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90%가 “외국인 근로자수 유지·확대해야”…체류연장·이직 방지 요구
인력난에 시달리는 국내 기업들이 입을 모아 외국인 근로자 도입 확대와 체류 기간 연장, 잦은 이직 방지를 요구하고 있다. 외국인 근로자가 한 기업에서 오래 일하게끔 해서 현장 제조업체들이 가장 필요로 하는 숙련공 수를 늘려달라는 것이다. 현재 외국인 고용이 불가능한 직원 규모 300명 이상의 중견기업 역시 지방 제조업체에선 외국인 고용을 허가해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현재 외국인 근로자를 고용하고 있는 기업 502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외국인력 활용 실태 및 개선사항 조사 결과를 17일 발표했다. 조사 결과 내년 외국인 근로자 도입 규모에 대해 ‘올해 도입 규모 11만명을 유지’(43.2%)하거나 ‘더 확대해야 한다’(46.8%)는 응답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응답 기업들의 외국인 근로자 평균 고용 규모는 9.8명이었다. 현재 인원이 충분한지를 묻는 질문에는 57.2%가 부족하다고 대답했다. 이들이 필요로 하는 추가 인력은 평균 6.1명이었다.
대한상의 조사 결과 기업들이 바라는 외국인 근로자 고용 제도 개선 사항(복수응답 허용)으로는 ‘외국인근로자 재입국기간 완화’(53.0%)가 가장 많았다. 이어 ‘사업장별 고용허용인원 확대’(43.2%), ‘사업장 변경 요건 강화’(36.6%), ‘외국인력 도입규모 확대’(33.5%), ‘한국어·문화 교육 강화’(29.1%), ‘생산성 향상 위한 직업훈련 제공’(26.5%) 등이 꼽혔다. 현재 외국인 근로자는 최대 4년 10개월간 국내에서 체류한 후 본국으로 돌아갔다가 1개월 또는 6개월 후 재입국이 허용되는데, 본국으로 돌아갈 필요 없이 계속 국내 체류를 가능하게 해 달라는 것이다.
외국인 근로자들의 잦은 근로계약 해지 요구를 방지하기 위한 대책도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같은 국적의 지인과 함께 일하거나, 더 높은 임금을 받기 위해 외국인 근로자가 근로계약 해지를 요청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외국인 근로자에게 사업장 변경을 위한 근로계약 해지 요구를 받은 경험이 있는 기업이 전체의 52.4%였고, 이를 거부한 경우 외국인 근로자들은 ‘태업’(41.1%), ‘무단결근’(14.8%), ‘무단 이탈’(8.7%), 단체행동(4.2%) 등 불성실한 근무태도를 보이는 것으로 조사됐다. 정부는 외국인근로자 이동을 제한하기 위해, 그동안 업종 내에서 전국 이동이 가능했던 사업장 변경을 오는 9월부터는 일정한 권역과 업종 내에서만 가능하도록 하겠다고 지난 5 일 밝혔다. 하지만 기업들은 이것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반응이다.
한국무역협회 역시 올해 1월과 4월 두 차례 실시한 기업 인력난과 외국인 근로자 고용 관련 조사 결과를 17일 발표했다. 중소 수출기업 484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지난 4월 조사 결과 56.8%가 인력난을 호소했다. 무협 조사 결과에서도 외국인 고용 애로 해소를 위해 필요한 정책(복수응답 가능) 1순위로 체류기간 연장 또는 재입국 제한 완화(49.3%)가 꼽혔고, 사업장별 고용인원 확대, 고용 정보 제공, 사업장 변경 제한 등이 뒤를 이었다.
매출 규모가 큰 중견기업 역시 현장 제조업 인력이 부족한 것은 매한가지다. 지난 12일 한국중견기업연합회가 산업통상자원부와 공동 개최한 세종·대전·충청권 소재 중견기업 간담회에서도, 현재 300인 미만 기업에만 허용되는 외국인 근로자 고용을 지방 소재 제조 업종의 중견기업에는 허가해달라는 건의가 나왔다. 부족한 현장 생산 인력을 외국인 근로자로 채울 수 있게 해 달라는 것이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정답소녀’ 김수정, 동덕여대 공학 전환 반대 서명…연예인 첫 공개 지지
- “이 음악 찾는데 두 달 걸렸다” 오징어게임 OST로 2등 거머쥔 피겨 선수
- “이재명 구속” vs “윤석열 퇴진”… 주말 도심서 집회로 맞붙은 보수단체·야당
- 수능 포기한 18살 소녀, 아픈 아빠 곁에서 지켜낸 희망
- 이재명 “우리가 세상 주인, 난 안 죽어”… 野, 특검 집회서 판결 비판
- [단독] ‘동물학대’ 20만 유튜버, 아내 폭행하고 불법촬영한 혐의로 입건
- [단독] ‘제주 불법 숙박업’ 송치된 문다혜, 내일 서울 불법 숙박 혐의도 소환 조사
- ‘58세 핵주먹’ 타이슨 패했지만…30살 어린 복서, 고개 숙였다
- 美검찰, ‘월가 마진콜 사태’ 한국계 투자가 빌 황에 징역 21년 구형
- 아이폰부터 클래식 공연, 피자까지… 수능마친 ‘수험생’ 잡기 총력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