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는 홍수, 유럽은 폭염...지구촌 덮친 ‘기후 재앙’

2023. 7. 17.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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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북동부 1시간내 150~180㎜ 물폭탄
항공기 운항중단에 외출 자제 당부
伊 48.8℃ 예보속 유럽 곳곳 폭염 대피
슈퍼 엘니뇨 영향 ‘올 극단적 날씨’ 전망
16일(현지시간) 홍수로 물에 잠긴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로어 메이크필드 타운십 모습. 주말동안 미 북동부 지역을 중심으로 폭우가 쏟아지면서 돌발 홍수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이날 펜실베이니아주에서는 홍수로 차량 11대가 물에 잠기면서 현재까지 5명이 사망하고 생후 9개월 아기와 2살 아이 등이 실종됐다. [美 로어 메이크필드 타운십 경찰]
16일(현지시간) 바티칸에서 더위에 흐르는 땀을 닦고 있는 관광객의 모습 [AFP]

전세계에 동시다발적으로 극한 기후가 덮치고 있다. 미국은 남서부에서 기록적 폭염이 계속되는 가운데 북동부에서는 폭우가 쏟아져 돌발 홍수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유럽에선 역대 최고 기온을 뛰어넘을 강력한 폭염이 예보됐고, 인도는 수일간 이어진 몬순(우기) 폭우로 홍수 피해에 시달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온난화의 영향으로 이상 기후가 더 극단적이고 빈번하게 나타나고 있다며, 기후 변화로 인한 ‘재앙적 위기’가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16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주말동안 미국 북동부에서 갑작스러운 폭우가 쏟아지며 홍수로 인한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

펜실베이니아주 북동쪽에 위치한 벅스카운티 어퍼메이크필드에서는 갑작스러운 홍수로 자동차 11대가 물에 잠겼다. 현재까지 5명의 사망자가 발생했고, 생후 9개월 아기와 2살 아이 등이 실종상태다. 이 지역에서는 불과 1시간 채 안되는 시간동안 150~180㎜의 비가 쏟아진 것으로 알려졌다. 팀 브루어 어퍼마켓필드 소방서장은 “44년의 경력을 통틀어 이런 것은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버몬트와 뉴욕, 뉴저지주 등에서도 폭우가 쏟아지고 있다. CNN은 16일 오후 기준 뉴욕과 보스턴 주변 주요 공항들의 항공편의 운항이 중단되며 전국적으로 취소된 여객기가 1275편 이상이라고 보도했다. 캐시 호철 뉴욕주지사는 외출 자제를 당부하며 “돌발 홍수가 당신의 차를 죽음의 장소로 이끌 수 있다”고 밝혔다.

폭우로 인한 추가 피해 가능성도 우려되고 있다. 미 국립기상청(NWS)은 코네티컷주와 매사추세츠주, 버몬트주, 뉴햄프셔주 일부에 돌발홍수 경보와 토네이도 주의보를 발령했다. 지난 11일 하루만에 200㎜ 넘는 집중 호우가 쏟아져 역대급 홍수가 발생한 버몬트주에서는 추가 홍수 및 산사태 가능성이 경고됐다. 필 스콧 버몬트주지사는 “주 전역에 돌발 홍수 경보가 있으니 주의를 기울이고 잘 대비해달라”고 말했다.

반대로 남서부와 서부는 극심한 폭염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수 주째 남부 지역을 강타하고 있는 폭염이 서부까지 확대되면서다. 1억명 이상의 미국인들이 폭염주의보의 영향을 받고 있는 가운데, 애리조나와 네바다, 캘리포니아 남부의 기존은 이번주 46도 이상까지 치솟을 것으로 예보됐다. NWS는 뜨거운 공기가 돔 형태로 지면을 감싸는 이른바 ‘열돔 현상’이 비바람을 가로 막고 있다면서 “미 남서부와 남부 플로리다에서도 역대 최고 기온 기록이 광범위하게 경신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유럽 전역도 불더위에 시달리고 있다. 특히 스페인, 이탈리아, 그리스 등 남유럽에서 지속되고 있는 역대급 폭염은 이번 주에도 지속될 전망이다. 이탈리아는 곧 유럽 역사상 최고 기온인 48.8도를 넘길 것이란 관측 속에 이날 16개 도시에 대한 고온 적색 경보를 발령했다. 스페인도 남부 세비야의 기온이 이번주 44도까지 오르는 등 또 한번의 폭염이 강타할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 15일 새벽 스페인 카라니아제도의 라 팔마 섬에서는 폭염에 이어 산불까지 발생해 최소 4000명이 대피했다.

몬순 우기가 시작된 인도에서는 북부 지역을 중심으로 수일째 몬순 폭우 피해가 잇따르는 가운데, 추가 폭우가 예보되며 주민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인도 내부무에 따르면 몬순 기간 인도 전역에서 비 관련 사고로 인한 사망자는 624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유독 올해 심각한 기상 이변은 ‘슈퍼 엘니뇨’ 탓으로 보인다. 엘니뇨는 2~5년마다 상대적으로 낮았던 열대 태평양 해수면 온도가 평소보다 높은 상태로 지속되는 현상을 뜻한다. 동태평양의 온도차가 평년 대비 2도를 넘어서면 슈퍼 엘니뇨로 분류된다. 올해는 온도가 3~4도 이상 올라갔다. 이에 따라 폭염 가능성도 높아지고, 대기 중 수증기가 증가하면서 폭우 가능성도 올라간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로이터는 기상과학자들을 인용해 인용해 “화석 연료에 의한 기후 변화가 더 극단적인 날씨를 예고하고 있다”면서 “전문가들은 세계가 재앙적인 피해를 막기 위해 탄소 배출을 과감하게 줄일 필요가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고 전했다. 손미정 기자

balm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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