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할때 현금 10억쯤은 있잖아”...신혼부부 위한 특공, 이게 최선입니까 [매부리레터]
분상제 적용…“안전마진 5억원”
총 90가구 공급 중 신혼부부 특공 7가구
17일 서울 용산 호반써밋 에이디션 모집공고문을 본 직장인 김모씨(51)는 고개를 갸우뚱했습니다. 서울 강남 송파구와 집값이 비슷해질 정도로 최근 상승세가 무서운 용산에서, 3년반만의 신축 공급입니다. 이달 24~25일 청약을 받는데요. 그만큼 관심이 높습니다.
이곳은 전용 84㎡ 분양가가 16억원대입니다.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돼서 시세보다 4~5억원 저렴합니다. 워낙 입지가 좋아서 공급 물량이 90가구밖에 안된다는게 아쉬울 정도입니다. 청약으로 공급되는 게 총 90가구고, 그중 특별공급이 25가구고, 그 중 신혼부부 특공이 7가구 나옵니다.
김씨는 “신혼부부 특공은 소득제한이 있는 것으로 안다. 소득이 낮아서 대출이 적게 나올텐데 그렇다면 10억 넘게 가진 신혼부부를 위한 특공 아니냐”고 반문했습니다.
신혼부부 특별공급이 논란의 중심에 선 것은 특별공급 9억원 상한선이 풀리면서입니다. 기존에는 특별공급은 분양가 9억원 이하에서만 공급됐습니다. 그런데 정부가 올해 초 부동산 규제완화 대책으로 특별공급 9억원 상한을 없앴습니다. 이에따라 고가 아파트도 특별공급이 나오게 된것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신혼부부 특공은 자격 자체가 소득 제한이 있다는 점입니다. 신혼부부 특공은 전용면적 85㎡ 이하 공급되는데, 용산 호반써밋에이디션은 전용 84㎡가 있으므로 이 평형 7가구가 신특으로 배정돼있습니다.
즉 신혼부부 물량의 50%는 우선공급자에게 돌아가는데, 가장 기회가 많은 우선공급 대상이 되려면 전년도 도시근로자 가구원수별 월평균소득 100% 이하, 맞벌이는 120% 이하여야합니다.
이 우선공급 기준이 되는 도시근로자 가구원수별 월평균소득 100%이하(3인 기준) 월 650만원으로 연봉으로 치면 7800만원입니다. 맞벌이는 650만원~781만원으로 최상단 781만원 월급으로 계산하면 연 9372만원입니다. 3인가구는 부부와 아이 한명입니다.
4인가구 기준으로 하면 외벌이는 월 762만원 이하, 연 9144만원이고, 맞벌이의 경우 최대 월 914만원 이하, 연 1억968만원 이하여야 우선공급 대상자가 됩니다.
그렇다면 결국 신혼부부 특공 우선공급 대상자가 되는 3인가구 외벌이 가정은 이 아파트에 당첨된다면 기본적으로 자기자본 11억원 이상은 있어야한다는 얘기입니다.
이는 입주때 분양가를 감정평가로 보고 대출을 받는다는 가정입니다.
전세를 놓으면 되지 않느냐고요?
이 아파트는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돼서 실거주의무(3년)가 있습니다. 전세를 놓을 수 없습니다.
결국 현금 10억원 있는 저소득 신혼부부는 ‘안전마진이 4~5억원’ 되는 로또분양을 받을 수 있는 셈입니다.
이러다보니 청약 실수요자들 사이에서는 “반쪽짜리 규제 완화때문에 금수저들만 로또분양 기회가 돌아가고 있다”는 비아냥이 나오는 것입니다.
30대 직장인 박모씨는 “나처럼 소득도 애매하고 모아놓은 돈도 애매한 사람들은 16억짜리 아파트는 꿈도 못꾸는데, 현금 10억이상 있는 신혼부부들은 당첨만으로 5억원 버는 기회가 있다는게 참 씁쓸하다”고 꼬집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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