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표 "대통령 4년중임·불체포특권 폐지…내년 총선때 개헌하자"

민동훈 기자 2023. 7. 17.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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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
(서울=뉴스1) 황기선 기자 = 김진표 국회의장이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5회 국가현안 대토론회 '세계질서 대전환기, 국회는 무엇을 할 것인가?'에서 축사를하고 있다. 2023.7.13/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김진표 국회의장이 17일 대통령 4년 중임제와 국무총리 국회 복수 추천제, 국회의원 불체포 특권 폐지 등의 내용을 담은 개헌안을 내년 4월 총선 때 국민투표에 부칠 것을 제안했다. 또 여야를 향해선 지지부진한 선거제도 개편에 대해서도 조속한 합의를 재차 촉구했다.

김진표 의장은 17일 오전 여의도 국회 본관 로텐더홀에서 열린 제75주년 제헌절 경축사를 통해 "우리 사회에는 1987년 이후 변화된 사회상을 반영해 헌법을 수정할 필요가 있다는 폭넓은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며 "공감과 준비가 충분한 만큼 이제 개헌을 실행할 때가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에는 여야가 모두 찬성하고 대통령과 국민도 흔쾌히 받아들일 수 있는 최소 수준에서 개헌을 추진하고자 한다"며 "최소 개헌을 원칙으로 삼아 다가오는 총선에서 개헌 국민투표를 함께 실시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또 국무총리 국회 복수 추천제와 관련해서도 "국회가 복수의 국무총리 후보를 추천하고 대통령이 추천된 후보 가운데 한 명을 국무총리로 임명하는 제도"라며 "국무총리가 헌법에 보장된 권한을 실질적으로 행사하는 책임총리의 역할을 다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김 의장은 "국민이 직접 개헌을 주도하는 국민 공론 제도를 도입하고 상시적으로 이를 담당하는 국회상설개헌특별위원회를 구성하기 위해 개헌절차법 제정을 추진하고자 한다"며 "시민이 직접 참여해 개헌을 추진하고 공론조사를 비롯해 숙의 민주주의를 적극 도입할 수 있는 길을 활짝 열 수 있다"고 했다.

김 의장은 여야를 향해 선거제 개편 협상을 조속히 끝내달라고 다시한번 촉구했다. 김 의장은 "지난 시간 우리 국회는 선거제도 개편을 위해 노력해왔다"며 "이미 선거구 획정 시한을 석 달 넘게 넘긴 만큼, 최단 시간에 협상을 마무리해 주시기를 당부한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우리 사회 곳곳에 위험 신호가 켜지고 있다. 그런데도 우리 정치는 문제를 해결하기는커녕 대립과 갈등만 부추기고 있다"며 "특히 승자독식의 선거제도와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해가 상승작용을 일으키면서 갈등을 증폭시키는 구실을 하고 있다. 참으로 답답한 일이 아닐 수 없다"고 우려했다.

그는 "지난 시간 우리 국회는 선거제도 개편을 위해 노력해왔다. 국회의원 144명이 정당을 초월해 '초당적 정치개혁 의원모임'을 만들었고, 19년 만에 전원위원회를 열어 열띤 토론도 벌였다"며 "선거제 개편을 위한 국민 공론조사도 했다"면서 "이런 과정을 거쳐 승자독식과 극한 대립의 선거제도를 수정해야 한다는 폭넓은 공감도 이뤄냈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 여야가 선거제도 개편을 위한 협상을 본격 진행하고 있다"며 "상반기 내내 충분한 토론과 숙의 과정을 거친 만큼 협상을 신속히 마무리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이날 김 의장은 대한민국을 세운 지도자들이 추구한 국민 통합 제헌정신을 강조했다. 김 의장은 "제헌정신으로 돌아가야 한다.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을 세운 지도자들은 일제 치하와 해방정국의 극심한 혼란 속에서도 실낱같은 국민통합의 길을 열어내기 위해 절치부심했다"면서 "정파의 이해를 넘어 국민의 마음을 하나로 모아내는 일을 국가 존망의 과제로 삼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헌의 그날처럼 오늘의 시대정신 역시 국민통합이다. 당면한 위기를 이겨낼 힘은 오직 국민의 단결된 마음에서 나온다"며 "대화와 타협을 통해 국민통합을 이뤄낼 수 있도록 분권과 협치를 제도화하자. 우리 국민이 '진영의 시민'이 아니라 '공화의 시민'이 되는 길을 열어내자"고 했다.

김 의장은 최근 수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민들을 위해 조속한 복구와 지원을 관계당국에 당부했다. 김 의장은"갑작스런 수해로 안타깝게 목숨을 잃은 많은 분들의 명복을 빕니다. 유가족 여러분께도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며 "이번 수해로 많은 분들이 소중한 보금자리를 잃었습니다. 앞으로 비가 더 내릴 것으로 보이는 만큼 더 이상 안타까운 피해가 생기지 않도록 함께 힘을 모아 대비해야 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관계 당국은 수해 현장을 신속히 복구해서 피해를 최소화해 주실 것을 각별히 당부한다"고 했다.

김 의장은 이날 의정활동을 통해 국회 및 국가 발전에 크게 기여한 김형오 전 국회의장(제14, 15, 16, 17, 18대 국회의원)과 김봉호 전 국회부의장(제10, 12, 13, 14, 15대 국회의원)에게 감시패를 수여다.

경축식에는 김 의장을 비롯하여 김명수 대법원장, 유남석 헌법재판소장, 노태악 중앙선거관리위원장 그리고 최재해 감사원장과 전직 국회의장,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 박광온 민주당 원내대표 등 여야 지도부, 국회의원, 입법·사법·행정부 주요 인사, 주한외교사절단, 헌정회원, 제헌국회의원유족회 등이 참석했다.

민동훈 기자 mdh5246@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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