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증기 블랙홀된 중남부… 장마 공식 깬 ‘괴물 폭우’ 만들었다

정철순 기자 2023. 7. 17.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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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충청권과 경북 지역을 강타한 폭우는 북태평양고기압이 적도 부근 수증기를 끌어올리며 한반도에 유입시켜 일으킨 것으로 분석됐다.

이날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14일부터 북태평양고기압의 영향을 받아 적도 부근 뜨거운 수증기가 서해를 거쳐 가로 방향으로 한반도에 유입돼 중남부 지역에 곳에 따라 500㎜ 안팎의 많은 비를 내렸으며, 이날부터 오는 19일까지 폭우가 내렸던 충청 지역을 중심으로 최대 300㎜ 정도의 비가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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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대급 장마’ 왜
북태평양고기압, 수증기 끌어와
충청 중심으로 강한비 쏟아부어
초반 ‘도깨비 장마’와 다른 양상
피해지역에 19일까지 300㎜ 더

지난 주말 충청권과 경북 지역을 강타한 폭우는 북태평양고기압이 적도 부근 수증기를 끌어올리며 한반도에 유입시켜 일으킨 것으로 분석됐다. 엄청난 양의 수증기가 한반도 상공으로 흘러드는 일종의 통로인 ‘대기의 강(Atmospheric River)’에 따라 형성된 ‘수증기 기둥(Moisture plume)’이 한반도에 영향을 미치며 장마 초반과 다른 양상의 폭우가 쏟아지고 있다. 주말 동안 폭우 피해를 입은 충청 지역을 중심으로 17일부터 19일까지 최대 300㎜ 정도의 많은 비가 예상되면서 관계 당국의 긴장도 높아지고 있다.

이날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14일부터 북태평양고기압의 영향을 받아 적도 부근 뜨거운 수증기가 서해를 거쳐 가로 방향으로 한반도에 유입돼 중남부 지역에 곳에 따라 500㎜ 안팎의 많은 비를 내렸으며, 이날부터 오는 19일까지 폭우가 내렸던 충청 지역을 중심으로 최대 300㎜ 정도의 비가 예상된다. 기상청은 충청 이남의 대부분 지역에 호우경보를, 중부 지역의 경우는 강원 남부에 호우특보, 경기 남부에 호우예비특보를 발령했다.

산사태 현장 투입된 장병 17일 오전 경북 예천군 감천면 벌방리 산사태 사고 현장에서 공군 장병들이 흙탕물로 가득 찬 집에서 복구작업을 하고 있다. 곽성호 기자

지난 주말 폭우는 이른바 ‘수증기 기둥’으로 불리는 적도의 대규모 수증기에서 시작됐다. 적도 부근에 수증기가 강처럼 크게 분포한 상황에서 북태평양고기압이 시계 방향으로 돌면서 수증기들을 감아올렸다. 적도 부근 수증기가 본류라면, 북태평양고기압에 의해 커다란 지류가 만들어졌고 해당 수증기가 한반도로 유입되며 북쪽의 찬 공기와 만나 폭우를 쏟아낸 것이다. 특히 주말 동안 정체전선이 한반도에서 정체돼 있으며 수증기와 충돌면을 만들어 비의 양이 많아졌다.

기상청은 적도 인근 수증기 유입에 따른 폭우 가능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기상청 관계자는 “북태평양고기압의 움직임에 따라 수증기 유입은 계속되고 있는 만큼 향후 움직임을 계속 살펴보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달 25일 제주 지역부터 시작된 올해 장마는 초반 저기압의 영향을 받으며 하루 사이 남부 지역과 중부 지역을 오가면서 ‘도깨비 장마’로도 불렸다. 하지만 지난주부터 티베트고기압 영향에 따라 형성된 차고 건조한 공기가 한반도에서 북태평양고기압과 충돌하며 국지성 폭우를 내리는 경우가 많았다. 특히 중국 쪽 정체전선 영향에 따라 중규모 대류계가 중부 지역에 폭우를 쏟아내기도 했다. 지난 주말부터는 중남부 지역을 중심으로 북태평양고기압이 유입시킨 수증기의 영향을 받아 폭우가 내리는 양상이다.

기상청은 17일 충청·전라·경상 내륙 지역을 중심으로 정체전선의 영향을 받아 오는 19일까지 최대 300㎜ 이상의 많은 비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지리산 부근은 최대 400㎜의 비도 예상된다. 또한 제주 지역은 200∼400㎜의 비가 예상되며, 산지는 곳에 따라 500㎜까지 내리는 곳도 있겠다. 기상청은 충청·전북·경북 지역에는 17일 오후부터 18일 새벽, 전남·경남은 18일 오전과 오후 지역에 따라 최대 시간당 60㎜ 정도까지 폭우가 내릴 수 있다고 예상했다. 기상청은 최근 집중호우로 인해 지반이 약해진 상태에서 강수가 집중될 경우를 대비한 시설물 관리를 당부했다.

정철순 기자 csjeong1101@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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