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국민이 폭우와 사투 벌일 때 대통령 어디 있었나… 재난 대하는 태도 무책임”
더불어민주당이 17일 국내 수해 상황에서 이뤄진 윤석열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방문을 두고 “재난 재해를 대하는 인식과 태도가 이렇게 무책임하다”고 맹비난을 쏟아냈다.
권칠승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브리핑을 열고 “정부의 재난 대응이 제대로 이뤄질 리가 있겠냐”며 이같이 쏘아붙였다.
권 수석대변인은 “국민께서 역대급 집중폭우와 사투를 벌이고 있을 때, 윤석열 대통령은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었느냐”며, “국민이 재해 한복판에 있을 때 대통령도 여당 대표도 장관도 보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민 안전은 국가가 무한 책임’이라던 대통령의 약속은 이번에도 지켜지지 않았다”며 “더욱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야 할 대통령은 대체 어디 있느냐는 국민 절규에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이 한국 뛰어가도 상황을 못 바꾼다’며 선을 그었다”고 비판했다.
앞서 현지시간으로 지난 16일 폴란드 바르샤바 프레스센터에서 진행된 대통령실 브리핑 내용을 겨눈 것으로 해석됐다.
브리핑에서 대통령실 관계자는 ‘국내 수해 상황을 고려해 우크라이나 방문 취소를 검토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그 시간이 아니면 우크라이나 방문 기회는 전쟁 끝날 때까지 없을 것으로 보였다”며, “지금 당장 한국으로 뛰어가도 그 상황을 크게 바꿀 수 없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방문 당시 우리나라에서 수해 상황이 이어지자, 윤 대통령이 젤렌스키 대통령과의 공동언론발표 직전 양해를 구한 후 화상으로 한국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를 연결해 지휘했으며, 우크라이나에서 폴란드로 향하는 도중에도 중대본을 연결해 보고서를 받고 지시를 내렸다는 게 대통령실의 설명이었다.
이를 두고 권 수석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대통령의 역할과 책임을 부정하려는 속내냐”며 “국민이 고통받을 때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대통령은 대체 왜 필요하느냐”고 공격의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대통령실 입장이 도리어 폭우에 절망하는 국민을 더욱 망연자실하게 했다는 게 권 수석대변인의 지적이다.
아울러 ‘상황을 바꿀 수 없다’는 대통령실의 답변은 지난해 8월 강승규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이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나와 ‘8월8일 집중호우 당시 왜 차를 못 돌렸나’라던 진행자 질문에 “이미 차를 못 돌리는 (시간에) 퇴근을 하고 계셨던 것 같다”며 “그 상황에 저녁 시간 9시부터 이미 서초동 지역 주변에 침수가 시작됐다”고 말한 때와도 비슷하게 비쳤다.
강 수석은 당시 방송에서 ‘윤 대통령이 자택에 고립돼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지 못했다’던 야권 주장을 두고 “대통령이 계신 곳이 곧 상황실”이라고 반박하면서, 대통령이 어디에 있느냐를 두고 ‘컨트롤타워 부재’ 프레임을 씌우는 것은 무책임한 공격이라는 주장을 펼쳤었다.
특히 ‘앞으로 비슷한 상황이 생기면 또 퇴근하는 것인가’라는 질문에 “비에 대한 예고가 있다고 그래서, 비가 온다고 그래서 대통령이 퇴근을 안 합니까”라며 “폭우 피해가 발생했다면 모르지만, 대통령이 (당시에) 퇴근할 때는 저희도 다 일상적으로 약속도 가고 있었다”고 답하기도 했다.
권 수석대변인은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해 폭우 속에서도 아무렇지 않게 퇴근을 하더니, 올해에는 기록적 폭우 속에서도 ‘우크라이나 방문 예정 없다’는 말까지 뒤집으면서 예고 없는 일정을 강행했다”고 날을 세웠다.
그러면서 “우리 국민은 극심한 재난 상황 속에서 각자 살아남아야 했다”며 “국민은 묻고 계시다. 언제까지 정부가 없는 재난 속에서 각자도생해야 하는가”라고 거듭 되물었다.
권 수석대변인은 지난 16일 브리핑에서는 국내 폭우 피해를 뒤로하고 우크라이나를 방문한 윤 대통령의 ‘생즉사 사즉생 연대’ 언급이 러시아에 전쟁을 선포한 것과 다름없다며 집중포화를 퍼붓기도 했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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