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평균 강수량 훌쩍 넘어선 광주·전남…산사태 위기 '심각'

이승현 기자 2023. 7. 17.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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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전남지역이 시한폭탄처럼 언제 터질지 모르는 '산사태 위기'에 직면했다.

이로 인해 광주·전남에는 지난 13일 오후 1시부터 산사태 위기 경보가 '경계'에서 '심각'으로 상향됐다.

광주·전남에서는 최근 5년간 2018년 14건, 2019건 1건, 2020년 518건, 2021년 72건 등 총 605건의 산사태가 발생했다.

2023년 6월 기준 산사태 취약 지역은 광주 103곳(거주민 446명), 전남 2216곳(거주민 6913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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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광산구·전남 12개 시군 '주의보'…토사유출 지속
취약지역 아니어도 발생…전조증상·대피장소 미리 파악
17일 오전 8시42분쯤 전남 광양시 중마동 한 초등학교 뒷산에서 토사가 유실돼 씨름부 체육관으로 흙더미가 쏟아져 위태로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 (광양시 제공) 2023.7.17/뉴스1

(광주=뉴스1) 이승현 기자 = 광주·전남지역이 시한폭탄처럼 언제 터질지 모르는 '산사태 위기'에 직면했다.

지난 6월 25일 시작된 장마로 광주·전남에는 3주 만에 누적 950mm의 물폭탄이 쏟아졌다. 광주·전남 1년 여름철 평균 강수량을 뛰어남는 수치다.

지면은 이미 물을 포화상태로 머금고 있어 산사태 취약지가 아니어도 언제든 산사태가 벌어질 수 있어 지자체 차원의 전면적인 안전 관리가 절실하다.

17일 광주지방기상청과 산림청에 따르면 장마가 시작된 지난달 25일부터 이날 오전 9시까지 누적 강수량은 전남 구례 성삼재 950.0㎜, 담양 봉산 850.5㎜, 광주 운암동 841.9㎜, 곡성 786.0㎜, 광양 백운산 771.0㎜, 화순북 742.5㎜, 여수공항 711.5㎜ 등을 기록 중이다.

이는 광주와 전남의 여름철 평균 강수량 703.4㎜를 넘긴 양으로, 연 평균 강수량 1390.3㎜에도 근접한 수치다.

시간당 최다 강수량 또한 광양 73.6㎜, 함평 71.5㎜, 구례 성삼재 57.0㎜ 등을 기록하는 등 3주간 많고 거센 빗줄기가 쏟아졌다.

이로 인해 광주·전남에는 지난 13일 오후 1시부터 산사태 위기 경보가 '경계'에서 '심각'으로 상향됐다. 산사태 위기경보는 관심, 주의, 경계, 심각 단계 순이다.

현재 광주 광산구를 비롯해 전남 12개 시군(전남 고흥·여수·담양·강진·장흥·화순·해남·영광·광양·순천·곡성·구례)에 산사태 주의보가 발령돼 있다.

산사태 주의보는 흙 수분 함량을 나타내는 토양 함수지수가 80%에 도달했을 때 발령된다.

이날 오전 6시44분쯤 여수시 돌산읍 한 도로에서 산사태 구간을 지나가던 마을버스가 흙더미에 바퀴가 밀리면서 가드레일을 들이받는 사고가 발생했다.

운전기사 1명과 승객 3명이 소방당국에 의해 구조돼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그러나 가드레일 바깥쪽이 높이 30~40m의 절벽이어서 하마터면 큰 사고로 이어질 뻔했다.

앞서 오전 4시13분쯤에도 담양군 담양읍 한 마을에서 토사가 유실돼 13가구 23명이 대피했고, 오전 1시9분쯤에는 곡성군 목사동면에서 낙석이 떨어져 4명이 대피했다.

전날에도 토사 유출이 발생했다. 16일 오후 3시20분쯤 여수시 돌산읍 한 요양병원 뒷산에서 토사가 쏟아져 환자 54명과 관계자 12명 등 66명이 인근 요양원과 초등학교로 이동 조치됐다.

산사태 우려에 광주와 전남에서는 245명이 마을회관과 친인척집으로 사전대피하기도 했다.

17일 오전 1시9분쯤 전남 곡성군 목사동면 한 도로에 낙석이 떨어져 나뒹굴고 있다. 해당 구역에서는 4명이 대피했다. (전남소방 제공) 2023.7.17/뉴스1

광주·전남에서는 최근 5년간 2018년 14건, 2019건 1건, 2020년 518건, 2021년 72건 등 총 605건의 산사태가 발생했다.

2023년 6월 기준 산사태 취약 지역은 광주 103곳(거주민 446명), 전남 2216곳(거주민 6913명)이다.

산사태 취약 지역이 아니어도 많은 비로 인해 토사 유출 사고가 이어지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산 인근 지역 주민들은 산사태 전조증상을 알아두는 것도 도움이 된다.

경사면에서 갑자기 많은 양의 물이 샘솟거나, 샘물·지하수 등이 멈추면 산사태를 의심해야 한다.

또 산허리 일부가 금이 가거나 내려앉을 때, 바람이 불지 않는데 나무가 흔들리거나 산울림, 땅울림이 들린다면 즉시 대피해야 한다.

주의보가 발령됐을 때 산 가까이에 가지 않고 행정기관에서 안내한 대피 장소를 사전에 숙지한 뒤 간단한 생필품을 준비해야 한다.

산림청 관계자는 "계속된 집중호우로 지반이 약해져 전국에서 산사태가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긴급재난문자와 마을 방송에 귀를 기울이고 위급상황 시 신속하게 대피해달라"고 말했다.

pepp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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