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 시립화장장 건립 '급제동'…주민감사서 예산편성 부적정 확인

경기도, 이천시에 행정상 주의 및 훈계조치 요구
사업 재추진 위해선 투자심사 결과 이행·주민의견 수렴 필요

이천 시립화장장 건립사업에 급제동이 걸렸다. 이천시민들이 시립화장장 건립 반대 시위를 벌이고 있다.ⓒ News1 김평석 기자

(수원=뉴스1) 진현권 기자 = 이천시립화장시설(화장장) 건립사업에 급제동이 걸렸다.

경기도가 우인숙씨 등 이천시민 166명이 청구한 이천시립화장 설치 관련 지방재정법 위반 여부에 대해 감사한 결과, 투자사업 예산편성 이월 및 자체심사 부적정, 전략환경평가 추진절차 부적정 등 위법·부당 사항을 확인, 해당 시에 행정상 주의 및 훈계조치를 요구했기 때문이다.

17일 경기도에 따르면 지방자치법 제21조 제13항 및 같은법 시행령 제20조에 따라 지난 5월15일부터 이달 11일까지 이천시립 환장시설 설치에 대한 투자심사 전 예산편성 및 집행관련 감사를 실시했다.

감사 결과, 이천시는 이천시립 화장시설 건립사업을 추진하면서 2021년 11월 30일 행정안전부로부터 투자심사 '재검토'를 통보받아 예산을 편성해선 안되지만 2022년도 본예산에 시설비 45억원을 부당하게 편성한 것으로 확인됐다.

시는 이후 행정안전부로부터 재차 '재검토'를 통보(2022년 6월3일)받고도 기 편성한 예산을 감액처리 않고 부당하게 2023년도로 이월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이천시는 '지방재정투자사업 심사규칙 및 지방재정투자사업 심사 및 타당성 조사 매뉴얼'에 따라 자체 투자심사 시, 실무투자심사위원회를 구성해 투자사업의 타당성 분석 및 우선순위 판단, 반려대상을 결정해야 하지만 이 같은 절차를 이행하지 않는 등 자체 투자심사를 부실하게 운영한 사실도 확인됐다.

도는 이에 따라 이천시장에게 지방재정법제36조·제37조를 위반해 투자심사 전 예산을 부당하게 편성·이월하고, 자체 투자심사를 부실하게 운영한 관련자에 대해 '훈계' 처분하도록 하고, 앞으로 예산편성·이월 및 자체 투자심사 업무 수행 시 동일한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주의를 요구했다.

이천시는 전략환경평가에 따른 주민의견 수렴절차도 소홀히 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천시는 화장시설 건립 관련 환경영향평가법에 따른 전략환경영향평가 수행 과정에서 전략환경영향평가서 초안의 공고 시 게시물 첨부파일에서 초안의 내용을 누락했고, 평가 대상지역인 이천시와 여주시 중 이천시 주민만 대상으로 설명회를 개최해 환경영향평가법에 따른 주민의견 수렴 절차 이행을 소홀히 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도는 이천시립 화장시설 건립을 위한 전략환경영향평가 완료 전 평가대상 지역에 대해 환경영향평가법에서 정하는 주민의견수렴 절차를 이행하고, 향후 동일한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주의를 요구했다.

이에 따라 이천 화장장 건립사업은 원점에서 재검토가 불가피해졌다. 사업 재추진을 위해서는 지방재정 투자심사 결과를 이행하고, 주민의견 수렴 등 행정절차를 다시 밟아야 되기 때문이다.

앞서 시는 내년 12월 준공예정으로 이천시 부발읍 수정리 산 11-1 일원 17만9000㎡ 부지에 화장로 4기, 화장시설을 갖춘 시립화장장(기억의 정원) 건립을 추진해왔다. 사업비는 국·도비 포함 350억원이 투입된다.

이 사업은 2010년부터 추진됐으나 지역 주민간 갈등으로 무산 된 뒤 2019년 재추진됐다. 이후 공모를 통해 2020년 8월 부발읍 수정리를 후보지로 선정했다.

도 관계자는 "이천 시립화장장 주민 감사청구와 관련해 해당 시를 감사한 결과, 2건의 위법 부당한 사항을 확인해 주의 조치와 함께 신분상 훈계조치를 요구했다"며 "이 사업 추진을 위해선 다시 행정절차를 밟아야 된다"고 밝혔다.

jhk102010@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