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 떨어지면 상속세 폐지"…英총리 수낙의 총선 승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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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일군 걸 가족에게 물려주고 싶은 건 '보수의 본능' 이다."
리시 수낙 영국 총리가 '보수의 본능'을 일으켜 세우기 위한 카드로 상속세 폐지를 집어들었다.
16일(현지시간) 영국 더타임스와 가디언, 인디펜던트 등 외신을 종합하면 수낙 총리와 집권여당인 보수당이 총선 주요 공약으로 상속세 폐지 논의를 시작했다.
상속세 인하 또는 폐지안은 지난 5월 치러진 지방선거에서 참패하면서 정치적 자존심에 상처를 입은 수낙 총리의 '승부수'가 될 수 있다고 가디언은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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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일군 걸 가족에게 물려주고 싶은 건 '보수의 본능' 이다."
리시 수낙 영국 총리가 '보수의 본능'을 일으켜 세우기 위한 카드로 상속세 폐지를 집어들었다. 내년 10월 조기 총선을 예고한 수낙 총리는 두 달 전 지방선거 참패를 만회하고, 보수당 텃밭을 의미하는 '블루월(Blue Wall)'을 두텁게 하기 위한 총선 '승부수'로 검토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16일(현지시간) 영국 더타임스와 가디언, 인디펜던트 등 외신을 종합하면 수낙 총리와 집권여당인 보수당이 총선 주요 공약으로 상속세 폐지 논의를 시작했다.
더타임스는 내부 관계자를 인용해 지난 14일 수낙 총리와 재무부 고위 인사들이 상속세 폐지와 관련한 토론을 벌였다고 전했다. 앞서 블룸버그통신도 지난 4월, 수낙 총리가 상속세 인하를 지시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번 검토안은 인플레이션과 연동한 상속세 폐지로 전해진다. 재무부 관계자는 "인플레이션이 크게 떨어질 경우 상속세를 폐지하는 방안을 정부 최고위층에서 논의 중"이라며 "내년에 시행될 정책이라기보다는 선거 공약이 될 것"이라고 더타임스에 전했다.
현재 영국은 아내나 파트너(영국은 결혼 아닌 '시빌 파트너십'이라는 법적 동거 제도가 있음)에게 유산을 남길 경우 최대 100만파운드(16억6000만원), 자식이나 손자 등에게 주면 32만5000파운드(5억4000만원)까지는 상속세가 없다. 물려받은 유산 중 초과분에만 세금이 붙는데, 세율이 40%다.
수낙 총리는 일찌감치 상속세 인하를 주장해왔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지난 8월 보수당 리더십 콘테스트에 나갔을 때 "상속세 문제를 다루는 건 사람들의 '열정'을 지지하는 것"이라고 발언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사람들이 무언가를 일구고, 그걸 가족들에게 물려주고 싶은 건 보수의 본능"이라며 "내가 만일 당의 리더가 된다면 그 '본능'을 적극 지지하겠다"고 선언했다.
여론 분위기도 나쁘지 않다. 작년 10월 킹슬리 네이플리 법률사무소와 여론조사회사 유고브가 실시한 상속세 관련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63%는 상속세 면제 기준금액을 높이는 데 찬성한다고 밝혔다. 보수당 지지자로 한정하면 '찬성' 수치는 77%까지 올라간다. 또 완전한 상속세 폐지를 찬성하는 응답자도 48%나 됐다.
수낙 총리는 이르면 오는 10월쯤 상속세 관련 수정안을 발표할 전망이다. 보수당 연례 회의가 예정된 달이다. 10월은 수낙 총리의 취임 1주년이 되는 달이기도 한 동시에, 그가 조기 총선 시기로 언급한 2024년 10월로부터 1년 전인 시점이기도 하다.
상속세 인하 또는 폐지안은 지난 5월 치러진 지방선거에서 참패하면서 정치적 자존심에 상처를 입은 수낙 총리의 '승부수'가 될 수 있다고 가디언은 분석했다. 당시 보수당은 48곳의 지방의회 과반과 1000석 이상의 지방의원을 잃었다.
이같은 상황에서 고가의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는 영국 남부의 보수당 텃밭(블루월) 지역이 환호할 만한 공약을 터뜨려 노동당의 인기를 한풀 꺾어놓겠다는 취지인 셈이다. 영국의 전통적인 보수당 지지자로 불리는 '블루월'은 현재 부동산 같은 자산은 풍부하지만 현금이 부족하다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상속세율 인하를 포함한 상속세 폐지 방안을 반길 것이라는 전망에서다.
다만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10%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현 상황에서 파격적인 감세안을 꺼내긴 어렵다는 평가도 있다. 때문에 "수낙은 인플레이션이 3% 미만으로 떨어질 경우 감세정책을 실시할 것"이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김하늬 기자 hone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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