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침묵에… ‘세계 식량난’ 다시 고개

김현아 기자 2023. 7. 17.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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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7일 흑해 곡물 수출 협정 만료일을 하루 앞두고 전 세계적 식량난에 대한 위기감이 다시금 고조되고 있다.

러시아가 유엔 주도 인도주의적 협력에서도 손을 떼며 '마이웨이' 행보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기후 위기 속 흑해 곡물 협정까지 만료되면 빈곤국에 치명적인 결과가 초래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대신 전날(15일) 시릴 라마포사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과 전화 통화하며 "흑해 곡물 수출 협정의 주요 목표가 달성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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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해 곡물수출협정 종료 D-1
유엔·튀르키예 중재 시도에도
푸틴,‘자국 제재 완화’ 요구만
“곡물 협정 폐기 초읽기” 평가
기후위기 속 빈곤국 직격탄 우려
우크라 “크름대교에서 폭발음”
러서 곡물 싣고있는 ‘수출 선박’ 16일 러시아 로스토프나도누 항구의 곡물 창고 앞에 곡물 수송용 화물선이 정박해 곡물을 싣고 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흑해에서 곡물 수출선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체결한 흑해 곡물 협정은 오는 17일 만료된다. TASS 연합뉴스

오는 17일 흑해 곡물 수출 협정 만료일을 하루 앞두고 전 세계적 식량난에 대한 위기감이 다시금 고조되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유엔 사무총장의 서한과 튀르키예의 중재 시도에도 몽니를 부리며 응답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러시아가 유엔 주도 인도주의적 협력에서도 손을 떼며 ‘마이웨이’ 행보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기후 위기 속 흑해 곡물 협정까지 만료되면 빈곤국에 치명적인 결과가 초래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16일 뉴욕타임스(NYT)·모스크바타임스 등 외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흑해 곡물 협정 만료 기한인 17일 자정이 24시간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현재까지 연장과 관련한 구체적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대신 전날(15일) 시릴 라마포사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과 전화 통화하며 “흑해 곡물 수출 협정의 주요 목표가 달성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사실상 서방이 자국에 대한 제재를 완화하지 않자 연장 거부 입장을 고수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7월 튀르키예의 중재로 우크라이나와 합의한 이후 세 차례 연장했던 흑해 곡물 협정이 결국 폐기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평가가 나온다.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CBS 방송 인터뷰에서 “모든 시나리오에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의 이 같은 움직임은 최근 말리 군정에 유엔 평화유지군을 철수시키도록 압력을 넣고, 시리아에 대한 유엔 원조 공급선을 차단하는 등의 행보와 기조를 같이 한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했다. 하지만 전 세계적 기후 위기로 곡물 가격이 추가 인상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상황이어서 빈곤국이 직격탄을 맞게 될 것이란 우려 목소리가 크다. 이런 가운데 러시아 정부는 서방 기업의 자국 내 현지 사업 지분 통제에 들어갔다고 로이터 통신이 이날 보도했다. 프랑스 유제품 업체 다논의 러시아 자회사 ‘다논 러시아’와 덴마크 다국적 맥주 업체 칼스버그가 소유한 현지 양조업체 ‘발티카 브루어리스’가 대상이다.

한편 세르게이 악쇼노프 크름 자치공화국 수반은 이날 텔레그램을 통해 “크름대교 교통이 ‘비상 상황’으로 중단됐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매체는 이와 관련해 “다리에서 폭발음이 들렸다”고 전했다. 크름대교는 러시아가 2014년 크름반도를 강제병합한 이후 건설한 약 19㎞ 길이의 교량으로 크름반도와 러시아 본토를 직접 연결하는 유일한 육로다.

김현아 기자 kimhaha@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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