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민준의 골프세상] 김주형, 제네시스 스코티시오픈에서 맥길로이의 특별지도를 받다!
[골프한국] 김주형(21)에게 PGA투어 제네시스 스코티시 오픈은 특별한 대회다. 오늘의 그를 있게 만든 '첫 단추'다.
그는 지난해 7월 KPGA 코리안투어 신인왕 자격으로 출전한 제네시스 스코티시 오픈에서 단독 3위에 올라 3위까지 주어지는 디 오픈 출전자격을 확보했다. 세인트 앤드루스 올드코스에서 열린 제150회 디 오픈에서 당당히 컷을 통과해 공동 47위에 오르자 PGA투어는 전격적으로 그에게 투어 임시 특별회원자격을 부여했다.
바로 큰물에 뛰어든 김주형은 3M 챔피언십에서 공동 26위, 로켓 모기지 클래식에서 7위에 오르더니 2021-2022 시즌 마지막 대회인 윈덤챔피언십에서 첫 라운드 첫 홀을 쿼드러플보기로 출발하고도 최종합계 20언더파로 공동 2위(임성재, 존 허)를 5타 차이로 따돌리고 PGA투어 첫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PGA투어 임시 특별회원에서 정회원으로 신분이 바뀌었을 뿐만 아니라 출전하는 대회마다 보여준 그의 다이나믹한 퍼포먼스와 끈끈한 친화력, 원어민과 다름없는 소통능력으로 'PGA투어의 CEO(Chief Energy Officer)'로 인정받았다. 지난해 10월 2022-23시즌 첫 대회인 쉬라이너스 칠드런스 오픈에서 우승하면서 그는 일약 PGA투어의 '셀럽(Celebrity, 유명인사)'이 되었다.
13~16일 스코틀랜드 노스베릭의 더 르네상스클럽에서 PGA투어 겸 DP월드투어(옛 유러피언투어)로 개최된 이 대회는 지구촌 최고(最古) 전통의 디 오픈 직전에 열려 '클라레 저그(Claret Jug)'의 꿈을 품은 선수들 대부분이 전초전으로 참가했다. 지난해 이 대회 우승자 젠더 쇼플리(세계랭킹 6위)를 비롯해 스코티 셰플러(〃1위), 로리 맥길로이(〃3위), 패트릭 캔틀레이(〃4위), 빅토르 호블란(〃5위), 카메론 스미스(〃7위), 맥스 호마(〃8위) 등 존 람(〃2위)를 제외한 세계 정상급 선수들이 모두 출전했다.
항상 화제를 만들고 미디어가 따라다니는 선수가 된 김주형은 제네시스 스코티시 오픈에서도 화제의 중심이 되었다. 특히 김주형을 유난히 잘 챙기기로 소문난 로리 맥길로이는 김주형과 1, 2위를 맞바꾸어가며 우승 경쟁을 벌여 각본에 없는 개인 레슨을 주고받은 모양새가 되었다.
1라운드에선 안병훈(32)이 9언더파를 몰아치며 2타차 단독선두에 나서 돌풍을 일으켰다. 로리 맥길로이가 3타 뒤져 공동 3위에 올랐고 김주형이 공동 7위를 지켰다. 2라운드에서 로리 맥길로이가 단독선두로 나서고 김주형과 안병훈이 한 타 차이로 공동 2위로 추격했다.
3~4라운드에서 김주형은 1타 차 단독선수 로리 맥길로이, 토미 플리트와 함께 챔피언조로 편성돼 보기 드문 각축전을 펼쳤다. 특히 맥길로이와 김주형이 선두를 수시로 맞바꾸어가며 벌인 대결은 근래 보기 드문 명장면이었다.
맥길로이는 전반에 흔들리며 마지막 라운드에서 6언더파를 몰아친 스코틀랜드 출신의 로버트 매킨타이어에게 우승을 내주는 듯했으나 마지막 두 개 홀에서 어려운 버디 퍼팅을 연속 성공시켜 최종합계 15언더파 265타로 한 타 차이 역전 드라마를 완성했다. 스코티시 오픈에서 첫승을 올린 맥길로이는 PGA투어 통산 24승, DP 월드투어 통산 16승째를 수확했다.
안병훈은 10언더파로 스카티 셰플러와 함께 공동 3위로 디 오픈 출전권을 확보했고 김주형은 후반에 타수를 잃으면서 합계 9언더파로 토미 플리트우드, 티럴 해튼, J.T. 포스턴 등과 함께 공동 6위에 머물렀다. 김주형으로선 지난 대회 3위보단 낮은 순위지만 대선수 맥길로이와 펼친 우승 경쟁은 그가 대선수로 도약하는데 귀중한 자산이 되기에 충분했다. 맥길로이가 김주형에게 맥주를 사주기로 한 약속을 조만간 지킬 것 같다.
제 151회 디 오픈은 13~16일 비틀즈의 탄생지인 잉글랜드 리버풀 북서부 해안가의 로열리버풀GC에서 열린다.
*칼럼니스트 방민준: 서울대에서 국문학을 전공했고, 한국일보에 입사해 30여 년간 언론인으로 활동했다. 30대 후반 골프와 조우, 밀림 같은 골프의 무궁무진한 세계를 탐험하며 다양한 골프 책을 집필했다. 그에게 골프와 얽힌 세월은 구도의 길이자 인생을 관통하는 철학을 찾는 항해로 인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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