이미 후반 경기가 시작된 11번홀(파4)에서였다. 리디아 고는 11번홀에서 공을 집어든 뒤 경기위원을 불렀고 1번홀, 10번홀에서만 프리퍼드 라이가 적용된다는 것을 그제서야 알았다.

이에 리디아 고는 앞선 3개홀에서 2벌타를 받았다. 3, 7번홀은 파로 마무리했으나 더블보기가 됐고, 보기로 마친 9번홀은 트리플 보기로 둔갑했다.

11번홀의 경우 공을 집어들었지만 옮기지는 않았기 때문에 1벌타만 받았다. 이렇게 총 7벌타를 받은 리디아 고는 막판 17번홀(파5)에서 이날 경기 유일한 버디를 잡았지만 너무 늦었다.

올 시즌 베테랑 캐디 데이비드 존스(미국)로 캐디를 교체한 리디아 고는 이번 대회엔 존스가 아닌 임시 캐디와 호흡을 맞춘 것으로 알려졌다.

3라운드까지 공동 24위였던 리디아 고는 이날 7타를 잃어 최종순위는 최하위권인 공동 65위까지 밀렸다.

이로써 리디아 고는 올 시즌 출전한 LPGA투어 10개 대회 중 가장 먼저 나섰던 2월 혼다 타일랜드(공동 6위) 이후 9개 대회 연속 30위 이내의 성적을 내지 못하게 됐다.

starburyn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