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일본·태국서도 근무 OK...유통업계 ‘워케이션’ 도입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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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 후 보드 탈 생각에 일할 맛이 나더라고요. 재택근무처럼 일했지만 새 환경이라 집중이 더 잘 됐어요."
근무지 자율선택제는 안전한 원격 근무가 가능한 환경이라면 국내외 상관없이 원하는 곳에서 일할 수 있는 유연근무제도로 워케이션(work+vacation)으로도 불린다.
국내에서 워케이션을 활용할 경우, 목요일 밤 제주에 도착한 직원은 금요일 제주 현지에서 오후 4시에 퇴근한 후부터 개인 시간을 보내고 월요일 전 서울로 돌아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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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도날드·롯데멤버스 “재충전 차원”
“퇴근 후 보드 탈 생각에 일할 맛이 나더라고요. 재택근무처럼 일했지만 새 환경이라 집중이 더 잘 됐어요.”
올해 2월 30대 직장인 임모씨는 2박3일 동안 강원 평창의 한 리조트에 머물며 가족들과 야간 스키를 즐겼다. 임씨는 평일임에도 휴가를 쓰지 않았다. 임씨의 회사인 오비맥주가 시행 중인 근무지 자율선택제(워케이션) 덕분이다.
IT업계를 넘어 유통업계에서도 워케이션이 활발해지고 있다. 17일 오비맥주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시작한 ‘근무지 자율선택제’를 6월 17일 기준 사무직의 82%가 이용했다. 이들의 평균 사용 일수는 6.8일로, 매달 ‘워케이션’을 갔다면 한 달에 하루는 사무실 밖에서 공간의 제약 없이 일했다는 의미다. 단 현장 영업직과 기술직은 대상이 아니다.
근무지 자율선택제는 안전한 원격 근무가 가능한 환경이라면 국내외 상관없이 원하는 곳에서 일할 수 있는 유연근무제도로 워케이션(work+vacation)으로도 불린다. 오비맥주 직원들은 연간 총 25일 업무 장소를 자율적으로 정해 일할 수 있다. 하루 8시간 근무를 하되, 협업을 위해 한국시간 기준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잡힌 ‘공통근무 시간’만 지키면 된다.
국내에서 워케이션을 활용할 경우, 목요일 밤 제주에 도착한 직원은 금요일 제주 현지에서 오후 4시에 퇴근한 후부터 개인 시간을 보내고 월요일 전 서울로 돌아올 수 있다. 휴가철이나 주말 등 붐비는 시간을 피해 희망 지역으로 가서 일할 수 있어 비용과 시간 면에서도 효율적인 셈이다.
오비맥주는 업무 자율성을 더 보장함으로써 직원의 업무 몰입도를 높이게 할 목적으로 이 제도를 현재 진행하고 있다. 강원·제주 뿐만 아니라 일본, 태국 등 아시아 해외 국가 또한 워케이션 지역으로 가능하다.
유통업계는 현장 영업 비중이 높아 사실 워케이션이 쉽지 않은 구조지만 오비맥주는 업계에서 선도적으로 워케이션을 실천하는 사례에 해당한다. 코로나19가 엔데믹에으로 전환되면서 재택근무가 사라지거나 축소됨에 따라 직원 사기 진작과 일과 삶의 균형을 지원하기 위한 일종의 시도인 셈이다.
프랜차이즈업계에서도 워케이션을 시도한다. 한국맥도날드는 이번 여름 매장 크루들이 제주에서 일하면서 다양한 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제주 워킹홀리데이’를 진행한다. 4월 말까지 접수가 마감된 이 프로그램은 현재 면접 등 전형이 진행 중이다. 선발된 크루 12명은 올 여름 5주간 제주에서 일하게 된다.
롯데멤버스는 지난달 12일부터 8주간의 제주 워케이션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롯데멤버스 워케이션은 2021년 시작돼 올해로 3년째로, 코로나19 확산 이후 오랜 사회적 거리두기와 비대면 근무에 지쳐있던 직원을 위한 제도였으나 직원 호응이 좋아 복지프로그램으로 운영 중이다. 차수별로 12명씩 총 96명의 직원이 1주일간 제주에서 원격 근무 예정이다. 대상자는 신청자 중 공개 추첨을 통해 선정된다. 올해부터는 가족 동반이 가능하다.
롯데멤버스는 유연근무제를 시행하고 있어 워케이션 기간 동안 오전 7시에 출근할 경우 6시간의 최소 근무 후 오후 2시부터 퇴근이 가능하다. 지난해까지는 워케이션 기간 중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4일간 근무하고 금요일 하루를 쉬는 방식이었으나 올해는 근무일을 3일로 줄이고 목요일과 금요일 이틀을 휴가로 보낼 수 있게 했다. 기존 제공되던 5일 간의 호텔 숙박에 더해 올해는 인당 10만원의 활동비도 지급한다.
오상우 롯데멤버스 전략경영부문장은 “엔데믹 이후 출근 전환으로 또 다시 새로운 변화에 적응해나가고 있는 직원이 다시 달릴 수 있는 힘을 얻을 수 있도록 워케이션이 재충전의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김희량 기자
hop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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