닷새간 비, 우면산·지난해 집중호우·힌남노보다 강했다
지난 13일부터 전국을 덮은 장맛비의 위력이 2011년 우면산 산사태, 지난해 8월 수도권 집중호우, 지난해 9월 태풍 힌남노를 뛰어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기상청은 지난 13일부터 17일 오전 6시까지 강수량을 집계한 결과 경남권을 제외한 전국에서 300㎜ 이상이 기록됐다고 17일 밝혔다. 2011년 7월26~28일 우면산 산사태 때와 지난해 8월8~9일 수도권 집중호우(이틀) 때도 수도권과 강원권, 지난해 9월4~6일 힌남노(사흘) 때는 경상권과 제주권에서만 300㎜를 넘는 강수량이 기록됐었다.
최근 닷새간 장맛비는 충청·남부를 비롯한 전국 대부분 지역에 고르게 많이 내렸다. 기상청이 네 차례 집중호우 사례의 전국 강수량 분포를 시각화해놓은 그래프를 보면 이번 장맛비에서 강수량이 가장 많은 지역을 표시하는 붉은색 영역이 가장 넓다.
이번 집중호우의 최다 일 강수량과 최다 누적강수량 역시 앞서 집중호우 사례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최다 일 강수량은 전북권인 함라(익산)에서 388.0㎜, 최다 누적강수량은 충남권인 정산(청양)에서 570.5㎜를 기록했다. 17일 오후 3시 현재 정산(청양)의 강수량이 580㎜로 늘어나는 등 앞으로 더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누적강수량은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최다 시간당 강수량은 앞서 집중호우 사례들이 모두 110㎜를 넘어선 것과 달리 이번에는 전남 광양시의 73.6㎜가 최대치로 기록됐다.
기상청은 13일부터 17일 오전 6시까지 채 닷새도 안 되는 기간에 충청·전북·경북 내륙·제주 산지에는 300~570㎜, 수도권·강원 내륙·강원 산지·전남·경남·제주에는 100~390㎜ 등 보통의 한 달 치 강수량을 훌쩍 뛰어넘는 비가 내린 것으로 집계했다. 일부 지역에서는 한반도 연평균 강수량(1300㎜)의 절반을 넘기도 했다.
김기범 기자 holjja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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