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인구, 소멸지역보다 무섭게 감소한다"..이유는 '이것' 때문

이준석 기자

[파이낸셜뉴스]
지난 10년간 수도권 인구가 가파르게 증가하는 동안에도 서울 인구가 77만명 가까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두고 치솟는 집값으로 인해 서울이 소멸 위기를 맞은 지역 지방자치단체보다 더 빠른 인구 감소 속도를 보인다는 분석이 나온다.

17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서울에 거주하는 인구는 942만8372명이다. 이는 행정안전부가 관리하는 주민등록인구현황에 기초한 수치로 우리나라 전체 인구인 5143만938명 중 18.3%에 이른다. 대한민국 전체 인구 6명 중 1명이 서울에 거주하는 것이다.

그러나 서울에 주소지를 둔 인구는 점차 줄어들고 있는 추세다.

10년 전인 2012년 1019만5318명에 이르던 서울의 인구는 2016년 992만8372명을 기록하며 처음으로 1000만명 아래로 내려섰고, 이후에도 지속적인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10년간 17개 지자체의 인구 증감률을 비교해보면 서울이 -7.5%로 감소 부문 1위다. 이는 지역 쇠락 영향권에 있는 부산(-6.2%), 대구(-5.7%), 전라북도(-5.5%), 대전(-5.1%) 등 지자체보다 빠른 속도다.

전문가들은 서울과 지방의 인구 감소 원인을 다르게 보고 있다.

부산이나 대구, 전북, 대전 등 지자체 인구 감소의 원인으로는 큰 틀에서 ‘수도권 집중 현상으로 인한 지역 소멸’이 꼽힌다. 실제로 서울에선 인구가 감소했지만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 전체로 봤을 때 수도권 인구는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2012년(1209만 3299명)부터 지난해(1358만 9432명)까지 경기도 인구는 150만명 가량 늘었다. 12.4% 증가한 수치다. 인천의 경우 같은 기간 인구가 12만명 가량(4.3%) 증가했다.

수도권 집중화 현상은 지속되고 있으나, 지방에서 수도권으로 이동하는 인구가 서울이 아닌 경기와 인천으로 이동하고 있으며, 수도권 내부에서도 서울에 거주하던 인구가 경기나 인천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것이다.

일자리 대부분이 서울에 집중되어 있는 구조에도 불구하고 수도권 인구 집중 현상과 서울 인구 감소 현상이 동시에 일어나는 현상의 원인으로는 ‘서울 집값’이 꼽힌다.

최근 수년간에 걸친 집값 상승 과정에서 서울 거주 인구 상당수가 집값이 보다 합리적인 경기나 인천 지역으로 이동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통계청이 최근 내놓은 주택 소유 현황 분석(경제활동·아동가구 중심) 자료를 보면 가구주가 임금근로자인 가구의 주택 소유율 측면에서 서울은 47.9%로 17개 지자체 중 최하위를 기록했다. 서울은 임금근로자 가구의 주택 소유율이 50%를 밑도는 유일한 지자체였다.

이는 서울에선 급여생활자가 내 집 마련을 하기가 그만큼 어렵다는 의미로 해석된다.