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제재 안 받고 탄탄대로 달리는 中 항공업체 있다-블룸버그

강민경 기자 2023. 7. 17.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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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항공산업(AVIC)이 2011년 인수한 소형항공기업체 시러스
모회사는 미국 제재 받지만 자회사는 별탈없이 미국 사업
소형 항공기 제조업체 시러스의 항공기들. <출처=시러스 공식 홈페이지>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세계 2위 소형 항공기 제조업체 시러스가 중국에 인수된 지 10여년이 지난 지금도 별다른 제재를 받지 않고 미국에서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시러스는 1984년 위스콘신주의 한 헛간에서 출발한 미국 태생의 회사지만, 지난 2011년 중국항공산업(AVIC)에 인수됐다. AVIC은 중국 군수업체로서 인민해방군 전투기와 헬기, 드론 등을 생산하며 미국의 제재를 받고 있다.

하지만 그 자회사인 시러스는 제재 대상에 오른 적이 없다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시러스는 엄밀히 말해 군수업체는 아니다. 민간인들이 주로 사용하는 단발 항공기와 전세 서비스가 주요 수입원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러스의 기술과 제조법 가운데 일부는 중국 인민해방군에 가치가 있을 수 있다는 게 이 매체의 설명이다.

세라 크렙스 미 코넬대 기술정책연구소 소장은 "(미국은) 이 문제에 아주 불완전하고 허술한 접근법을 취하고 있다"며 "정책 입안자들이 제재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이러한 사각지대가 없도록 모든 수단을 동원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미국은 지난 2020년부터 중국 AVIC를 국가 안보에 대한 잠재적인 위협으로 규정하고 본격적인 제재를 가하기 시작했다. 전임 트럼프 행정부는 AVIC에 수출 제한 및 거래 금지 조치를 취했고, 바이든 행정부 또한 중국의 군산복합체를 경계하며 제재를 더욱 강화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 기간 그 자회사인 시러스 등 AVIC 소유 업체들은 계속 성장했다.

특히 코로나19 유행 기간 동안 시러스는 미네소타주 덜루스 시설을 확장하고 애리조나주 스콧데일에 비행 훈련 센터를 열었다. 지난해에는 플로리다 중부 공항 두 곳에 유지보수 및 교육 센터를 열었고 5월에는 텍사스주 댈러스 인근 매키니에 1300만달러(약 165억원) 규모의 시설 건설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시러스 시설을 유치한 지자체는 이 회사의 모체가 중국이라는 것에 별다른 거부감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매키니 시장인 조지 풀러는 블룸버그와의 통화에서 높은 임금을 받는 엔지니어를 고용하는 등 시러스의 투자는 칭찬할 만한 일이라고 평가했다.

이 밖에도 제재를 피해 가는 AVIC 자회사들이 미국 내에 또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앨라배마주에 본사를 둔 피스톤 항공기 회사인 콘티넨탈 에어로스페이스가 AVIC의 자회사다. 콘티넨탈 에어로스페이스는 AVIC가 46%의 지분을 가진 최대 주주다. 이 업체는 지난해 경제에 기여한 공로로 주지사가 수여하는 '무역 우수상'을 받았다.

중국항공산업(AVIC)이 지난 2015년 베이징에서 열린 베이징국제항공엑스포에서 운영했던 부스의 모습. 2015.9.17 ⓒ AFP=뉴스1 ⓒ News1 강민경 기자

미시간주는 2022년 디트로이트 인근에 본사를 둔 넥스티어 오토모티브 그룹에 코로나19 구제 기금 2500만여달러를 수여했다. 넥스티어는 약 1만2600명의 직원과 38억달러의 매출을 기록한 바 있다. 이 업체 또한 AVIC의 자회사다.

하지만 둘 중 어느 회사도 불법 행위를 했다는 혐의에 직면하지 않았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의 조지 퍼거슨 애널리스트는 "작은 드론은 작은 프레임과 긴 내구성, 프로펠러로 움직이는 GA 항공기처럼 보인다"며 "(중국 측에) 이전할 수 있는 기술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퍼거슨은 중국 내 영공 사용의 제한으로 AVIC이 미국 시장에서 별로 크지 못했기 때문에 소형 항궁기 시장에서 기능을 구축하려면 미국 시장에 접근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따.

랜드연구소의 국방 연구원인 윌리엄 김은 "작은 개인 비행기들은 군사적 효용성이 아직 부족할 수 있지만, 그것들에 들어가는 기술은 일부 이중 용도를 지닐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런 상황에서 AVIC의 미국 내 자회사들에 칼을 빼들 수는 있지만, 실제로 제재 목록에 올릴 경우 매우 극단적인 조치로 간주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표면적으로 이 기업들은 제재를 받을 만한 행동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신미국안보센터(NAS)의 에밀리 킬크리즈 선임연구원은 "아주 갈등을 크게 키우는 일이 될 것"이라며 "만약 우리가 중국과 심각한 총격전을 벌이고 있다면, 당신은 그런 조치를 뒷주머니에 넣고 싶어 할 것"이라고 말했다.

past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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