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방산수출국 되면 매출 30조·고용 7만명”

전경련, 산업연구원 의뢰 분석

한국이 2027년 세계 4대 방산 수출국으로 도약할 경우 관련 매출과 고용이 2021년 대비 모두 2배 가까이 증가할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최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가 한국 방산 산업에는 기회 요인이 되고 있다는 평가다.

17일 전국경제인연합회(이하 전경련)는 심순형 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에게 의뢰한 ‘세계 4대 방산 수출국 도약의 경제적 효과와 과제’ 보고서를 통해 이 같이 밝혔다.

최근 폴란드 진출 등을 계기로 한국의 방산 수출 수주액이 2020년 30억달러(약 3조8000억원)에서 2022년 173억달러(약 22조원)로 불과 2년만에 5.8배 급증했다.

보고서는 이 같은 성과가 지속되면 한국이 2027년 4대 수출국으로 도약할 가능성을 제시했다. 이 경우 방산 매출액은 2021년 15조9000억원에서 2027년 29조7000억원으로 86.8% 증가하고, 고용은 같은 기간 3만3000명에서 6만9000명으로 각각 2배 가량 늘어날 것으로 추정했다.

특히 고용 관련 숫자는 방산 외 연관산업에서 나타나는 간접효과를 배제하고 추정한 수치다. 직간접 효과를 모두 고려하면 실제 고용 효과는 더 클 수 있다는 분석이다.

보고서는 현재 글로벌 방산시장이 격변기에 대응할 필요성을 강조했다. 방산 수요가 큰 지역을 대상으로 수출 시장을 확대하는 동시에, 수출제품·시장의 질적 고도화를 이룬다면 한국이 세계 4대 방산 수출국으로 도약할 수 있을 것이란 진단이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글로벌 국방비가 최대 실적을 갱신 중이다. 세계 2위 수출국인 러시아의 방산 경쟁력 훼손으로 한국·터키 등 신흥 수출국에 반사효과가 발생하고 있다는 평가다.

보고서는 무기 수입 상위국인 사우디·이집트·인도 등 대형 신시장을 대상으로 K-방산의 수출영토를 확장하기 위한 4가지 방안도 제시했다.

한편 수입국들은 무기 구매의 반대급부로 생산 현지화, 자국 부품 사용 등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지만 대부분의 국내 기업들은 수출 초기단계에 현지 생산을 위한 파트너 물색 등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기업들이 현지 정보를 선제적으로 얻을 수 있도록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대사관·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무역관·방산기업 등으로 구성된 팀코리아(Team Korea) 체계를 가동해 현지 거점을 조속히 구축하고, 이를 주변국으로의 수출 마케팅 포인트로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설명이다.

해외 현지생산을 위해서는 기술 이전이 불가피하나, 이 경우 국내 기업의 기술이 유출될 위험이 있다. 보고서는 기술 수준별로 이전 가능 여부를 범주화한 후 수출 허가 여부를 결정할 때 이를 수출대상국 특성과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무기 수입국은 수출국에 저리 대출·장기 분할상환 등 금융지원을 요구하는 경우가 있다. 이에대해 보고서는 K-방산 수요가 높은 무기수입국과 수출입은행 간 기본여신 약정 체결 등을 추진해 금융지원 경쟁력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보고서는 수출 유망국과의 다양한 협력사업을 방산 수출의 마중물로 활용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군용기 수출이 유망한 국가가 향후 무기 구매를 진행할 때 국내 기업에 긍정적 요인이 될 수 있도록 해당국의 항공 인프라 개선사업, 기술교류 프로그램 등에 대한 선제적 지원이 긴요하다는 설명이다.

보고서는 국내 기업이 단독으로 미국 방산조달 시장에 참여하는 것은 어려운 상황이지만 글로벌 파트너십(GP) 활용, 사이버보안인증제도 상호인증 추진 등을 통해 한·미 기업 간 교류를 확대하고 미국의 방산 공급망 진입장벽을 완화하도록 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김지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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