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평가·고배당주인데”…AT&T, 30년래 최저가 찍은 이유(영상)
경쟁 심화에 따른 성장 둔화세 ‘뚜렷’
독성 납 케이블 논란 관련 불확실성 확대...위험프리미엄 ↑
[이데일리 유재희 기자] 미국의 유무선 통신 서비스 기업 AT&T(T) 주가가 30년래 최저치까지 고꾸라진 가운데 반등 모멘텀이 없다는 평가가 나왔다. 성장 모멘텀이 둔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독성 납 케이블 논란 등 새로운 위험 요인이 등장한 만큼 위험 프리미엄이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특히 이는 저평가 및 배당주 매력마저 상쇄시킬 수 있는 장기적 부담 요인이 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이날 AT&T 주가는 전거래일대비 4.1% 내린 14.5달러에 마감했다. 이는 30년래 최저치다. 특히 올 들어서만 20%넘게 하락하는 등 2020년 이후 4년 연속 마이너스 연간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최근 AT&T는 성장 둔화가 뚜렷한 모습이다. 통신사들의 대표적 성장 지표인 모바일 후불요금제 신규 가입자수는 지난 1분기 42만4000명에 그치며 전년동기 69만1000명대비 39% 급감했다. 당시 AT&T는 불필요한 출혈 마케팅을 지양하고 있는 데다 경쟁사의 신규 서비스 출시에 따른 일시적 현상일 것으로 해석했다. 하지만 2분기 전망치가 30만명 수준으로 집계되면서 우려가 큰 상황이다.
잉여현금흐름(FCF)의 부진도 걱정거리다. AT&T는 1분기에 잉여현금흐름 10억달러 창출에 그쳤다. 연간 잉여현금흐름 가이던스가 160억달러 규모인데다 시장 예상치도 30억달러 수준였던 걸 고려할 때 쇼크 수준. 잉여현금흐름은 배당의 원천이 된다는 점에서 대표적인 배당주 AT&T에는 뼈아픈 성적이었던 셈이다. AT&T의 지난해 분기 배당금은 주당 0.28달러로 전년도 0.52달러에서 크게 삭감됐다. 그럼에도 배당수익률은 5~6%에 달했다.
필립 쿠식도 AT&T의 저평가 매력 및 배당주로서의 매력은 인정했다. 그는 “현재 AT&T의 기업가치(EV)는 상각전이익(EBITDA) 대비 5.6배 수준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이는 사상 최저 수준이다. 특히 예상 이익(EPS) 기준 주가수익비율(PER)도 6.2배로 역사적 평균치 8.6배과 비교해 크게 낮은 수 준이다.
그는 또 “올해도 주당 0.28달러의 분기 배당을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연간 배당수익률이 7~8%에 달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AT&T의 주가 하락세가 이어지면서 같은 배당금에도 배당수익률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필립 쿠식은 그러나 AT&T의 성장 모멘텀이 둔화되고 있다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경쟁심화 등으로 광대역 및 무선 통신 매출 전망치가 지속적으로 하향 조정되고 있고 유선 부문 역시 매출 압박이 나타나고 있다”며 “여기에 고금리 환경도 부담을 키우는 요인”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향후 10년간 AT&T의 매출 성장이 정체되거나 마이너스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필립 쿠식은 “대규모 제거비용도 비용이지만 정부 및 시민단체 소송으로 이어질 경우 장기적 오버행 이슈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잉여현금흐름 대비 기업가치는 23.7배로 정상적 상황에서는 양호하다고 볼 수 있지만 장기적 소송 위험 등을 고려할 때 부담스러운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AT&T에 대해 투자의견을 제시한 월가 애널리스트는 총 27명으로 이중 9명(33.3%)만 매수(시장수익률 상회 및 비중확대 등 포함)의견을 유지하고 있다. 평균 목표주가는 20.15달러로 이날 종가보다 39%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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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재희 (jhyoo76@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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