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그너그룹 벨라루스 주둔, 수백명 정도”…우크라·폴란드도 확인

벨라루스 국방부는 14일(현지시간) 러시아 용병단 바그너그룹 군인들이 자국 군사지역에서 벨라루스 사병들의 군사 훈련을 돕는 교관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고 밝히고 관련 영상을 공개했다. 로이터·연합뉴스(벨라루스 국방부 제공)

지난달 무장 반란 사태를 일으켰다가 하루 만에 철수한 러시아 용병단 바그너그룹 인원들이 대거 벨라루스로 이동해 주둔하고 있다고 우크라이나와 폴란드 당국자들이 잇따라 전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국경수비대의 안드리 뎀첸코 대변인은 16일(현지 시간) 자신의 텔레그램 메시지를 통해 "바그너그룹의 움직임이 관측됐으며 그들은 벨라루스에 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에 이어 폴란드 측도 바그너그룹 용병들의 벨라루스 주둔 사실을 확인했다.

스타니슬라브 자린 폴란드 특임조정관 대행은 자신의 트위터에 글을 올려 "바그너그룹 용병들이 벨라루스에 주둔하고 있다는 점을 폴란드 정부도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둔 규모에 대해선 "현재 수백 명 정도 머물 수 있다"고 전했다.

벨라루스 내 군사활동을 감시하는 단체인 ‘벨라루스 하준 프로젝트’ 역시 지난 14일 바그너그룹 용병들을 태운 것으로 보이는 차량 60대가 러시아에서 벨라루스로 진입했다고 주장했다. 병력을 태운 차들은 우크라이나 동부에 친러시아 반군이 수립한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 번호판이 부착돼 있었다고 이 단체는 덧붙였다. 바그너그룹 일부 인원들이 벨라루스로 들어온 점은 벨라루스 국방부도 최근 밝힌 바 있다.

벨라루스 국방부는 지난 14일 "바그너그룹 용병들이 수도 민스크에서 동남쪽으로 90㎞가량 떨어진 소도시 아시포비치 인근 군사 지역에서 벨라루스 장병들을 교육하고 있다"며 용병들이 교관으로 참여하는 훈련 영상을 공개했다. 바그너그룹의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벨라루스에 주둔 중인 용병들의 캠프에 머무는 모습이 담긴 사진이 공개되기도 했다. 아울러, 전날 바그너그룹은 공식 텔레그램 채널에 프리고진이 텐트 안에 있는 간이침대에 속옷 차림으로 앉아 있는 사진을 게재했다. 사진 아래에는 ‘야전 캠프 현장에 있는 프리고진의 사진이 있다’는 설명이 붙어 있다.

반란 하루 만인 지난달 24일 자신의 용병단을 철수한 이후 프리고진은 벨라루스와 러시아를 오갔던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달 27일 벨라루스로 들어왔다가 같은 달 29일에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크렘린궁에서 면담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6일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은 프리고진이 상트페테르부르크와 모스크바 등 러시아 지역에서 머물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후 바그너그룹 일부 인원이 벨라루스로 들어왔고, 프리고진도 이들의 캠프에 머물고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곽선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