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배꼽까지 물 차있어” 지하차도 일부 공개후 다시 통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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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더 들어가시면 안돼요. 다시 작업 준비하고 있어서 여기 앞까지만..."
오송 궁평 지하차도 침수 사고가 나고 이틀이 지난 17일 오전부터 다시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밤 사이 80% 이상 배수작업을 완료했지만, 다시 비가 내리면서 구조작업 속도전에 차질이 생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이날 현장 브리핑에서 구조당국 관계자는 "아직 최대 배꼽까지 물이 차있다"며 "호우가 예정돼 있기 때문에 만약 비가 다시 많이 내릴 경우 양수기 등을 총 동원해 배수작업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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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야 구조작업했지만, 배수 완료 아니야”
충청권 최대 60㎜ 예보...물폭탄 또 우려
“이제 더 들어가시면 안돼요. 다시 작업 준비하고 있어서 여기 앞까지만...”
오송 궁평 지하차도 침수 사고가 나고 이틀이 지난 17일 오전부터 다시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배수작업에 속도가 붙으면서 이날 새벽 일부 공개됐던 지하차도 내 현장도 다시 통제됐다. 현장 초입부터 진흙이 신발 밑창을 덮을 정도로 가득했다. 서른 발자국쯤 옮기자 찰랑이는 물이 눈에 들어왔다. “아직 배수가 완료되지 않은 곳은 무릎 이상 차있다.” 한 관계자는 현재 상황을 이같이 설명했다.
궁평 지하차도 침수 사고로 잠긴 차량은 10여대 이상이다. 밤사이 시신 4구가 추가로 수습되면서 누적 사망자는 13명으로 늘어났고 다친 사람은 9명으로 집계됐다.
현장은 이날 예상되는 호우에 긴장감이 역력했다. 아직 수습하지 못한 이들이 찬 물 아래 가라앉아 있지만, 하늘이 도와주지 않는 모양새다. 이날 충청권·남부지방엔 시간당 30∼60㎜의 폭우가 예상됐다. 밤 사이 80% 이상 배수작업을 완료했지만, 다시 비가 내리면서 구조작업 속도전에 차질이 생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일렬로 맞춰 지하차도 쪽으로 들아가던 군복을 입은 이들은 “밤 샜다”고 말했다. 가족인 듯한 사람과 전화를 하던 한 대원은 “여기 궁평 현장 지원 나와서 좀 더 늦어”라고 전화기를 통해 상황을 전했다.
다시 비와의 싸움인 셈이다. 이날 현장 브리핑에서 구조당국 관계자는 “아직 최대 배꼽까지 물이 차있다”며 “호우가 예정돼 있기 때문에 만약 비가 다시 많이 내릴 경우 양수기 등을 총 동원해 배수작업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날 구조당국은 철야로 피해자 소지품 등을 수습하는데 총력을 다했다. 어두운 저녁에도 잠수복을 입은 구조대원들은 땀과 빗물로 범벅이 된 채 현장을 이리저리 뛰었다. 사고 피해자 소지품이 수습돼 도로 한복판에 펼쳐졌다. 수험표와 공기업 시험 문제집이 놓였다. 흙탕물에 젖어 색이 바래고, 구겨졌다.
대부분 유가족이 병원으로 떠난 상황에서 사고 현장은 처연했다. 구급대원은 망연히 서서 배수작업 진행 상황을 바라봤다. 들것에 손을 얹은 채, 10여명이 서서 새로운 상황이 발생하는지 주시하고 있었다.
기자가 “구조된 이가 있어 기다리고 있는 것이냐”고 묻자, “기다리고 있을 뿐이다”고 답했다. 그러나 2시간이 지나도록 낭보는 없었다. 그저 누구의 것일지 모르는 신발과 옷가지만 계속 바닥에 놓였다. 배수작업은 계속됐지만 수색 작업엔 속도가 붙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적막 사이로 유일하게 들리는 소리는 “식사하세요.” 자원봉사자들이 흠뻑 젖은 잠수부에게 연신 권유했다. 반쯤 잠수복을 걸쳐 벗은 잠수부는 말 없이 차가운 물만 맞고, 하늘만 보다 다시 잠수복을 걸쳤다.
전국에 쏟아진 폭우로 사망·실종자는 49명으로 늘어났다. 전날 밤부터 이날 새벽까지 오송 지하차도 사망자 시신 4구가 추가로 수습돼 충북 지역 누적 사망자만 16명이 됐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의 이날 오전 6시 기준 집계에 따르면 이번 집중 호우로 인한 사망자는 세종 1명, 충북 16명(오송 13명), 충남 4명, 경북 19명 등 총 40명이다. 중대본 집계 이후로도 오송 지하차도에서 시신 1구가 추가로 수습됐다. 실종자는 부산 1명, 경북 8명 등 9명이며, 부상자는 충북 13명을 비롯해 총 34명에 달한다.
대피 인원도 늘어나고 있다. 전국 15개 시도 111개 시군구에서 6255세대 1만570명이 일시대피했다. 직전 집계인 전날 오후 11시보다 1130명 늘어났다. 경북에서 대피한 사람이 1954세대 2970명으로 가장 많았다. 충남 1409세대 2657명, 충북 1345세대 2500명이 그 뒤를 이었다. 청주=홍태화 기자
th5@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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