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사망원인 9위 ‘패혈증’··· 성별·나이 따라 사망위험도 달라
패혈증으로 인한 사망에 성별과 나이가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여성 환자는 나이와 무관하게 사망률이 비교적 일정한 수준을 유지했지만, 남성 환자는 나이가 많아지면서 사망률도 높아졌다.
삼성서울병원 중환자의학과 서지영·고령은 교수, 임상역학연구센터 강단비 교수 연구팀은 이런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 ‘중환자 관리(Critical Care)’ 최근호에 게재했다고 17일 밝혔다.
통계청이 지난해 발표한 ‘2021년 사망원인통계’에 따르면 패혈증은 국내 사망원인 9위다. 2011년 10만명 중 3.7명(14위)에서 2021년 12.5명으로 크게 늘었다.
패혈증은 미생물(박테리아)이 혈액 속에서 번식하면서 발생하는 염증성 질환으로, 초기에 치료하면 호전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패혈증 대한 인식이 낮아 국내에선 사망률이 증가하고 있다.
연구진은 한국패혈증연대에서 수집하고 있는 ‘전향적 코호트 데이터’ 가운데 2019년 9월부터 2021년 12월까지 19개 병원 응급병동에서 패혈증 및 패혈 쇼크로 진단된 성인 환자 6442명의 기록을 바탕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환자의 나이와 성별에 따른 병원내 사망률을 분석한 결과, 전체 연령대의 환자 사망률은 남성이 여성보다 115% 더 높았다. 다만 19~50세 사이 환자군을 별도로 분석하면 남성 환자의 사망률은 여성 환자의 57%에 불과했다. 이런 성별 차이는 남성 환자에선 전반적으로 나이가 많아짐에 따라 사망률도 비슷하게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지만, 여성 환자는 연령에 따른 영향이 적어 대부분의 연령대에서 비교적 일정한 수준을 유지했다.
패혈증 감염경로 역시 성별에 따라 달랐다. 호흡기 감염은 남성 53.8%, 여성 37.4%로 남성에게 더 많았다. 요로 감염은 남성 14.7%, 여성 29.8%로 여성이 2배 이상 더 많았다.
연구진은 패혈증에 대한 연구가 주로 감염과 장기부전을 악화시키는 원인에 집중돼 있고, 의료기관마다 패혈증 치료에서 보이는 차이도 적지 않아 표준 진료 지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서지영 교수는 “패혈증은 기관에 따른 편차가 커서 표준화된 진료 지침을 정립하기 위한 근거 창출이 필요하다”며 “패혈증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환자 특성에 맞는 신속하고 정밀한 치료를 시행할 수 있길 바란다”고 밝혔다.
김태훈 기자 anarq@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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