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가계빚 세계 3위… 한은 "전세대출도 DSR 포함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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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한국의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105.0%로 BIS(국제결제은행) 조사대상국인 43개국 중 3번째로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한국보다 GDP 대비 가계부채 비중이 높은 나라는 스위스(128.3%), 호주(111.8%) 등 2개국 뿐이었다.
지난 2010년에는 GDP 대비 가계부채 비중이 43개국 중 14번째로 높았지만 10여년 만에 크게 오른 것이다.
부채를 보유한 차주만 보면 이들의 부채 규모는 평균적으로 소득의 약 2.3배 수준으로 나타났다.
특히 소득 수준이 높을수록 부채를 보유한 차주의 비중이 높았다. 보고서는 "한국 가계부채의 첫 번째 특징으로는 소득 수준이 높은 차주·가구 중심으로 대출이 이뤄진다는 점"이라고 분석했다.
각 소득 분위가 가계부채 내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보면 소득 수준이 낮은 1·2분위의 경우 11%(지난해 말 차주 단위 기준)에 그쳤지만 4·5분위의 경우는 76%에 달했다.
한국의 가계부채가 크게 늘어난 배경에는 가계대출의 높은 수익성·안정성, 낮은 자본규제 부담이 금융기관의 가계대출 선호 유인을 조성했기 때문이라고 한은은 분석했다.
보고서는 "한국은 주요국과 달리 차주 단위 대출 규제(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가 뒤늦게 이뤄진 데다 전세·중도금 등 상당수 대출이 이를 적용받지 않아 가계부채 증가 원인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가계부채를 수요 측면에서 보면 소비보다 주택 등 자산투자 목적 등에 의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되면서 가계의 차입비용, 안전자산의 실질수익률이 크게 떨어졌고 이에 따라 가계가 다른 자산의 투자를 확대할 유인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한은은 한국의 가계부채 수준이 당장 금융불안정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담보대출에 대한 LTV 비율이 낮고 대출잔액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고소득 차주의 상환능력이 비교적 양호한 상태라는 판단에서다.
다만 GDP 대비 가계부채 비중이 100%를 넘는 상황이 장기화할 경우 장기성장률 하락과 자산불평등 확대 등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고 한은은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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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한국처럼 100%보다 높았던 7개국의 사례를 보면 100% 미만으로 떨어지기까지 노르웨이·아일랜드는 약 5년, 덴마크·네덜란드는 18년이 걸렸다.
국내의 경우 가계의 높은 실물자산 보유 비중 등을 고려했을 때 단기간에 부채규모를 축소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한은은 진단했다. 금융안정을 저해하지 않는 범위 안에서 완만한 '디레버리징'(부채 축소)을 달성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를 위해 한은은 DSR 예외 대상을 점진적으로 축소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 부연구위원은 "DSR 예외대상은 정부뿐 아니라 여러 부문에서의 검토가 필요한 민감한 사안"이라며 "주요국처럼 원칙적으로는 모든 대출에 DSR을 적용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은 우전세대출과 중도금대출, 일정금액 이하 신용대출에 대해 DSR 적용을 예외하고 있는데 주요국들은 DSR을 운용할 때 기본적으로 모든 대출을 포함한다.
다만 이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신용경색 등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DSR 예외대상을 점진적으로 축소해 나가야 한다고 이 부연구위원은 부연했다.
또 LTV 수준별 차등금리 적용, 만기일시상환 방식 대출에 대한 가산금리 적용 등을 통해 가계가 과도한 대출을 받지 않도록 유도하는 정책을 병행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박슬기 기자 seul6@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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