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거대AI, 그 동안 못 풀던 공공 문제 해결"

방은주 기자 2023. 7. 17.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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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하정우 디플정위원회 초거대 공공AI TF장

(지디넷코리아=방은주 기자)AI미래포럼 공동의장, 서울대-네이버 초대규모 AI 연구센터 공동센터장, KAIST-네이버 초창의적 AI 연구센터 공동센터장, 한국공학한림원 컴퓨팅분과 회원 및 인재양성위원회 위원, 중기부 장관 정책자문단 디지털분과 자문위원, 대통령직속 디지털플랫폼정부위원회 AI-데이터 분과위원장, 국가전략기술 특별위원회 민간위원 (AI분야), 금융감독원 금융감독자문위원회 금융IT분과 자문위원...

하정우 네이버클라우드 AI이노베이션 센터장이 현재 맡고 있는 대외 직책이다. 서울대에서 컴퓨터공학(CS)으로 학사, 석사, 박사학위를 받은 하 센터장은 지도교수인 장병탁 서울대 AI연구원장과 함께 가장 인기있는 'AI강사' 중 한명이다. 최근 1년간 중앙부처 등 공공기관과 기업, 학교에서 강연한 횟수가 100여 건이 넘는다. 얼마 전에는 세계 AI전쟁을 다룬 책도 발간, 영화인 하정우에 못지 않게 대중 인기를 누리며 'AI계 하정우'로 눈코뜰새 없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그가 맡고 있는 중요한 직책 중 하나가 대통령직속 디지털플랫폼정부위원회 초거대 공공AI TF장이다. 디지털플랫폼정부(디플정)는 윤석열 정부의 성패를 가를 중요한 국정과제다. '초거대 공공AI TF'는 중앙정부 등 공공기관에 초거대AI를 도입해 업무혁신과 생산성 향상을 달성하는 것으로 세계적으로 처음 시도하는 일로 국내외에서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아무도 안 가본 길'을 가고 있는 하 TF팀장을 최근 지디넷코리아가 만나 공공기관의 초거대AI 도입 현황과 의미를 들어봤다. 하 팀장은 "공공 영역에서 풀기 어려웠던 많은 문제를 초거대AI가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이미 기업은 이런 경험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하정우 네이버클라우드 AI이노베이션 센터장 겸 디플정위원회 초거대 공공AI TF장이 지디넷코리아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사진=네이버 제공)

■ "초거대AI 보유한 5개 기업 임원들도 TF 멤버"

지난 5월말 디플정위원회(위원장 고진)는 민간 전문가들이 대거 참여하고 있던 6개 분과를 16개 태스크포스(TF) 체제로 재편했다. 하 팀장이 이끌고 있는 TF는 이 중 하나다. 하 팀장 외에 민간위원으로 배순민 KT 상무, 오순영 KB국민은행 상무, 최재식 KAIST 교수, 최동진 카카오엔터프라이즈 부사장 등이 참여하고 있다. 하 팀장은 "초거대AI를 보유한 민간 기업 5곳의 임원들이 모두 위원으로 들거아 깄다"고 들려줬다. 초거대AI TF는 이들 민간 위원과 공무원들이 함께 활동하고 있다.

디플정위원회가 TF에 부여한 임무는 ▲위기가 발생하기 전에 위기가구를 먼저 찾아가 해결하는 복지서비스 개발 ▲인공지능 복지도우미 도입 ▲인공지능 기반 ‘지능형 119 신고접수 플랫폼’ 구축 ▲맞춤형 마음건강 돌봄 플랫폼 구축 ▲청년정책 맞춤형 통합플랫폼 구축 ▲정부 전용 초거대 AI(Gov AI) ▲초거대 AI 기반 대화형 민원도우미 구현 ▲공공 문서를 사람과 AI가 모두 읽을 수 있는 형태로 전환 등이다.

위원회 '사령탑'인 고진 위원장은 외부 강연 때마다 "세계 최초로 정부 전용 초거대AI를 도입한다"고 강조하곤 한다. 일각에서는 '정부 전용'이 무슨 뜻이냐며 묻곤 한다. 이에 대해 하 팀장은 "공공 영역 문서를 민간이 잘 만들어 놓은 초거대AI에 추가로 학습시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가 따로 초거대AI를 만드는게 아니라 민간이 만든 초거대 AI에 정부의 여러 공공 문서를 학습시켜 정부 업무 이해도가 높은 AI를 구현한다는 것이다. 초거대AI, 특히 챗GPT가 글을 잘 생성하지만 전문 영역으로 들어가면 품질이 아쉬운 부분이 있다고 지적한 그는 "국민에게 보다 쉽게 설명하려다 보니 삼권분립차원에서 국회와 사법부에 대응하는 행정부 차원의 의미에서 정부라는 말을 쓴 듯 하다"고도 설명했다.

인터뷰에서 하 팀장은 네이버 등 민간기업은 AI를 활용한 서비스를 만들어 본 경험이 있다는 걸 강조했다. 실제 네이버의 경우 독거노인을 위한 '케어 콜' 서비스를 코로나 사태때 개발해 현재까지 제공, 홀로 거주하는 어르신들의 외로움과 불편을 해소하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하 팀장은 "KT와 SKT도 그렇고 카카오와 네이버도 그렇다. 민간기업들은 서비스를 만들어 봤다. 네이버만 해도 초거대AI 위에 만든 민간 서비스가 수십개"라며 "이런 경험을 공공영역에 적용하려는 거다. 어쩌면 '정부 전용'보다 '정부 특화'라는 말이 더 적합할 수 있겠다"고 짚었다.

디플정위원회는 초거대AI를 공공에 도입하는 일을 이미 시작했다. 최근 과기정통부와 함께 중앙행정기관 7곳, 공공기관과 협단체 25곳, 지자체 12곳 등 총 42곳의 공공 부문에 초거대AI를 도입해 업무 생산성을 높인다고 밝혔다. 중앙행정 기관 7곳에는 법무부, 조달청, 관세청이 포함됐다. 또 공공기관과 협단체 25곳에는 한국관광공사, 한국전력공사 등이, 지자체 12곳에는 양산시청, 경주시청, 대전 유성구청 등이 각각 뽑혔다. 이들 공공기관이 도입하는 국내 초거대AI는 4종이다. 네이버클라우드, KT, 바이브컴퍼니, 마음AI 등 4개사 제품이다. 공공기관들은 어떤 초거대AI를 도입할까. 하 팀장은 "어떤 초거대AI를 쓸지는 전적으로 수요기관(공공기관)에 달려있다"면서 "어떤 데이터로 학습했냐에 따라 초거대AI의 성능이 달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 "아키텍처 포함해 민간 기술전문가들이 큰 틀 잡아줘야"

민간전문위원 중심으로 구성한 TF가 공공기관의 보급 사업에 관여하는 것에 대해 하 팀장은 행안부가 전체 기술 프레임을 짜지 못한다면서 "초거대AI가 클라우드와 만나고 있는데 클라우드 기반 초거대AI 애플리케이션이나 비즈니스가 나온 사례가 아직 세계적으로 없다. 초거대 AI를 클라우드 기반으로 해 스타트업을 붙여 복지에 적용하는 애플리케이션을 만들려면 기존 시스템통하(SI)과는 어떻게 다르며 또 어떻게 설계해야 하는 지를 TF에서 잡아줘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부는 물론 SI기업도 이를 만들어 본적이 없고 부처간 사일로(silo)랑은 또 다른 문제라면서 "아키텍처까지 포함해 서비스 경험이 있는데다 기술적으로 밝은 민간전문가들이 있는 TF에서 이를 잡아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하 팀장은 중앙 부처의 초거대AI 활용이 보도자료와 장관 연설문 등에 우선 적용될 전망이라면서 "이를 위해서는 데이터를 외부에 빼줘야한다. 외부 클라우드에 얹어 학습 하는, 외부망을 쓸 수 있게 하는 걸 먼저 시작하려 한다"면서 "공무원들이 초거대 AI를 잘 활용하면 지금 하고 있는 일의 시간을 크게 줄일 수 있고 대신 그렇게 남은 시간을 불합리한 제도 개선같은 공무원 본업인 국민서비스 향상에 집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정우 센터장 겸 TF장이 공공기관의 초거대AI 사용 의미 등을 말하고 있다.

■ 네이버 다음달 24일 2세대 초거대AI '하이퍼클로바X' 발표..."금융-법률 특화 서비스"

하 팀장은 네이버의 클라우드 전담회사인 네이버클라우드의 AI이노베이션 센터장이 본업이다. 네이버클라우드는 오는 8월 24일 챗GPT와 직접 경쟁하는 자사의 2세대 초거대 AI '하이퍼클로바X'를 공개 할 예정이다. 네이버는 미국과 중국에 이어 세계에서 3번째로 초거대AI를 발표한 회사이기도 하다.

'하이퍼클로바X'에 대해 하 팀장은 금융, 법률, 교육, 고객 대응 등 특정 분야에 전문화한 특화 AI가 될 것이라면서 "발표 프로그램을 어떤 형식으로 할지 계속 논의중"이라고 들려줬다. 기존 '하이퍼클로바'는 네이버 내부 서비스 위주로 적용했는데 '하이퍼클로바X'는 기업 고객을 타깃으로 하고 있다. 이날 네이버는 '하이퍼클로바X가 어떤 기능을 갖고 있으며 또 향후 로드맵과 생태계를 어떻게 만들지를 공개할 예정이다.

'하이퍼클로바X'의 데이터 학습 양과 파라미터 수도 관심사인데 하 팀장은 "오픈AI와 구글도 어떻게 데이터를 학습했는지 공개 안했다. 아마 우리도 그럴 것"이라고 밝혔다. 또 네이버AI가 한국어와 영어 외에 동남아 언어도 학습하고 있냐는 질문에는 "아직은 아니다.  한국어와 영어부터 하고 우리 비즈니스의 글로벌 진출에 맞춰 동남아 언어와 아랍어 등을 자연스럽게 차례로 학습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이퍼클로바X'가 학습한 데이터의 저작권 문제와 관련해서는 "법무팀이랑 충분히 얘기해 프리 트레이닝(사전 학습)을 했고, 저작권 문제 없는 데이터만 가지고 학습했다"면서 "챗GPT가 학습한 것보다 더 최신 데이터를 사용했다"고 말했다.

챗GPT와 GPT4를 선보인 오픈AI가 GPT5를 현재 개발중인지도 세계적으로 관심사인데(그동안 오픈AI는 공식적으로 GPT5 개발에 착수하지 않았다고 말해옴) 이에대해 그는 "아마 하고 있을 듯 하다"면서 구글이 GPT6를 겨냥해 내놓을 AI인 '제미니' 성능도 꽤 좋을 것 같다고 예상했다. 원천기술보다 AI의 비즈니스화를 강조한 그는 "시선을 바꿔야 한다. 원천 기술이 없다고 비난할 일이 아니다. AI는 이미 기술과 비즈니스가 굉장히 붙어 있는 상황이 됐다"면서 " 원천기술이 아무리 좋아도 비즈니스와 현실 문제에서 가치를 만들지 못하면 한계가 있다"고 진단했다. 인기 강사인 그는 여러 외부 강연에서 AI주권을 누차 강조했는데 "우리나라가 세계 3위 초거대AI 국가임에도 세계에서 이에 상응하는 발언권이 없는 것 같다"고 아쉬워했다.

세계적으로 AI 규제 움직임이 일고 있는데 얼마전 방한한 샘 알트만 오픈AI CEO는 핵무기확산금지조약 같은 국제 기구 신설을 주장하고 있는데, 이는 후발주자의 추격을 저지하는 '사다리 걷어차기'로도 인식된다. 하 팀장은 핵무기확산금지초약처럼 초거대AI 확산 금지조약이 나오면 우리가 먼저 들어가 우리에게 유리한 국제적 장을 만들어야 한다면서 "AI 패권시대를 맞아 정부의 외교력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하 팀장은 국내 AI기술력을 세계에 알리는데도 열심이다. 오는 12월 초 미국에서 열리는 세계적 AI 학회인 '뉴립스 2023(NeurIPS 2023,  Conference on Neural Information Processing systems 2023)'에서 '데이터셋&벤치마크' 분야 위원장(체어)을 맡았다. 한국인이 '데이터센터&벤치마크' 분야 체어를 맡은 건 그가 처음이다. 작년에도 그는 이 행사에서 네트워킹을 책임지는 '소셜(Social)' 분야 체어로 활동했는데 올해는 보다 학문적인 분야에서 체어를 맡았다.

하정우 센터장은...

<학력>

2004. 2 서울대학교 컴퓨터공학부 학사

2015. 2 서울대학교 컴퓨터공학부 박사 (최우수박사학위 논문 수상)

<경력>

2015. 3~ 2016. 12 네이버랩스 책임연구원

2017.1~ 2020.2 네이버 클로바AI리서치 리더

2020.3~2020.10 네이버 클로바AI리서치 책임리더 (이사)

2020.10~ 2022.12 네이버 AI랩 연구소장

2020.11~ 현재 네이버초거대AI 하이퍼클로바 선행연구부분 리딩

2023. 1~ 2023.3 네이버클라우드 AI랩 연구소장

2023. 4 ~ 현재 네이버클라우드 AI이노베이션 센터장

<대외 활동>

2021. 3~ 현재 AI미래포럼 공동의장

2021.6~ 현재 서울대-네이버 초대규모 AI 연구센터 공동센터장

2021.7~ 현재 KAIST-네이버 초창의적 AI 연구센터 공동센터장

2022.1~ 현재 한국공학한림원 컴퓨팅분과 회원 및 인재양성위원회 위원

2022.2~2023.3 국방부 정책자문위원회 정보화분과 자문위원

2022.2~ 2023.2 과기정통부 AI윤리포럼 기술분과 위원

2022.4- 6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디지털플랫폼정부TF 민간위원

2022. 7 – 현재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정책자문단 디지털분과 자문위원

2022. 9 – 현재 대통령직속 디지털플랫폼정부위원회 AI-Data 분과위원장

2023. 4 – 현재 국가전략기술 특별위원회 민간위원 (AI분야)

2023. 5 – 현재 금융감독원 금융감독자문위원회 금융IT분과 자문위원

2023. 5 – 현재 대통령직속 디지털플랫폼정부위원회 초거대 공공AI TF장

<학계활동>

NeurIPS 2023 조직위원회 데이터셋&벤치마크(Datasets and Benchmarks) 위원장

NeurIPS 2022 (세계 최고권위 AI학회) 조직위원회 소셜위원장

ICML 2023 (세계 최고권위 AI학회) 조직위원회 소셜위원장

NeurIPS 2022, ICML 2023, NeurIPS 2023 Area Chair

COLING 2022 Senior Area Chair of Language Modeling Track

<수상이력>

2022.12 : 한국인공지능학회 기업인상

2022. 12: 제 1회 소프트웨어 기술인상 – 소프트웨어산업협회 회장상

2022. 11: 아이뉴스24 i-fourm 2022 소셜DNA 공로상(개인)

2022. 5: 한국IT서비스학회 춘계학술대회 공로기업인(CIO)상

2021. 10: Outstanding reviewer award (top 8%) @ NeurIPS 2021.

2019. 10: Top 50% of reviewers @ NeurIPS 2019.

2015. 2: 2014년 가을학기 서울대 컴퓨터공학부 최우수박사학위 논문상

2004. 12: Samsung SDS 최우수신입사원상.

방은주 기자(ejbang@zd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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