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발 선발 하나만 더…염경엽 감독의 바람, 답은 '서머캠프'에
[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LG 염경엽 감독의 후반기 바람은 거창하지 않다. 선발 하나만 더. 2020년 입단 듀오 이민호 김윤식의 서머캠프 성과에 답이 있다.
LG는 팀 평균자책점 1위(3.61)로 전반기를 마쳤다. 불펜은 3.33으로 3위, 선발은 3.94로 4위다. 선발진의 평균자책점은 플럿코(102이닝 2.21)와 임찬규(71이닝 2.92)가 이끌었다. 한 번이라도 선발로 나온 적 있는 나머지 8명 가운데 3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한 선수는 한 명도 없다. 케이시 켈리가 4.44로 팀 내 3위다.
켈리는 늘 전반기보다 후반기가 더 좋았던 선수다. 지난해까지 4시즌 동안 전반기 3.18, 후반기 2.51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올해 전반기는 힘겹게 보냈지만 평균 6이닝 가까이 책임져주면서 불펜 과부하는 막아줬다. 염경엽 감독은 플럿코-켈리-임찬규 뒤를 받칠 선발투수 한 명만 있어도 후반기 1위 사수가 가능할 것으로 본다. 지금까지는 그 하나가 쉽지 않았지만 대신 김윤식 이민호에게 구위를 회복할 충분한 시간을 줬다. 이른바 '서머캠프'의 도입이다.
염경엽 감독이 가장 기대하는 선수는 김윤식이다. 지난해 시즌 막판 7경기, 그리고 포스트시즌에서 보여준 퍼포먼스가 그만큼 강렬했다. 이 8경기 활약 덕분에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국가대표에도 선발될 수 있었다.
김윤식은 지난해 8월 25일 KIA전부터 마지막 7경기에서 평균자책점 0.85를 기록했다. 이 기간 평균자책점 1위 기록이다. 1점대 기록을 보유한 선수는 5명이 있었지만 0점대는 김윤식뿐이다. 김윤식은 덕분에 4.75였던 평균자책점을 3.31까지 낮추고 시즌을 마감했다.
LG의 단기전 약점을 보강하기 위해서라도 김윤식의 부활이 꼭 필요하다. 김윤식은 지난해 플레이오프 3차전 키움 안우진과 선발 맞대결에서 전혀 밀리지 않았다. 허리 통증이 심해지면서 퀄리티스타트까지 아웃카운트 하나를 남기고 교체됐지만 떨어진 구속에도 5⅔이닝 3피안타 무4사구 3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LG는 이 경기에서 4-6으로 역전패했다. 리그 최고 수준 투수와도 맞설 수 있는 선발 카드를 발견했다는 점에 만족해야 했다.
이민호는 전반기 동안 지난 4월 오른팔 굴곡근 부상 여파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4월 5일 키움을 상대로 한 시즌 첫 등판에서는 5⅓이닝 비자책 2실점으로 패전을 안았으나 염경엽 감독으로부터 칭찬을 받았다. 실책으로 선취점을 내준 가운데에도 흔들리지 않고 자기 투구를 이어갔다는 점에서 성장한 면모를 보였다.
그러나 다음 등판까지 두 달 가까운 공백기가 있었다. 등판을 준비하다 팔꿈치 쪽 통증이 생겨 검진을 받았고, 여기서 굴곡근 손상 진단을 받았다. 복귀 후에는 직구 구속이 뚝 떨어져 있었다. 등판을 거듭할 수록 나아지지도 않았다. 복귀전이었던 5월 30일 롯데전에서 평균 시속 142.3㎞를 기록했고, 지난달 22일 NC전에서는 평균 구속이 시속 140.8㎞에 그쳤다.
이 두 선수가 돌아오기 전까지는 이지강, 강효종에게도 선발 기회가 주어진다. 이지강은 피안타율이 0.227로 낮았지만 31⅔이닝 동안 4사구 21개(볼넷 16개, 몸에 맞는 공 5개)를 내준 점이 문제였다. 강효종은 빠른 구속을 가졌는데도 직구 제구가 잡히지 않아 고전했는데 퓨처스리그 마지막 등판에서 5⅓이닝 1피안타 2볼넷 6탈삼진 비자책 1실점으로 호투하며 기대감을 심어줬다.
뜻밖의 5선발 후보 이정용은 계속 선발 로테이션에 남는다. 전반기 마지막 등판이었던 9일 롯데전은 3이닝 6실점 5자책점으로 고전했는데, 염경엽 감독은 변화구 하나만 더 손에 붙으면 5이닝은 책임질 수 있는 선수가 될 거로 기대하고 있다. 기대치가 낮아 보이지만, 당장은 그만큼 던지는 선발투수도 마땅치 않은 것이 LG의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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